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91 삼남지방의 4대 명당을 대표하는 명소 - 닭실마을 청암정 거북이 모양의 너럭바위 위에 세워진 정자 주변에는 연못을 파고, 작은 돌다리를 통해 건널 수 있게 해놓았다. 폭도 좁고 길이도 짧은 돌다리를 건너면 피안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매번 어리석은 생각을 하곤 한다. 봉화 닭실마을은 삼남(경상․전라․충청도)의 4대 명당으로 꼽혔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따르면 봉화 닭실마을, 경주 양동마을, 안동 내앞과 하회마을이 그곳이다. 강릉의 선교장도 천하의 명당자리라고 하는데 터가 좋은 곳에서는 매번 좋은 기운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닭실이란 이름은 풍수지리학상 ‘금빛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조선 중종 때의 문신 충재 권벌이 터를 잡고 그의 후손들이 500년 이상이나 지켜오고 있는 것을 보면 명당임이 분명해 보인다. 충재 선생이 터를 잡.. 2023. 2. 3. 구름으로 산문을 지은 청정도량 - 청량사 청량사는 청량산 12봉 가운데 하나인 연화봉 기슭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그 자리가 불교를 대표하는 꽃인 연꽃의 ‘꽃술 자리’라고 한다. 신라 문무왕 3년(663)에 고승 원효대사가 창건했으며 고려시대 송광사 16국사의 마지막 스님인 법장 고봉선사에 의해 중건된 천년고찰이다. 창건 당시만 해도 승당 등 무려 33개의 부속건물을 거느린 대사찰이었으며, 봉우리마다 자리 잡은 암자에서 울려 퍼지는 스님들의 독경 소리가 산 전체를 가득 채웠다고 한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했던 까닭에 청량산 일대에만 27개의 크고 작은 암자가 있어 신라불교의 요람(搖籃)을 형성했을 정도였으나, 이후 숭유억불책을 썼던 조선시대 이후 쇠락(衰落)을 거듭했다. 청량사를 대표하는 법당 유리보전은 창건연대가 오래되고 건축미(建築.. 2023. 2. 2. 사진을 찍는 즐거움 보통은 검색 유입의 대부분은 네이버를 통해 들어오는 것이었는데 오늘따라 갑작스레 다음을 통해 유입량이 늘어난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티스토리에 올린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된 것이었다. 영주 부석사에 관한 글이었는데 역시 무량수전을 찍은 사진이 눈에 띄었나 보다. 겨우내 움츠렀던 산의 나무와 풀들이 다시 소생하는 신록의 태백산을 배경으로 그렇게 오랜 세월을 말없이 자리하고 있는 건물의 묵직함이라니. 이런 것이 사진을 찍는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세월이 흘러도 카메라 셔터를 눌렀을 때의 느낌이 한 장의 사진을 통해 다시금 생생하게 살아나는 마법같은 순간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3. 2. 1.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부석사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길을 달려 부석사에 도착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해지기 전에 부석사의 고즈넉함을 즐기려다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운이 좋으면 태백준령(太白峻嶺) 너머 떠오르는 붉은 일출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 지, 무심한 빗줄기는 도무지 잦아들 줄을 모른다. 매년 결심을 하곤 한다. 올가을엔 노랗게 물든 부석사의 은행나무 길을 꼭 걸어보리라. 그러나 매번 또 이렇게 때를 놓치고 만다. 은행잎들은 이미 나뭇가지를 떠나 길 위에 소복하게 쌓여 있다. 겨울을 저만치 앞둔 계절에 나뭇잎들도 자신을 치열하게 불태우고는 태어났던 땅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부석사는 비와 안개에 갇혀 있다. 짙은 안개로 시야를 허용치 않더니 어느 순간 하늘이, 산이 열리기 시.. 2023. 2. 1. 사고 싶은 노트북이 있긴 하지만 최근 들어 유심히 살펴보는 노트북이 있다. 구매 직전까지 갔다가 취소한 것이 벌써 몇번인지 모르겠다. 가격과 휴대성면에서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아 서피스 프로7을 쓰고 있긴 한데,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붙였다 뗐다 하는 키보드가 편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고정이 되지 않고 화면의 각도 조절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긴 완벽한 선택이란 게 있을 수 있나. 돈을 많이 들인다면 만족도는 그만큼 높아지겠지만 비싸다고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니니. 휴대성이 좋은 기종을 원하다 보니 13인치가 좋겠지만 슬림한 14인치까지는 용납할 수 있을 것 같다. CPU는 i5 이상, RAM은 8기가 이상, 저장장치는 SSD 512기가 정도면 적당하겠다. 해상도는 2.5K이상의 OLED, 무게는 1kg 정도, 슬림한 .. 2023. 2. 1. 나이 오십에 논어를 다시 읽다 오랜만에 종이책 한 권을 구입했다. '오십에 읽는 논어'를 읽는 중이다. 굽이치는 인생을 다잡아주는 공자의 말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인생은 어느 시점에서 보더라도 굽이치고 있는 건 맞다. 공자는 나이 오십에 이르러 하늘의 뜻을 알았노라고 했다. 그래서 오십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하지 않던가. 그런데 요즘은 어디 그런가. 나이 오십은 여전히 한창 때다.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질풍노도의 삶을 사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 수천 년 전 고전을 지금에 와 읽는 것이 효용가치가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인류 보편의 진리는 시대를 떠나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게 하는 보편적인 이성과 감정들은 공자가 살았던 중국의 춘추시대나 21세기 대한민국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 미니멀.. 2023. 1. 31. 2023년 삼성 라이온즈 연봉 협상 마무리 삼성 라이온즈 2023년도 연봉 협상이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삼성의 스토브리그 최고의 관심거리는 오승환의 연봉이 어느 선에서 결정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존심 싸움 백지 위임 끝에 양측이 14억원에 합의하며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지난해 연봉 16억원에 비해 2억원이 삭감된 금액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삭감같지 않은 삭감'입니다. 구단에서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은 셈이 되고, 선수로서는 옵션 계약에 따라 2023년 시즌 성적이 좋다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어난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평가입니다. 직장인들의 연봉 협상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선수는 한푼이라도 더 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고, 회사는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 2023. 1. 31. 따사로운 가을 햇살 같았던 절 - 쌍봉사 전라도 화순에 왔다. 화순(和順)이라는 고을 이름처럼 화순 땅은 부드럽고 순하다. 쌍봉사는 ‘천불천탑의 절’ 운주사와 더불어 화순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일정에 쫓겨 지나쳐야만 했던 몇 해 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쌍봉사는 무척이나 작은 절이다. 번잡한 도회지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는 덕분에 조용하고 한적한 산사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 선암사와 송광사라는 큰 절을 다녀온 직후여서 그런 느낌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다. 수백 수천의 신도와 관광객이 운집하는 절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넉넉함과 여유라고나 할까.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절 구석구석에 내려앉아 한가로이 경내를 노니는 사람들을 보듬어 주는 듯하다. 쌍봉사는 전남 화순면 이양면 증리 계당산에 자리 잡고 .. 2023. 1. 31. 작심삼일 열번만 하면 뭔가 거창한 목표를 세워 단기간에 달성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습관처럼 몸에 배거나 심리적 강박으로 작용해 이것을 이루지 않고는 다음은 없다라는 마음을 먹어야만 가능할 것 같은데. 8.3퍼센트 정도의 시간을 소비한 시점에서 한달 간 쉼없이 꾸준하게 지켜왔던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새해를 앞두고 결심했던 여러 가지 가운데 이미 작심삼일이 되어 흐지부지된 것도 있고,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나름 선방한 것도 있지만 결코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들 하는데, 내게 중요한 것은 지치지 않는 몸과 마음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음주의 유혹을 잘 버텨내고 있는데 과연 좋아진 건 무엇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몸이 좋.. 2023. 1. 30. 프로야구의 '큰 손' 삼성이 사라졌다 2022년 시즌 중반 13연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삼성라이온즈를 두고 대폭적인 투자를 요구하는 팬들의 요구가 들끓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돈성'의 시대는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야구계의 중론이다. '돈성 신화'의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삼성 최고위층의 우승 조급증 탓이었다. 그 당시 삼성의 모토는 제일주의였다. 뭐든지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은 스포츠 분야에도 동일하게 작동됐다. 과거 삼성라이온즈는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축하고 최강의 전력으로 정상 도전에 나섰지만 매번 정상 일보 직전에서 무너지며 안타까움을 샀었다. 그 과정에서 1984년에는 '져주기 게임'이라는 패악을 저질렀고, 2000년대 초반까지 거액을 들여 임창용, 김기태, 심정수, 박진만 등 내노라하는 당대의 스타.. 2023. 1. 30. [뉴스리뷰] 차출 거부 ·조기 합류 불발…갈 길 먼 WBC 정착 [국민일보] 차출 거부 ·조기 합류 불발…갈 길 먼 WBC 정착 기사원문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7910081&code=61161211&cp=nv [뉴스 톺아보기]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앞두고 각국 대표팀 구성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선수들의 소속팀인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을 우려해 WBC에 출전하는 것에 소극적인 입장이라는 기사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애가 타는 입장입니다. 대표팀에서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춰야 할 김하성과 토미 애드먼은 대표팀에 조기 합류가 어려울 전망이라고 합니다. 최근 피츠버그로 팀을 옮긴 최지만은 더욱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본인의 확고한 대표팀 .. 2023. 1. 30. 보고 싶은 내 마음이 다녀간 줄 알아라 - 운주사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 정호승, 굳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천불천탑(千佛千塔)의 절’ 운주사를 다시 찾은 것도 가을이었다. 어느 때라도 나쁘지 않겠지만 구름이 머무는 절, 운주사는 가을이 제격일 것 같다. 이 절은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서 돌아서는 발걸음이 아쉽고, 매번 다음을 기약하게 만든다. 와불(臥佛)의 품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고, 애틋한 그리움은 풍경에 달아 둔다. 운주사를 처음 찾았던 것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던 어느 가을날 오후였다. 하늘은 청명하기 그지없었고, 운주사 위에 머물러 있는 하얀 구름이 절 이름과 참 잘 어울린다.. 2023. 1. 30.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1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