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레전드 박진만과 이병규, 지도자로 삼성 왕조 재건 나선다

by 푸른가람 2023. 2. 7.
728x90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새로운 '삼성호'에 이병규 수석코치가 합류했습니다. 감독의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때로는 직언을 마다하지 않는 자리가 수석코치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감독의 '복심'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감독과 수석코치 사이 호흡이 잘 맞다면 최상이 시너지를 불러 일으키겠지만 정반대의 경우라면 그 팀의 미래는 암울하겠죠. 코칭스탭 중에서는 제2인자의 자리인 것이고, 구단에서 생각하고 있는 차기 감독감을 수석코치에 앉혀 감독의 권한을 통제하려고 했던 사례들도 과거에는 꽤 많았습니다.

박진만과 이병규의 선수 시절을 떠올려 보면 둘은 썩 어울리는 그림은 아닙니다. 개인적인 성향에서 경기에 임하는 스타일까지 완전히 다른 개성을 보여줍니다. 박진만 감독이 끊임 없는 훈련과 연습으로 개인의 야구 기량을 끌어올리는 스타일이었다면 이병규는 타고난 천재 스타일입니다. 1997년 LG 트윈스에 입단했던 신인 때부터 자신감이 넘치는 인터뷰로 야구계를 뜨악하게 했던 스타였으니까요. 선수 시절 타석에서는 극단적인 배드볼 히터인데다 수비하는 모습마저 진지하지 못하게 비쳐지는 경우가 많아 과연 지도자로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자뭇 흥미롭습니다.

박진만 감독은 현대와 삼성, SK를 거치며 20시즌 동안 1993경기에 출전해 통산타율 0.261, 1574안타 153홈런 781타점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진가는 공격 지표보다는 안정적인 수비에서 더욱 빛이 났던 것이 사실입니다. 역대 최고 유격수를 두고 벌어지는 야구팬들간의 논쟁에 박진만은 늘 1, 2순위를 다툴 정도니까요.  

화려했던 선수생활 은퇴 이후 SK와 삼성을 거치며 차근차근 지도자 경력을 쌓아 왔습니다. SK에서 삼성에서 수비 코치와 2군 감독을 거쳐 '22년 시즌 중반 허삼영 감독의 사퇴 이후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한 공을 인정받아 제16대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감독 부임 이후의 지도 스타일도 선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기본기를 중시하고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훈련을 우선시합니다. 

이병규 수석코치는 LG 트윈스와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화려한 선수생활을 마치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친정팀 LG에서 타격코치로 활동해 왔습니다. 야구 커뮤니티에서 당초 지도자를 해서는 안되는 선수 0순위로 뽑히기도 했던 전력이 있는만큼 팬들의 우려는 컸지만 이런저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절  타격 코치 역할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심지어 이병규 코치는 지도자 연수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질롱 코리아 팀을 이끌고 호주리그에 참가했습니다. 순위는 역시 꼴지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역대 최고 승률(0.375)을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띄네요.

박진만 감독은 수석코치로 이병규 코치를 선택한 이유를 "나랑 성격이 정반대다. 나는 좀 묵묵한 편이다. 이병규 수석코치는 가만히 있지 않는 스타일이다"라며 이병규 코치가 가진 노하우를 선수들에게 전달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박진만 감독의 부름에 이병규 코치도 화답했습니다. 이병규 코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박진만 감독은 나보다 어리지만, 박진만 감독의 야구를 배우고 싶다. 수비 야구를 하면서 자기만의 루틴대로 지켜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며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수석코치직을) 수락했다. 잘해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두 명 모두 지난해 KBO에서 선정한 레전드 40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만큼 스타 플레이어 출신입니다.  워낙 다른 성향을 지닌 카리스마 있는 두 지도자가 만난 탓에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시선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스프링캠프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은 긍정적입니다. 앞으로 두 사람이 펼쳐나갈 삼성 라이온즈의 모습은 어떤 것일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