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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뷰캐넌-수아레즈-원태인은 확정! 4, 5선발 후보군은 넘치는데...

by 푸른가람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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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에선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이 새로운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1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흑역사를 기록했던 삼성으로선 신임 박진만 감독 부임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로 일신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팀 최악의 암흑기를 탈출해 '삼성 왕조' 재건에 나서겠다는 각오 또한 대단하다.

6개월 여의 페난트레이스 동안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격력의 중요성도 무시할 순 없겠지만 일단 야구는 무엇보다 투수 놀음이다. 강력한 마운드의 힘을 기본으로 보유해야만 높은 자리를 노려볼 수 있음은 지당하다. 2010년대 초반 무렵 절대 무너지지 않을 철옹성 같았던 삼성이 지난 몇 년간 하위권에 머물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리그를 압도할만한 투수력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에 성공한 덕분에 뷰캐넌(11승 8패 ERA 3.04), 수아레즈(6승 8패 ERA 2.49)라는 믿음직한 원투펀치를 구성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여기에 젊은 피 원태인까지 가세해 선발진의 기본 틀은 튼튼하게 갖춰진 상태다. 문제는 확실한 4, 5선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무에서 선발자원 최채흥이 6월에 복귀한다고 본다면 시즌 초반을 버텨줄 대체자원이 필요하다.

일단 4선발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선수는 백정현이다. FA 계약 이후 첫 해였던 2022년 시즌 백정현은 4승 13패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예상치 못했던 부진에 허덕였다. 2021년  두 자릿 수 승수(14승 5패)는 물론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며 삼성 투수진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줬던 것에 비하면 같은 선수인가를 의심할 정도였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백정현이 어느 정도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주느냐가 관건이다. 백정현마저 제 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삼성의 시즌 초반 선발진 퍼즐 맞추기는 예상 외로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마지막 선발투수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내부 경쟁이 한창이다. 우선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인 니혼햄과의 경기에 등판한 허윤동, 양창섭 등이 앞자리에 서 있는것으로 보인다. 허윤동은 지난 몇 년동안 삼성 마운드의 공백을 잘 메꿔주며 양념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데뷔 첫 해인 2020년 11경기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듬해엔 단 한차례의 등판 기록만 남겼을 뿐이다. 2022년 시즌에는 12경기에서 4승(3패)을 올렸는데 6점대(6.55)의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아직까지 공의 구위, 제구력, 경기 운영능력 등을 봤을 때 한 시즌 내내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믿고 맡기기엔 부족함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기복이 심하다는 것도 반드시 극복해야 될 과제다. 하지만 2022년 시즌 삼성의 치욕적인 13연패를 끊어낸 투수는 에이스 뷰캐넌, 원태인도 아닌 허윤동이었다는 사실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위력적이지는 않지만 제구력을 더 가다듬을 수 있다면 현재로선 선발 경쟁에 가장 앞서 있는 투수는 허윤동일 가능성이 높다.

2017년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최우수선수 출신인 기대주 양창섭의 성장도 생각보다 더디다. 프로 데뷔 첫 해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데뷔했던 양창섭은 19경기에 등판해 87과 1/3이닝을 소화하며 7승 6패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5점대 초반(5.05)으로 조금 부진했지만 프로 1년차 신인의 성적으로는 무척 빼어난 것이었다. 경험을 쌓으며 삼성 마운드의 에이스로 성장해 줄 것을 기대했던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이후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며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80cm대 초반의 신장으로 피지컬이 압도적이지 않은데다 잦은 부상까지 겹치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양창섭으로선 올 시즌에 승부를 걸어야만 한다. 더 이상 기대주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해마다 가능성 있는 신인 투수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구단에서 기회를 부여해 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에서는 허윤동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지난해까지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숙제를 안고 있는 양창섭이 알에서 깨어나 날아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윤동과 양창섭 말고도 제5선발 투수 후보군들은 많다. 지난 시즌 13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부여받았던 황동재도 가능성이 열려 있고, 최하늘 역시 꾸준하게 테스트를 받고 있다. 올해 새로 프로 무대에 발을 밟는 이호성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 중 한명이다. 그 누구든 간에 최채흥이 상무에서 복귀하기 전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만 한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준비된 사람만이 성취할 수 있는 법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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