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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연습만이 살 길" 삼성의 스프링캠프 결과물이 궁금하다

by 푸른가람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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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 부임 이후 삼성 라이온즈의 화두는 '훈련', '내부 경쟁'인 것처럼 보인다. 언론을 통해 노출되는 삼성 소식은 입에 단내 날 정도로 빡빡하다는 강도 높은 훈련 얘기가 대부분이다. 오로지 실력 위주로 팀을 운영하겠다는 신임 감독의 신조에는 백번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수백억 대의 부임 선물까지 받고도 "3년 안에 한국시리즈 진출하겠다."는 소박한 포부를 밝힌 모 감독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박진만 감독은 코치 시절에도 정정당당한 경쟁과 치열한 훈련을 통해 경쟁력을 보여준 퓨처스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의 실력만 확실하게 보여준다면 언제라도 1군 무대에 올라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으니 퓨처스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동기 부여가 될 만한 상황인 것이다. 치열한 내부 경쟁이 구단 전체의 전력 상승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데 다른 의견을 표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실력과는 상관 없이 이름값만으로 주전과 후보가 정해지는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팀의 전력 상승을 꾀하기는 어렵다. 각 포지션마다 확정된 주전 선수가 없다는 것은 퓨처스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고, 1군 선수들에게는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삼성은 가까운 거리에 1, 2군 훈련장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감독의 의도를 선수들에게 충분히 일러줘고 있다.

하지만, 감독의 강력한 의지 표명의 이면에는 밝히기 어려운 속내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부 경쟁이나 강도 높은 훈련만으로는 단기간에 전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프로선수로서 1군 무대에 단 한번도 오르지 못한 선수들도 허다하다. 그 선수들이 훈련양이 부족하거나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결코 아닐 것이다. 그만큼 1군 무대에서 한 팀의 주전으로 자리잡고 각 포지션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타고난 천재적 야구 재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야잘알'이란 말이 전혀 근거없이 생겨난 말이 아니지 않겠는가. 단기간에 팀 성적을 우승권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역시 뛰어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유혹을 느끼지 않는 구단과 지도자는 없을 것이다. 삼성 또한 마찬가지다.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켜줄 수 있는 확실한 4, 5선발급 투수, 오승환에게 바톤을 넘겨줄 수 있는 안정적인 불펜투수,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내야수, 구자욱, 피렐라와 함께 외야를 책임져줄 코너 외야수까지 서너명의 선수만 보강되더라도 당장 올 시즌 삼성은 우승권에 도전할만한 전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쉽지 않은 일이다. 내부 육성을 통한 전력 극대화는 누구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야구단 운영 방향이다. 하지만 언제쯤 선수들의 잠재력이 실전에서 발휘될 지 기약이 없고 투자 대비 실적을 기대하기 힘든, 이른바 가성비가 너무나 떨어지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당장의 성적이 필요한 구단들은 거액의 자금을 동원해 스타급 선수들을 사 모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프로야구의 역사를 보더라도 확률적으로 그 전략이 훨씬 더 합리적이었다. 삼성의 오니카와 캠프가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철 지난 구호처럼 느껴져 한편 안쓰럽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박진만 감독이 그 어려운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지난 몇 시즌과는 달리 올해 열심히 그와 삼성 선수들을 응원하려는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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