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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어진 단아한 사대부 집 같았던 무위사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이려면 사전에 꼼꼼하게 일정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강진 백련사의 동백꽃에 푹 빠져 위치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무위사로 향했다. 같은 강진군에 있다는 것만 믿고 달렸던 것이 실수였다. 백련사에서 무위사까지는 한참 걸렸고 방향도 전혀 딴판이었다. 무위사는 행정구역상으로만 강진군에 속해 있지 사실상 영암군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월출산국립공원 표지판이 보이고 이내 무위사 주차장이 눈앞에 나타난다. 지어진 지 얼마되지 않은 일주문에서 천년고찰의 고풍찬연함을 찾기는 어려웠다. 플래카드 뒤로 월출산무위사란 현판이 붙어 있다. 무위사라는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기록에 의하면 무위사는 신라 진평왕 39년(617)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617.. 2011. 4. 18.
삼성 vs 두산 3차전 - 영수는 잘 던지고, 영섭이는 잘 치고 지난해 플레이오프 때부터 벌써 8게임 연속이다. 오늘 그 징크스가 깨어질 것 같더니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던 오승환이 9회 오재원에게 뜬금포를 얻어맞으며 오늘 경기도 5:4 한점차 승부로 끝이 났다. 설마 일부러 홈런을 맞은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삼성과 두산의 1점차 승부 게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켜보는 것도 프로야구 시즌 초반 또다른 흥미거리가 됐다. 이틀에 걸쳐 펼쳐졌던 삼성과 두산의 시즌 2차전이 두산의 2:1 승리로 끝난 후 바로 이어진 양팀의 3차전도 초반은 어제 경기와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삼성 선발 배영수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선두 타자 이종욱에게 초구 안타를 허용한 후 다음 타자 정수빈 마저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켜 무사 1,2루 실점위기를 맞았다. 배영수의 관록이 드러난 것이.. 2011. 4. 17.
삼성 vs 두산 1차전 -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다 무엇이 먼저일까 팬들 사이에서 내기를 걸기까지 했던 카도쿠라의 첫 승, 가코의 마수걸이 홈런 대결은 카도쿠라의 승리로 끝이 났네요. 2위를 달리고 있는 탄탄한 전력의 두산을 대구로 불러들인 삼성은 선발 카도쿠라의 호투를 막강 불펜진이 뒷받침하며 2:1의 진땀나는 승리를 거뒀습니다. 오늘 승리는 역시 카도쿠라의 공이 컸습니다. 오늘 경기 전까지 두번의 선발 등판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던 카도쿠라는 단 한타자도 쉬어갈 틈이 없는 막강한 두산 타선을 맞아 6이닝동안 안타 4개와 사사구 2개만을 허용하며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1실점하긴 했지만 4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구위도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포수가 원하는 구석구석에 공을 집어넣는 제구력이 살아났다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오늘 카도쿠라가 선발.. 2011. 4. 16.
백련사에서 붉디붉은 동백꽃을 만끽하다 원래 3월 중순쯤에 남도 쪽을 한바퀴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한달이나 늦어 버렸다.이미 동백꽃은 다 졌겠거니 생각했다. 하동의 섬진강가에는 벚꽃이 한창이었으니 붉디 붉은 백련사의 동백꽃은 1년 뒤에나 다시 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게 왠걸 백련사 들어가는 초입에는 아직 나무마다 동백꽃이 한창이었다. 물론 바람에 흩날려 땅으로 떨어진 붉은 잔해들도 많았지만 여전히 강렬한 색채로 싱싱한 매력을 뽐내고 있는 꽃들이 한가득이었다. 푸른 나뭇잎과 붉은 꽃잎의 대비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백련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이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봄이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이 아름다운 동백나무숲을 제 정원처럼 가지고 있는 백련사는 참 복받은 절이 분명하다. 백련사를 오르는 길을 .. 2011. 4. 15.
월아산 푸른 계곡에 있는 청곡사 푸른 계곡에 있는 절이라는 이름을 가진 청곡사는 진주시 금산면 갈전리의 월아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신라 헌강왕 5년(879)에 도선국사가 진주를 지나갈 때 푸른 학이 남강 변에서 월아산으로 날아와 앉기에 도선국사가 월아산을 둘러보니 성스러운 기운이 충만해 이 곳에 절터를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절터는 두개의 물줄기가 하나의 연못으로 합쳐진 위쪽에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합니다. 학이 알을 부화한 뒤에 날아가지 않도록 학의 목을 고리로 채운다는 뜻에서 탑에 원형 고리와 원주를 세워 놓았었는데 지금은 다 깨어지고 형태만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청곡사 아래에는 작은 연못이 하나 있는데 풍수를 배우는 사람들이 이 절을 많이 찾고 있다고 하네요. 청곡사를 찾았던 날은 무척 화창한 날이었습니다.. 2011. 4. 15.
삼성 vs LG 3차전 - 차우찬, 에이스답게 던졌다 차우찬이 모처럼 에이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호투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겨줬습니다. 전날 당했던 연장전 끝내기 패배의 아픔을 되갚았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두를 달리고 있던 LG와의 3연전 원정을 2승 1패로 마무리하고 편한 마음으로 대구행 버스에 오르게 됐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오늘 경기는 차우찬이 잘 던져서 이겼다고 봐야겠지요. 차우찬은 무려 8이닝을 소화해 불펜진에게 꿀맛같은 휴식까지 주었습니다. 8이닝 동안 안타 8개와 사사구 3개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4회 윤상균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이 유일했습니다. 5회에는 1사 만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후속타자 조인성을 내야땅볼로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투구수는 125개로 조금 많은 편이긴 했지만 삼성 불펜진에.. 2011. 4. 14.
조금씩 다가와줘 잔인한 달 4월에 꼭 어울릴법한 노래(?) 우연찮게 듣고난 후 완전히 반해 버렸다. 듣고 또 들어도 지겹지 않은 이 흥겨움. 뭐랄까.. 보컬의 생기발랄함이 이 계절을 꼭 닮았다고 해야 하나. 아마츄어틱한 느낌이 오히려 이제 사랑을 시작하는 여인네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당분간은 야광토끼와 임유진의 매력에 빠져 지내게 될 것 같다. 2011. 4. 14.
삼성 vs LG 1차전 - 박석민의 홈런포, 잠실 밤하늘을 가르다 무려 5,016일만에 1위에 올랐던 LG 천하는 겨우 이틀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4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홈으로 삼성을 불러들인 LG는 선발 심수창이 6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역사를 이어가나 싶었지만 결국 7회말 고비를 넘지는 못했습니다. 사사구를 연거푸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는데 구원 등판한 신정락이 2사까지는 잘 버텼지만 대타 강명구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양팀 선발로 나선 삼성 안지만과 LG 심수창 모두 선발투수로서의 몫을 충분히 해줬습니다. 올시즌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안지만은 두번째 선발 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기록했습니다. 3안타 2사사구를 허용했지만 삼진도 다섯개를 뺐어낼만큼 위력적인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전반적으로 제구가 좀 들쭉날쭉.. 2011. 4. 12.
삼성 vs 롯데 2차전 - 모처럼 프로답게 이겼다 전날 안방에서 당했던 완패의 아픔이 오히려 약이 된 것일까. 롯데와의 2차전을 임하는 삼성 선수들의 자세는 확실히 어제와는 달랐다. 야수들은 타구를 향해 몸을 날렸고, 투수는 진땀나는 한점차 승리를 지켜내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이순철 해설위원의 말처럼 "프로다운" 경기 끝에 삼성이 롯데에 1:0 승리를 거두며 다시 5할대 승률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8회 신명철의 실책이 옥의 티로 지적될 정도로 오늘 경기는 깔끔했다. 단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양팀 투수진의 호투가 빛났다. 윤성환이 6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모처럼 2009년 다승왕의 본색을 드러내며 첫 승을 신고했지만 롯데 선발 송승준의 호투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비록 팀 타선의 침묵 속에 7이닝 1실점이라는 좋은 투구를 하고도 패전의.. 2011. 4. 6.
강호정, 삼휴정, 하천재 - 영천댐 수몰 문화재를 한 자리에서 만나다 영천댐 주변을 따라 난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아주 좋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벚꽃이 만개할 때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영천댐은 경북 영천시 자양면 성곡리에 위치한 다목적댐으로 1974년 10월에 공사를 시작해 6년만인 1980년 12월에 준공을 보게 됩니다. 총 저수량이 9,640만톤으로 안동댐이나 임하댐에 비해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포항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천댐에서 상류의 자양면 쪽으로 가다보면 도로 옆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을 만나게 됩니다. 강호정, 오희공종택, 하천재, 사의당, 삼휴정, 오회당 등의 문화재가 인근에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문화재들은 영천댐 수몰 당시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져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곳을 여러차례 다녔으면서도.. 2011. 4. 6.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책장을 넘기니 작은 스티커가 눈에 띈다. 생신을 축하합니다. 2009년 10월 OOO 이라고 적혀 있다. 햇수로 2년이 된 책인데 우연찮게 이번에 손에 잡힌 덕분에 짬짬이 시간을 내 다 읽게 됐다. 우리 사무실에서는 매년 생일마다 책을 한권씩 선물로 주곤 하는데 2009년 생일 선물로 내가 이 책을 골랐던 이유가 잘 생각나지는 않는다. 솔직히 어런 류의 책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자기계발 혹은 인생의 지침이 되는 책들은 왠지 잔소리처럼 들린다. 누구나 다 아는, 도덕 교과서에 나올만한 이야기들을 반복하는 것이 내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살다보니 또 어떤 때는 이런 이야기도 필요할 때가 있다. 머리로는 다 이해되는 것들이지만 마음이.. 2011. 4. 6.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꿈꾸다 추신수라는 이름은 내게 참 익숙하다. 나 뿐만 아니라 야구를 왠만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그렇겠지만. 20년 동안 치고 달리고 던지고, 온통 야구에만 푹 빠져 살던 부산 사나이 추신수가 이번에 책을 펴냈다.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꿈꾸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추신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보통 사람들의 인생이 그러하듯 그 속에는 화려했던 영광의 기억도 있을 것이며, 홀홀단신 미국으로 떠나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고통스러웠던 시절의 아픈 기억도 있다. 지금에 와서는 이렇게 글을 통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동안 만리타향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에 홀로 견디며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뚜벅뚜벅 걸어왔을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감히 얘기할 순 없을 것 같다. .. 2011.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