전체 글2091 삼국지 100년 도감 - 지도로 읽는 삼국지 한 때 삼국지를 탐독한 적이 있었다. 중국 드라마는 물론 삼국지 관련 국내 서적(설민석의 삼국지, 김운회 교수의 삼국지 바로 읽기, 이문열 삼국지, 이중텐의 삼국지 강의 등)도 몇 권 읽었는데 후한 쇠퇴기부터 5호16국시대 사이의 그리 길지 않는 시간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명, 사건들이 많다 보니 세부적인 역사의 흐름이 잘 읽히지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여기에 진나라의 역사가 진수가 편찬한 정사 삼국지에 기술되어 있는 역사적 사실과 삼국지연의에서 창작한 내용들까지 비교해서 읽으려면 쉽지 않은 작업이다. 동네 도서관을 찾아 한참 구경을 하다 자연스레 삼국지 관련 익숙한 책에 손이 갔다. 예전에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다가 결국 사지 못했던 책이었는데 잘됐구나 싶어 2주간 대출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2023. 2. 14. 장(醬)이 익어가는 다각적 추론의 집 - 명재 윤증고택 건축가 함성호의 『철학으로 읽는 옛집』 마지막 장에 당당히 명재 윤증고택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명재고택의 모습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따로 담장을 두지 않아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모습은 조선 성리학의 거두로 불리던 우암 송시열에 탈(脫)주자학적 가풍으로 맞섰던 집주인의 넉넉한 풍모를 빼닮았다. 명재고택을 찾았던 날은 마치 봄날 같았다. 계절은 아직 겨울의 끝자락에 있었지만 한낮 햇볕의 따뜻했던 기운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듯하다. 홀로 걷고 있어도 누군가가 옆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따스한 햇살을 받아 온기가 감도는 마루에 앉아 오래된 나무의 감촉을 손으로 매만지며 따뜻함을 만끽하던 찰나의 행복이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명재고택을 떠올리면 따뜻한 봄의 느낌이 감싼다... 2023. 2. 14. 5선발 후보 황동재, 팔꿈치 통증에 발목 잡히나 삼성라이온즈 제5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었던 황동재가 조기 귀국한다고 합니다. 오른쪽 팔꿈치의 가벼운 통증 때문에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는데 선수 본인이나 팀 사정을 봤을 때 아쉬운 대목이네요. 당당히 선발진의 한 축을 꿰어찰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이번에도 부상이 발목을 잡는 꼴입니다. 황동재는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20년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삼성에 입단했습니다. 원태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프로 데뷔 이후 1군 성적은 썩 좋지 못합니다. 2020년 5월 23일 1군에 등록되자마자 두산전에 출전해 데뷔전을 치뤘지만 1과 1/3이닝 동안 8실점하며 프로의 쓴 맛을 보았습니다. 물론 기량이 미치지 못하는 것도 있었겠지만 신인이 마운드에서 처참하.. 2023. 2. 13. 풍요로운 가을의 황금빛 악양 들판 - 최참판댁 그 가을 아침의 기억이 마치 눈앞에 보이는 듯 생생하다. 서늘한 바람 속 최참판댁에 올라 발아래 펼쳐진 악양 평사리의 황금빛 가을 들판을 바라보던 그때의 감흥이 떠오른다. 잔잔하면서도 무척이나 깊어서 앞으로도 쉽게 잊히지 않을 거 같다. 언제고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누군가 그랬던가. 사진에 소리를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리뿐만 아니라 향기까지 담아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 같다. 가을의 섬진강이라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전날 내리던 비가 그친 뒤 서늘한 가을바람이 섞인 강 내음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앞으로도 섬진강을 떠올리면 그날 아침의 물안개와 함께 그 특유의 냄새가 떠오를 것 같다. 강릉 선교장에 갔을 때 멋진 한옥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 2023. 2. 13. 가볍고 예쁜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2023 그램 스타일! 엘지 그램의 아이덴티티는 '가벼움'이다. 몇 해전 그램이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되었을 때 1kg도 안되는 노트북을 내세우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후 삼성과 차별되는 그램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나 역시도 그램 출시 초기에 그 광고에 혹해 호기심에 13인치 노트북을 구입했던 경험이 있긴 하지만, 엄격하게 가성비를 따진다면 그깟 몇백 그램 정도의 무게 때문에 훨씬 비싼 가격을 감수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이번에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와 콜라보한 제품을 출시했다. 2023 그램 스타일 모델에는 두가지 종류의 뉴진스 에디션도 함께 나왔다. 토끼 이미지를 크게 넣은 빅버니와 조그맣게 드러낸 미니버니 에디션은 디자인적인 면에서 꽤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2023. 2. 12. 섬진강과 십리벚꽃길을 품고 있는 고즈넉한 산사 - 쌍계사 경남 하동 땅의 이름난 고찰 쌍계사는 이전부터 찾고 싶던 곳이었다. 지난봄에는 지척까지 갔다가 벚꽃놀이 인파에 쫓겨 다시 차를 돌려야 했던 기억도 있다. 유명한 하동 십리벚꽃길의 끄트머리에 쌍계사가 자리 잡고 있다. 십리벚꽃길은 화개 장터에서 시작해 화개천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져 쌍계사까지 5km에 걸쳐 이어진다. 흰 눈의 융단폭격을 맞은 양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터널은 섬진강을 대표하는 봄 풍경이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지리산 자락에 있는 쌍계사는 조계종 제13교구 본사다. 관장하고 있는 말사가 무려 43개, 암자도 4개에 달할 정도로 큰 절이다. 쌍계사 일원이 경상남도 기념물 제21호로 지정되어 있다. 지리산이 큰 산은 큰 산인 모양이다. 지리산 자락이 품고 있는 쌍계사, 화엄사, 연곡사, 천.. 2023. 2. 12. 갓성비 앞세워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 흔드는 갤럭시북3 프로 국내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의 양대 산맥 삼성과 LG과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삼성은 갤럭시북3 시리즈, LG는 2023 그램을 내놓았는데 제 관심을 끄는 것은 갤럭시북3 프로와 그램 스타일입니다. 데스크탑에 버금하는 성능 보다는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을 중시하다 보니 14인치 기종이 대상입니다. 갤럭시북3 프로는 출시 초기 엄청난 화제를 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디스플레이를 엄청나게 개선했다는 것이 핵심적인 포인트인데, 여기에다 예상을 뒤집은 낮은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운 느낌입니다. 1920*1080 해상도의 FHD 디스플레이에 염가판 OLED 조합으로 심각한 가독성 문제를 지적받아 왔었는데 갤럭시북3 프로에는 2880*1800 WQXGA AMOLED를 탑재해 호평을 .. 2023. 2. 11. 울창한 소나무숲이 아름다운 내연산의 고찰 - 보경사 대구, 경북지역에서 대학을 다닌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MT를 다녀온 기억이 있는 곳, 바로 포항 보경사다. 내연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신라시대의 고찰로 이곳을 거쳐 내연산 등산 코스가 시작되기도 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 포항시 송라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7번 국도의 이정표를 따라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내연산(710m)은 폭포가 자랑인 경북 포항의 진산(鎭山)이다. 상생·잠룡·관음·연산·시명폭 등 열두 개의 폭포가 줄줄이 이어진다. 계곡을 따라 늘어선 폭포는 어느 하나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영화 에도 내연산이 나왔었다. 영화에선 보경사 앞 공중전화에서 김지수가 유지태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장면이 나온다. “나 지금 포항에 있는 내연산에 와있거든. 근데 산되게 좋다. 폭포가 12개나 있는.. 2023. 2. 11. 뷰캐넌-수아레즈-원태인은 확정! 4, 5선발 후보군은 넘치는데... 일본 오키나와에선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이 새로운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1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흑역사를 기록했던 삼성으로선 신임 박진만 감독 부임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로 일신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팀 최악의 암흑기를 탈출해 '삼성 왕조' 재건에 나서겠다는 각오 또한 대단하다. 6개월 여의 페난트레이스 동안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격력의 중요성도 무시할 순 없겠지만 일단 야구는 무엇보다 투수 놀음이다. 강력한 마운드의 힘을 기본으로 보유해야만 높은 자리를 노려볼 수 있음은 지당하다. 2010년대 초반 무렵 절대 무너지지 않을 철옹성 같았던 삼성이 지난 몇 년간 하위권에 머물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리그를 압도할만한 투수력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2023. 2. 10. 자연과 인간이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다 - 기청산식물원 자동차로 한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에 있지만 한번 다녀오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벼르고 벼르던 차에 겨우 기청산식물원의 봄꽃 구경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막상 떠나면 금방인데 마음먹기가 왜 그리 어려울까. 한겨울 내내 언제 봄이 올까 했는데 어느새 계절은 봄의 절정(絶頂)을 이미 지나고 있었다. 기청산식물원은 경북 포항시 청하면 덕성리에 있는 사설 식물원이다. 서울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하고 낙향(落鄕)한 이삼우 원장이 1965년에 과수원을 인수하여 한국향토고유수종연구개발농원을 설립한 이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가꾸어 오고 있다. 이 식물원은 여타의 수목원과는 달리 공원식(公園式) 식물원이 아닌 교육 목적의 박물관식(博物館式) 식물원을 지향하고 있다 보니 아직 일반인에게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편이다. .. 2023. 2. 10. 이른 가을날 아침이면 맑은 향기 가득 하다네 - 천은사 인연이 닿았더라면 아마도 좀 더 일찍 천은사를 찾았을 것이다. 이제야 이리 좋은 곳을 알게 된 것이 아쉬울 정도다. 지리산의 넉넉한 품속에 안긴 듯 자리 잡고 있는 천은사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있어야 할 것은 다 갖추고 있는 넉넉한 절이다. 지금껏 전해 내려오고 있는 구렁이 설화(說話)가 고찰의 오랜 역사를 더욱 돋보이게 해 준다. 천은사는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의 말사로 전남 구례군 광의면 지리산 서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화엄사, 쌍계사와 더불어 지리산 3대 사찰로 손꼽힌다. 신라 흥덕왕 3년(828)에 인도의 덕운 스님이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와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다 이곳에 천은사를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나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천은사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 내려.. 2023. 2. 9. 고요와 청순의 아름다움이 넘쳐흐르다 - 화엄사와 구층암 크고 웅장한 사찰에 들어서면 위압감을 느끼는 게 보통이지만 화엄사는 빛바랜 단청 그대로, 이끼 낀 돌탑 그대로의 모습에서 천년고찰다운 세월의 무게와 더불어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가 화엄사를 “고요와 청순(淸純)의 아름다움이 지리산 깊은 산 속에 맥맥히 넘쳐흐르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 느낌 그대로다. 노고단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어 화엄사 입구는 늘 자동차와 사람의 물결이다. 사하촌(寺下村)은 활기가 넘친다. 그러던 것이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면 속세의 소리는 이내 산사의 고요에 묻힌다. 성속의 경계가 이토록 뚜렷하다. 화엄사에 들어서자마자 보통의 절과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일직선으로 연결되는 가람 배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화엄사는 건물들이.. 2023. 2. 8.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1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