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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마운드의 영건들이 돌아온다

by 푸른가람 202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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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깜짝 돌풍이 2022년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찻잔 속의 태풍'이 되고 만 것은 여러가지 원인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불펜진의 부진을 손꼽을 수 있겠다. 우선 마무리 오승환이 예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가 기록한 31세이브(6승 2패  2홀드)는 지표상 나쁜 수치는 아니었지만 무려 7개의 블론세이브가 뼈아팠다. 

특히 팀이 치열한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던 상황에서 오승환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연거푸 무너진 모습은 안타까웠다. 결국 삼성은 기록적인 13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고 허삼영 감독은 자진사퇴 형식으로 퇴진해야만 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통해 암흑기 탈출을 기대했던 팬들로선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선발과 마무리를 든든하게 이어줘야 할 허리도 부실하긴 마찬가지였다. 2022년 시즌 삼성 불펜진의 홀드 기록을 중심으로 주요 성적을 살펴보면 세 명의 투수가 두자릿 수 홀드를 기록했다. 우규민이 16홀드(ERA 3.26), 우완 이승현이 14홀드(ERA 4.68), 좌완 이승현(ERA 4.53)이 13세이브를 각각 올렸고 뒤를 이어 이재익이  7홀드(ERA 5.9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4, 5점대 평균자책점을 보인 점에서는 안정감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포스트 오승환의 중책을 맡길만한 후보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김윤수(3승 3패 3세이브, ERA 5.91))는 위력적인 빠른 공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구력에 있어서는 의문부호가 쳐진다. 한 때 잘 나갔던 최충연(1패, ERA 4.70), 장필준(3패, ERA 5.70), 양창섭(2승 3패, ERA 8.41)은 아직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니 박진만 감독이 "2023년 시즌 마무리는 오승환"이라고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쌍권총'이니 '안정권'이니 하는 역대급 사기불펜진을 꾸렸던 삼성으로선 쓴 입맛만 다셔야 하는 상황이다. 오승환을 대체할 클로저는 고사하고, 당장 우규민을 제외하고는 위기상황에서 믿고 투입할 수 있는 불펜투수 구하기도 쉽지 않다. 젊은 피 이승현(좌)의 성장세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아직은 안정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팀에서도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며 마무리 수업을 받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대안은 바깥으로 눈을 돌려 찾을 수 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던 투수들 외에 올해 복귀가 예상되는 전력으로는 최채흥, 최지광, 장지훈 등을 들 수 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는 최채흥과 최지광은 6월이면 전역할 예정이고 병역특례업체에서 병역의무를 수행중인 장지훈은 4월 중순 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2020년 시즌에서 11승 6패 ERA 3.58을 기록하며 장원삼을 이어 삼성 좌완투수 계보를 이어줄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최채흥은 상무 입대 후 구위가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 시즌부터 3년 연속 두자릿 수 홀드를 기록했던 최지광은 공끝의 힘이 좋아 제구력만 가다듬는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경주고를 졸업하고 2017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은 장지훈은 일단 하드웨어가 우월하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주무기로 해 타자와 힘으로 맞붙을 수 있는 구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1군 무대에서 아직은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지만 성장 가능성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생존 경쟁의 정글에 뛰어든 셈이다. 2023년 시즌에는 가능성을 뛰어 넘는 성적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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