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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한화 2차전 리뷰 - 삼성의 멈추지 않는 5할 본능

by 푸른가람 2009.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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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한화를 대표하는 에이스 배영수와 류현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양팀의 2차전이었다. 속담과 달리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았다. 배영수과 류현진은 각각 QS를 기록하며 나름 호투했다. 기록도 비슷했다. 배영수가 6피안타(1홈런 포함) 1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을, 류현진은 7이닝 6피안타(1홈런 포함) 2사사구를 허용하며 역시 2실점했다.

연장까지 계속될 것 같았던 양팀의 팽팽한 승부는 8회말 2사 이후에 갈렸다. 흡사 2006년 한국시리즈 3차전 박진만의 밀려치기(?) 안타을 보는 듯 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박석민이 친 타구는 슬라이딩 캐치를 감행한 한화 2루수의 글러브를 튕겨 나왔다. 결승 2타점 적시타였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타구보다 방망이를 더 멀리 보내고 있는 박석민으로서는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박석민은 2회에도 류현진을 상대로 올시즌 첫 홈런을 기록하는 등 모처럼 3타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본인도 경기후 인터뷰에서 "운이 좋았다"고 밝혔듯 지난해와 같은 타격감을 회복하려면 더 많은 연습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 볼만한 대목은 경기 후반 삼성의 집중력이 되살아났다는 점이다. 삼성은 8회 타자 일순하며 대거 6득점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는데 모두 2사 이후에 얻어낸 점수였다. 대량득점의 시작은 양준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8회말 2사후 대타로 타석에 나온 양준혁은 통산홈런 신기록이 될뻔한 큼지막한 2루타를 날리며 꺼져가던 삼성 타선에 불을 지폈다. 한화는 류현진에 이어 양훈 - 송진우 - 윤규진을 등판시켰지만 삼성의 화력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승환의 부활도 삼성으로선 고무적인 일이다. 오승환은 세이브 상황이 아닌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부담없는 상황에서 컨디션을 회복하라는 선동열감독의 배려일 것이다. 선감독의 기대에 오승환은 세타자 연속 삼진으로 화답했다. 직구 구속은 140km 후반대까지 기록했고, 변화구도 간간히 섞어 던졌다. 구석구석 찌르는 제구력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듯 보인다.

반면 겁없는 신인 김상수의 상승세에는 제동이 걸렸다. 연속안타 행진을 멈춘 이후로는 변변한 안타도 없다. 역시 1번타자 자리는 '제2의 이종범'이라는 김상수에게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선동열감독으로서도 고민스러울 것이다. 9번 정도 타선에 배치시키는 것이 좋겠지만, 김상수를 대신할 1번타자감이 마땅찮다. '구관이 명관'이라며 하염없이 박한이를 기다리고 있을 처지도 아니다.

강팀 한화와의 시리즈를 1승1패로 마쳤다. 그것도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으니 밑진 장사는 아니다. 안지만, 권혁, 오승환 등 불펜야구의 주역들이 서서히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삼성으로선 선발진만 버텨준다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만난 셈이다. 두산과의 3연전이 두렵기는 하지만 어쨌든 삼성의 5할 본능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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