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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주의 봄은 이런 모습으로 기억되겠지 화려했던 경주의 봄도 이제 작별을 고하려 한다. 경주의 봄은 벚꽃과 함께 시작되어 유채꽃과 함께 저문다. 휴일이면 수많은 상춘객들로 도시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곤 하는 곳이 경주다. 차 밀리는 곳, 사람 북적대는 곳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이젠 다시 찾아오지 않을 2009년 경주의 봄을 느껴볼 요량으로 경주를 찾았다. 해마다 마주하는 풍경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안압지 유채꽃의 빛이 탁한 듯 하다. 철이 지나서인지, 날이 너무 건조해서인지 말들이 분분하다. 유채꽃밭은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에 꺾이고 짓밟힌 흔적으로 가득하다. 여느 이름난 꽃놀이 장소가 다 그렇듯이. 세월은 흘러도 경주의 봄바람은 여전하다. 학창시절에는 봄이면 미친듯 불어대는 봄바람을 'X바람'이라 부르곤 했었는데 올해도.. 2009. 4. 22.
프로야구 중계, 80년대로의 회귀 제가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82년 프로야구가 개막됐습니다. 당시 프로야구의 인기는 대단했지요. 프로의 개념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그때지만, 어디든 빈 공간만 있으면 조잡하게 만들어진 글러브를 끼고 박철순이라도 된 양 공을 던지고, 배트라기 보단 장난감에 가까운 방망이로 홈런왕 이만수 흉내를 내는 꼬맹이들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프로야구 초창기 공영방송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프로야구단을 운영했던 MBC 덕분에 야구팬들은 휴일 낮경기는 물론, 평일 야간경기도 TV화면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 중계 뿐만 아니라 밤이면 하이라이트를 편성하기도 했지요. 경쟁사였던 KBS 역시 정권에서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는 프로야구의 흥행을 나몰라라 하긴 어려웠습니다. 당시만 해도 .. 2009. 4. 22.
'꽃의 도시' 경주 안압지 연꽃밭의 고귀하고 정결한 연꽃 경주 하면 흔히들 '천년 고도'니 '노천 박물관'이니 하는 말들을 많이들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 많이 듣다보니 식상한 느낌도 없지 않다. 경주에서 학창시절을 포함해 십수년을 살았던 내게 있어 경주는 '꽃의 도시'다. 봄이면 벚꽃을 시작으로, 이내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다. 경주 시내가 온통 꽃으로 가득찬 하나의 꽃밭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 꽃들은 화려하기는 하나, 오래가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꽃들이 지는 것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그들을 대신할 꽃들이 지천으로 필 것이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안압지앞의 너른 들은 연꽃으로 가득찬다. 경주의 연꽃은 원래 서출지가 대표적이긴 하지만 경주시에서는 관광객들이 볼거리를 위해 안압지앞에 넓은 연꽃밭을 인공적으로 조성해 호평을 받고 있다. 경주로 놀러.. 2009. 4. 20.
삼성 vs 두산 3차전 리뷰 - 선동열감독 작두타다 삼성과 두산의 시즌 3차전을 앞두고 양팀 엔트리가 발표되자마자 야구팬들 사이에선 일대 논란이 일었다. 논란의 중심에는 '유혹의 명철신' 신명철이 있었다. 2번 중견수 신명철. 야구팬들은 설마설마 하는 분위기였다. 뭔가 오류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가 대부분이었다. 선동열감독이 오늘 경기를 포기했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며 좀더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세에 묻혀 버렸다. 팬들의 볼멘 소리에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신명철은 외야 경험이 거의 없었다. 데뷔 초기 롯데 시절 외야수로 출장한 적도 있었고 연세대 시절 국가대표 외야수로 뛰었던 적도 있었다지만 아주 오래전 일이었다. 내, 외야를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는 조동찬의 자리였다. 전날 홈런까지 치며 타.. 2009. 4. 19.
삼성 vs 두산 2차전 리뷰 - 사이좋게 '장군 멍군' 삼성이 홈런 네방을 터뜨리며 전날 두산에 당했던 대패를 되갚았다. 삼성은 난세에 나타난 '뉴 에이스' 윤성환의 호투와 채태인의 연타석 홈런 등 장단 14안타를 집중시키며 두산에 12:3 완승을 거두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승부는 초반에 갈렸다. 양팀 선발 윤성환과 김명제는 사이좋게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2회 운명이 갈렸다. 김명제는 2회말 타격 침체에 빠져있던 박석민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하더니, 3회말에도 양준혁의 희생플라이와 채태인의 투런홈런으로 추가실점하며 무너졌다. 윤성환은 6회초 두산 최준석에게 불의의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6이닝을 7안타 3실점으로 선방하며 시즌 3승째를 기록했다. 올시즌 선발 등판한 3게임 모두에서 승리를 거두며 다승 부분 1위에 올랐고, .. 2009. 4. 19.
울창한 소나무숲이 아름다운 MT 명소, 포항 보경사 대구, 경북지역에서 대학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MT를 떠난 곳이 바로 포항 보경사다. 내연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신라시대 고찰로 이 길을 거쳐 내연산 등산 코스가 시작되기도 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 포항시 송라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7번 국도의 이정표를 따라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설명에 의하면 보경사는 신라시대 중국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지명법사가 진평왕에게 건의해 건립되었다고 전해진다. 지명법사가 진나라의 도인에게서 받은 팔명보경을 동해안의 명산에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외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고, 삼국을 통일할 수 있다고 하여 진평왕과 함께 이곳을 찾아 원래 있던 큰 못에 팔면보경을 묻고 못을 메워 법당을 세웠다. 그리 규모가 큰 사찰은 아니다. 하지만 보경사 입구의 .. 2009. 4. 18.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는 야구계 속설이 있다. 이 말은 현장의 야구지도자 뿐만 아니라 야구해설가들에게도 일반화되어 있는 것 같다. 흔히 야구중계를 듣다보면 "오늘 상대선발이 좌완이기 때문에 우타자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거나 "좌타자를 겨냥한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가 등판"했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한 언론사에서 펴낸 스포츠닥터라는 책에서 조차 이 속설은 "진실"로 소개되어 있다. 그 논거는 이러하다. 좌투수가 좌타자를 상대하는 경우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타석의 타자에 당도하는 시간이 우투수에 비해 짧기 때문에 타자가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공을 보고 타격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는 말이다. 과학적으로 보자면 타당성이 없는 말은 아니다. 같은 이유로 좌타자가 오른손 언더핸드 투수에게 강할 수 .. 2009. 4. 17.
삼성 vs 한화 2차전 리뷰 - 삼성의 멈추지 않는 5할 본능 삼성과 한화를 대표하는 에이스 배영수와 류현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양팀의 2차전이었다. 속담과 달리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았다. 배영수과 류현진은 각각 QS를 기록하며 나름 호투했다. 기록도 비슷했다. 배영수가 6피안타(1홈런 포함) 1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을, 류현진은 7이닝 6피안타(1홈런 포함) 2사사구를 허용하며 역시 2실점했다. 연장까지 계속될 것 같았던 양팀의 팽팽한 승부는 8회말 2사 이후에 갈렸다. 흡사 2006년 한국시리즈 3차전 박진만의 밀려치기(?) 안타을 보는 듯 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박석민이 친 타구는 슬라이딩 캐치를 감행한 한화 2루수의 글러브를 튕겨 나왔다. 결승 2타점 적시타였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타구보다 방망이를 더 멀리 보내고 있는 박석민으로서.. 2009. 4. 16.
Lions Weekly Review('09.4.4-4.12) [총평] 4승4패로 5할승률에 턱걸이했다. 주전 선수들의 잇딴 부상속에 맞이한 시즌 개막이었지만 예상외로 출발은 괜찮은 편이다. LG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더니 목동에서는 히어로즈에 3연패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광주 KIA전에서는 2승1패로 나름 선전했지만,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등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팀 순위] SK와 두산이 역시 한수위의 전력으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삼성, 한화, 히어로즈가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엘롯기 동맹'이 탈꼴찌를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팀 순위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히어로즈의 분발과 KIA의 초반 부진이 눈에 띈다. 삼성은 일단 반타작에는 성공했지만, 이번주 한화, 두산과의 홈6연전에서 5할승률 이상을 유지.. 2009. 4. 13.
삼성 vs KIA 3차전 리뷰 - 양현종, 위기의 KIA호를 구하다 시즌 초반 연패를 당하며 꼴찌로 추락한 KIA를 구원한 것은 3년차 투수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4월 12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시즌 3차전에서 8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8이닝동안 피안타는 겨우 4개뿐이었고, 단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피칭이었다. 지난 2007년 9월 29일 한화전에서 거둔 선발승 이후 무려 1년 7개월만에 거둔 승리였다. 양현종을 이어 9회 등판한 KIA 마무리 한기주는 1사후 삼성 김상수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를 범타로 막아내 후배의 귀중한 시즌 첫 승을 지켜냈다. 시즌 개막후 거듭되는 무기력한 경기로 조범현감독에 대한 조기퇴진 여론까지 일고 있는 상황에서 홈에서 거둔 승리라 의미가 사뭇 남달랐다. 광주 동.. 2009. 4. 12.
삼성 vs KIA 2차전 리뷰 - 연장전 승리한 삼성, 꿩먹고 알먹기 삼성이 시즌 첫 연장전에서 상대 실책에 편승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4승(3패)째를 거뒀다. KIA와의 광주 3연전에서 먼저 2승을 쓸어 담았다. 삼성은 KIA와의 시즌 2차전에서 선발 에르난데스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오자 불펜진을 풀가동하며 총력전을 펼친 끝에 10회 2사 3루 챤스에서 KIA 3루수 안치홍의 실책으로 결승점을 뽑으며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2회초 터진 박진만의 솔로홈런으로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KIA도 4회 바로 반격에 나섰다. 삼성 선발 에르난데스를 이어 4회부터 구원등판한 안지만을 최희섭이 큼지막한 홈런으로 두들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팀 모두 몇차례 절호의 득점기회를 맞았지만 적시타 한방이 아쉬웠다. KIA 선발 윤석민은 9회까지 무려 137개의.. 2009. 4. 11.
위기의 오승환,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승환의 출발이 불안하다. 2006년을 정점으로 오승환의 구위 저하는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화두였다. 올해라고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2008년까지만 해도 우려와는 달리 제 할 몫(시즌 40세이브 정도, 1점대 평균자책)은 해주던 듬직한 삼성의 마무리였던 그이기에 2009년 시즌 개막과 함께 찾아온 위기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오승환. 1982년 7월 15일생. 경기고 - 단국대를 거쳐 2005년 삼성에 입단했던 그가 맡은 첫 임무는 당시 마무리였던 권오준 앞에서 한 두 이닝을 책임져주는 셋업맨이었다. 2005년 초반만 해도 권오준은 공략 자체가 어려운 최고의 마무리였다. 시즌 중반 오승환은 '언터쳐블' 권오준마저 밀어내고 삼성의 클로저 자리에 올랐다. 오승환의 '돌직구'가 .. 2009.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