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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두산 3차전 - 영수는 잘 던지고, 영섭이는 잘 치고

by 푸른가람 2011.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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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플레이오프 때부터 벌써 8게임 연속이다. 오늘 그 징크스가 깨어질 것 같더니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던 오승환이 9회 오재원에게 뜬금포를 얻어맞으며 오늘 경기도 5:4 한점차 승부로 끝이 났다. 설마 일부러 홈런을 맞은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삼성과 두산의 1점차 승부 게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켜보는 것도 프로야구 시즌 초반 또다른 흥미거리가 됐다.

이틀에 걸쳐 펼쳐졌던 삼성과 두산의 시즌 2차전이 두산의 2:1 승리로 끝난 후 바로 이어진 양팀의 3차전도 초반은 어제 경기와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삼성 선발 배영수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선두 타자 이종욱에게 초구 안타를 허용한 후 다음 타자 정수빈 마저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켜 무사 1,2루 실점위기를 맞았다.

배영수의 관록이 드러난 것이 이때부터였다. 배영수는 8개구단 들어 가장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인 김현수, 김동주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운 다음 최준석 마저 내야땅볼로 아웃시키며 베테랑 투수의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직구의 구속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오늘도 초반 실점했더라면 어려운 경기가 될 뻔 했다.


배영수는 5이닝동안 안타 7개를 허용하며 3실점했지만 팀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2승째(무패)를 기록하게 됐다. 탈삼진도 여섯개나 빼앗아 낼 정도로 타자의 타이밍을 뺐는 변화구 제구가 괜찮았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아직은 투구이닝이 적다는 점이다. 선발투수라면  최소한 6이닝 이상은 소화해줘야 불펜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배영수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여진다.

배영수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 삼성은 권혁 - 권오준 - 오승환 필승 계투조를 내세워 승리를 지켜냈다. 마치 2005년 시즌의 재림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겠다. 1군에 복귀한 권혁은 엔트리에 등록되자마자 내리 3게임을 연속 등판중이다. 연투의 피로가 조금 걱정스럽긴 하지만 서서히 제구를 잡아가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오늘도 6회초 선두타자 승부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지만 이후로는 자신감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반신반의하던 권혁이 불펜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데다 다음주면 장원삼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장원삼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오면 안지만이 다시 불펜으로 보직이동하게 된다. 양과 질에서 삼성 불펜의 위엄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타자 중에서는 배영섭의 활약이 빛났다. 이영욱과 플래푼으로 1번타자를 맡고 있는 배영섭은 오늘 경기에서도 3안타를 집중시키며 한껏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다. 이영욱도 제몫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 두 선수 모두를 활용할 수 있다면 팀 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텐데 포지션이 겹치는 것이 아쉽다. 그렇다고 박한이나 최형우를 뺄 수도 없는 상황 아닌가.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던 박한이도 오늘 모처럼 장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상병도 4회 결승타를 터뜨리며 친정팀 두산에 비수를 꽂았다. 현재윤이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후 매경기 주전으로 선발 출전하고 있는 채상병이 공격에서도 어느 정도 역할만 해준다면 진갑용의 빈자리가 조금은 작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도루 저지능력이나 타격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채상병과 김상수의 하위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는 거의 숨돌리며 쉬어가는 순서처럼 여겨질 것이다. 삼성이 좀더 강한 전력으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려면 하위타선의 분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채태인이 부상으로 빠지며 조동찬이 3루를 맡으며 삼성 타선은 좀더 짜임새가 있어졌다. 김상수가 하루 빨리 감을 회복해 류중일 감독의 무한신뢰에 화답해 줄 일만 남았다.

변압기 고장으로 인한 서스펜디드 게임 해프닝까지 있었지만 삼성은 LG, 두산 등 상위권 팀과의 6연전을 각각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4승 2패로 마무리했다.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SK를 지금 당장 따라잡기에는 힘이 부쳐 보이지만 LG와 두산은 언제든 사정거리안에 들어왔다. KIA와 넥센을 만나는 다음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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