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3차전 - 차우찬, 에이스답게 던졌다

by 푸른가람 2011. 4. 14.
728x90

차우찬이 모처럼 에이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호투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겨줬습니다. 전날 당했던 연장전 끝내기 패배의 아픔을 되갚았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두를 달리고 있던 LG와의 3연전 원정을 2승 1패로 마무리하고 편한 마음으로 대구행 버스에 오르게 됐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오늘 경기는 차우찬이 잘 던져서 이겼다고 봐야겠지요. 차우찬은 무려 8이닝을 소화해 불펜진에게 꿀맛같은 휴식까지 주었습니다. 8이닝 동안 안타 8개와 사사구 3개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4회 윤상균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이 유일했습니다. 5회에는 1사 만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후속타자 조인성을 내야땅볼로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투구수는 125개로 조금 많은 편이긴 했지만 삼성 불펜진에 부하가 걸리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무리가 되더라도 선발투수를 좀더 길게 갖고 간 것으로 보입니다. 뛰어난 좌타자가 많은 LG 타선을 막아낼만한 좌완 불펜이 마땅찮은 상황이라 배영수가 잠시 불펜에서 몸을 풀기도 했습니다만 9회 마운드에 오른 것은 오승환이었습니다.


오승환은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손쉽게 마무리를 짓나 싶더니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4점차로 벌어져 있어서 승부 자체에는 영향이 없었겠지만 깔끔하게 틀어막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직구의 위력은 괜찮아 보였지만 역시 변화구의 제구는 확신을 주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입니다.

타선은 여전히 답답한 모습입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손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상대에 헌납한 꼴이었는데 오늘도 타선은 쉽게 터져주질 못했습니다. 삼성 타자들이 잘 쳐서 이겼다기 보단 LG 투수들의 일시적인 난조 덕분에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1회초 LG 선발 박현준이 흔들린 틈을 노려 3득점, 7회초 임찬규의 연속 와일드 피치로 추가 2득점한 것이 전부입니다.

가코는 오늘 경기에서도 2타점 적시타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타율도 어느새 3할대 중반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선구안은 역대 용병타자들 가운데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뛰어납니다만 문제는 여전히 장타를 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결사가 되어야 할 타자가 1번타자 스타일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래도 서서히 감을 잡아가고는 있는 것 같아서 기대를 접지는 않고 있는데 어찌됐건 스윙 자체가 홈런을 펑펑 쳐주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박한이와 김상수의 끝없는 부진은 오늘도 계속됐습니다. 두 선수 모두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한이야 워낙에 경험이 많고 타격에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니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기대를 갖게 되지만 김상수는 기대에 턱없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애시당초 공격보단 수비에 주안점을 둔 것이지만 타격 침체가 수비에도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네요.

현재윤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당분간 삼성 마스크는 채상병이 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몇번이나 강조하는 말이지만 올 시즌 삼성이 우승을 노린다고 한다면 포수 포지션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진갑용이 부상에서 회복된다 하더라도 예전같은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이정식은 아직 2군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채상병은 도루 저지능력에서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만수 이후 몇년간의 암흑기를 거쳐 트레이드로 진갑용을 얻었던 삼성이 다시 한번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기존 선수들을 키우는 것이 어렵다면 다른 방도를 찾아봐야 합니다.

난적 LG와의 원정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한 것은 분명 삼성으로선 다행스런 일입니다. 하지만 어제 2차전을 허무하게 내주지 않았더라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도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쉬움도 분명 남습니다. 삼성은 이제 대구로 내려가 홈에서 2위 두산을 맞이합니다. LG라는 높은 산을 넘으니 이젠 두산이라는 더 큰 산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분명 어려운 상대지만 해볼만 합니다. 류중일 감독의 공격야구가 말뿐이 아니라 제 색깔을 내주길 기대해 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