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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26

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순간, 꽃피는 봄이 오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눈처럼 흩날리는 때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나온 지도 벌써 20년이 되었다니 무심히 흐르는 세월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올드보이’, ‘범죄와의 전쟁’, ‘명량’ 등 수많은 영화에서 선 굵은 연기로 한국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최민식 배우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입니다.  최민식 배우가 이런 멜로/로맨스 장르에 출연했다는 것도 무척 이채롭게 느끼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여러 대작 영화들을 통해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는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그도 초기에는 ‘파이란’과 같은 로맨스 영화에서 삼류 건달 역할을 맡으며 깊은 내면 연기를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표현해 낼 줄 아는 멋진.. 2024. 4. 20.
연상호 이름값 못한 넷플 신작 '선산' 넷플릭스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선산'이 19일 오픈되었길래 간만에 넷플을 켰다.연상호 감독의 넷플 전작 지옥을 꽤나 흥미롭게 봤었기에기획과 각본을 맡았다는 이번 작품에도 관심이 갔었다.참고로, 선산의 연출을 맡은 민홍남 감독은 오랫동안 조감독으로 활동해 온 분이라고 한다.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흥미를 불러 일으켰던 도입부에 비해극이 진행될수록 선산이 아닌 먼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뭘까.디테일도 떨어지고 개연성도 부족한..만들다가 만 듯한 찝찝함을 참으며 6화를 클리어했다.인간의 탐욕, 금기, 무속 등 다양한 소재를 버무려 놨지만깊은 맛이 나질 않고 각각의 재료들이 어설프게 겉도는 느낌이다.설마 시즌2가 나오지는 않겠지? 2024. 1. 21.
신지훈, 매력적인 싱어송라이터를 소개합니다 우연히 노래를 듣다가 귀에 쏙 꽃혀 잊히지 않는 곡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분명 남자인데 가수 목소리가 너무 예쁜 여자분이네요. 피겨 스케이트 선수였는데 가수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K팝 스타 시즌2에 출연했다 이제는 가수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98년생 신지훈이 그 주인공입니다. 제가 처음 들었던 곡은 '시가 될 이야기'라는 노래였습니다. 신지훈의 목소리 자체도 참 매력적이지만 노랫말을 곱씹어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마음이 아립니다. 자신과 잘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싱어송 라이터만의 특권일 수도 있겠네요. 첫 느낌이 너무 좋다 보니 다른 노래들도 찾아 듣게 되었습니다.추억의 한 편의 산문집 되어, 목련 필 무렵, 스물하나 열다섯, 꽃무늬 벽지 등등 하나 같이 좋습니다.  여자 .. 2023. 5. 29.
대중의 인기에는 또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여름쯤이었나. 각종 음악 챠트에 토끼가 그려진 곡들이 상위권을 휩쓸기 시작하더니 내려올 기미가 없었다.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진처럼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이 되겠다며 NewJeans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아이돌그룹이었다. 웬만한 아이돌그룹의 인기라는 게 한계가 있는 것이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순위가 정리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은 좀 달랐다. 젊은 세대로부터의 폭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한류의 중심축으로 성장해 빌보드 챠트에까지 입성했다. 멤버들의 보컬이나 안무가 뛰어난 것도 있겠지만 프로듀싱 능력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정형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공식을 깨는 새로운 시도들도 많이 보여준다. 이들을 보면 푸릇푸릇하게 깨어나는 봄날의 느낌처럼 뭔가 생기가 넘치고 신선해서 좋다.. 2023. 2. 22.
편견과 선입견 없이 음악을 들으면 요즘 잔나비와 뉴진스의 노래를 즐겨 듣고 있다. 잔나비의 최정훈에 대해서는 미안하단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얘기도 많이 듣고 여러 음악 프로그램에 나오는 모습도 보았었는데 뭐가 맘에 들지 않았었는지 집중해서 그의 음악을 듣질 않았었다. 괜찮은 외모를 앞세워 그저 젊은 세대에 인기 있는 '잔뜩 겉멋 든' 밴드 정도로 편견을 가졌었던 건 아니었을지. 사실 그의 음악이 좋다는 건 몇 달 전부터 깨달았고 전곡 중에서 맘에 드는 곡을 따로 골라 베스트앨범을 들으면서 최정훈의 노래 실력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노랫말과 작고 실력에 놀라게 된다. 말 그대로 천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이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진 곡 외에도 숨겨진 보석같은 노래들이 꽤나 많다. 이라는 곡의 노랫말은 그가 고3이던.. 2023. 2. 18.
그대, 편안함에 이르렀나 흔히들 각자의 인생 드라마가 있다고들 하는데  나에게도 손꼽히는 드라마 중 하나가 바로 '나의 아저씨'라고 할 수 있겠다. 2018년 봄에 선물처럼 내 곁에 찾아 왔으나 보는 눈이 없던 나는 정작 본방 당시엔 챙겨보질 않았었다. 잠깐씩 보긴 했는데 그 내용이 너무 어두워 오래 지켜보기 힘들었다. 노래 잘 하는 아이유가 이제 연기도 제법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극중 이지안이 처한 상황은 정말이지 그 나이때의 소녀가 짊어지기엔 너무나도 가혹한 것이어서 그저 회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지안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나오는 박동훈 삼형제며, 그의 오랜 동네 친구들까지호평 속에 드라마는 막을 내렸고 1년 여의 세월이 훌쩍 또 지나고서야 마침내 나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극 초반의 여러 고비를 힘겹게 넘기고.. 2023. 1. 22.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십년도 훨씬 지난 드라마지만 여전히 마음 속에 깊이 남아 있는 명작(名作)이다. 드라마가 명작의 반열에 오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탄탄한 스토리가 우선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완벽을 추구하는 연출가의 의지와 노력도 요구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배우들의 연기력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 '하얀거탑'을 떠올릴 때면 가슴이 벅차다. 흙수저로 태어나 세상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라면 정의롭지 못한 일들도 서슴치 않았던 야망의 화신같았던 장준혁 과장. 영 마뜩찮았던 삐뚤어진 욕망이 이해가 되고 한편 연민의 마음까지 들었던 건 그 삶이 비단 짧기만 했던 화려한 절정에서 요절(夭折)로 허망하게 귀결된 때문만은 아니었다. 장준혁은 김명민 그 자체였다. 그의 말과 몸짓 하나.. 2023. 1. 14.
내 삶이 끝날때 까지 언제나 그댈 사랑해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이다. 아침은 간단하게 맥모닝 세트로 떼우고 모처럼 맥을 켰다. 궁금한 건 일단 겪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아이맥을 들이긴 했지만,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로 끝나곤 했던 전철을 반복하는 듯 하다. 다른 건 몰라도 파이널 컷 프로는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책까지 샀으나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당근에 내놨더니 헐값에 가격 제안이 들어왔다. 그돈이면 그냥 장식용으로 갖고 있는게 낫겠다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맥 처분하고 가볍게 맥북으로 가볼까도 싶지만, 이전에도 맥북에어, 맥북프로를 써보지 않았던 게 아니라 결말이 뻔히 보인다는 게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물건은 그 값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가까이 두고 잘 활용하느냐를 두고 그 가치를 따져야 하는 법이다.일어나서 무한궤도의 .. 2022. 12. 24.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따뜻하고 잔잔했던 드라마 따뜻한 봄날씨같은 마무리로 한 편의 드라마가 막을 내렸습니다. 소설가 이도우의 동명소설을 드라마화한 16회는 박민영, 서강준이 북현리에서 재회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두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들의 마지막 모습들도 모두 따뜻한 것이어서 드라마를 지켜보아왔던 시청자들의 마음도 훈훈했을 것 같네요. 최종회의 시청률은 2.7%를 기록했네요. 드라마 초반부터 꾸준히 그 정도의 시청률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가슴 따뜻한 힐링 로맨스를 표방하며 출발했던 드라마였기에 크게 눈에 띄지는 어려웠을 겁니다. 가정폭력과 살인, 학교 내 따돌림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서사한 방식 자체는 불쾌하거나 거북스럽지 않았습니다.이 드라마를 집중해서 끝까지 지켜본 것은 아니지만 극.. 2020. 5. 1.
'Caro mio ben' 모처럼 집중해서 영화 한편을 봤다.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등이 좋은 연기를 펼친 '침묵'이란 영화. 사실, 영화의 내용의 단순하다.생애 가장 좋은 날에 어처구니 없게 맞이한 최악의 순간.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최민식은 결국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다는 내용이다.이를테면 부성애를 한껏 드러낸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이 영화가 기억나는 것은극의 후반부에 최민식이 이미 죽어버린 약혼녀 이하늬를 떠나 보내는 장면에서 나오던 음악 때문이다.엄밀히 얘기하자면 약혼녀가 아니라 약혼녀를 쏙빼닮은 여자였지만,최민식이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고, 이하늬가 눈물을 흘리며 "괜찮아" 하던 그 장면.마치 꿈을 꾸는 듯 했다.때맞춰 흘러나온 'Caro mio ben'는이 영화의 백미를 그렇게 더욱 빛나게 해준.. 2018. 12. 26.
김동률 6집 - 고백 음원을 석권하고 있다는 소릴 듣긴 했는데그저 팬덤 덕분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은 있었는데들어보니 역시 좋구나.김동률이란 이름 석자에 어울리는,이 계절에 어울릴 법한 노래들이다. 그 중에서도 좋은 노래를 골라 보라면타이틀 곡인 동행,이상순이 피쳐링을 한 청춘,내 사람, 고백 정도가 되겠다. 첫 느낌이니자꾸 들어보다 보면 호불호가 달라질 순 있겠지만. 2014. 10. 5.
타루 - kiss kiss 어느 날이었던가. 마침 고향으로 출장을 갔던 날이었다. 익숙한 들녘풍경을 우두커니 지켜보며 도로를 달리던 순간. 거짓말처럼 이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다.  전에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던 노래였는데도 왜그리 익숙하고 친숙하게 들렸는 지 모를 일이다.      마치 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는 시골길을 달리는 느낌이었다. 꿈을 꾸며 그 꿈속으로 걸어들어가는 환상이 들었다.   아~ 몽환적이란 게 이런 걸 얘기한 거였지? 그날로부터 한달 정도가 흘러 작정하고 다시 이 노래를 찾아 들었는데       여전히 좋구나. 이 노래를 들으며 어딘가를 끝없이 걸어보고 싶구나. 2014.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