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057

달마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해남 미황사 대구에서 만만찮은 거리에 있는 땅끝 해남으로 떠날 수 있게 해준 건 사진 한장 덕분이었다. 그 사진은 달마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우리나라 육지 최남단 사찰 해남 미황사의 모습이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오후의 햇살을 받아 붉게 빛나는 대웅전과 달마산의 기암들이 절묘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아~ 이렇게나 아름다운 절이 있었구나. 서너시간을 홀로 운전해야 하는 부담은 있었지만 그 멋진 풍경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면 그 정도 고생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욕심만 앞섰지 꼼꼼히 준비하지 못했던 것이 실수였다. 모처럼만의 나홀로 여행의 자유로움이 지나쳐 '바람따라 구름따라' 식의 무계획은 일정 전체를 꼬이게 만들어 버렸다. 첫날에는 도중에서 지체하다 미황사에 도착하니 .. 2011. 5. 1.
삼성 vs 한화 2차전 - '팬'들도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 기나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가코의 홈런포의 터졌다. 정규시즌 23경기, 92타석만에 터져 나온 가뭄 끝 단비였다. 류중일 감독은 '나믿가믿' 이라는 최고의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나타냈지만 가코의 장타가 터져주질 않아 내심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타자들은 적응에 시간이 더 걸리는만큼 좀더 여유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긴 했지만 정규시즌 개막 후 한달이 지나자 팬들의 인내심도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장타력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타점 생산능력은 그나마 쏠쏠했던 가코가 삼진, 병살타로 무기력하게 기회를 끊는 경우가 잦아진 탓이었다. 겉으론 느긋해하던 가코가 위기감을 느낀 것일까. 4월의 마지막날에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기.. 2011. 4. 30.
삼성 vs 두산 5차전 - 모처럼 4번타자 같았던 최형우 삼성이 이틀 연속으로 두산을 제압하고 3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마운드에선 윤성환이, 타자 중에서는 최형우가 모처럼 4번타자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윤성환은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올렸다. 그동안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힘든 경기가 많았는데 오늘은 초반에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어제 경기에서 타자들의 방망이가 폭발하며 11득점한 것이 오늘 경기에선 불리하게 작용할 지도 모른다는 예상은 기우에 불과했다. 삼성은 2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최형우가 두산 선발 이현승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곧이은 3회초 공격에서도 배영섭의 적시타와 박석민의 3루타, 최형우의 2루타로 순.. 2011. 4. 28.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정말 아쉽군요. 이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은 막을 내리는 건가요? "아뇨.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는 거죠." 아침이 오면 당신의 새로운 여행이 시작될 것입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스스로를 더 사랑하는 법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책을 펴자마자 만나게 되는 글들이다. 읽고 또 읽다보면 긴 여운이 남는 글이기도 하다. 어차피 인생 자체가 긴 여정이다. 굳이 어딘가를 향해 떠나지 않더라도 우리는 매일매일 인생이라는 이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갑수의 말처럼 좀더 열심히, 맹렬히 살기 보다는 나를 좀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여행이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내가 좋아하는 장소, 그리고 내가 심히 공감하는 글이 있어서 좋다. '가을로'라는 영화는 내게.. 2011. 4. 28.
삼성 vs 두산 4차전 - 두산답지 않은, 삼성스럽지 않았던 경기 9회말이 종료된 상황에서 양팀의 스코어는 11:0이었다. 경기 결과를 모르는 팬들이라면 두산이 또 삼성을 상대로 무지막지한 방망이질을 한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지만, 놀랍게도 오늘 경기의 승자는 삼성이었다. 한 게임에서 삼점을 내기도 버거워 '삼점 라이온즈' 라는 별명까지 얻은 팀이지만 오늘 경기만큼은 전혀 삼성스럽지가 않았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차우찬이었다. 류현진, 김광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들이 올시즌 들어 주춤하는 가운데 차우찬은 어느새 그들의 빈 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차우찬은 오늘 경기에서도 7이닝 5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3승째를 기록했다. 140km대 후반에 달하는 빠른 공과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두산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초반에는 몇차례 위기를 맞기도.. 2011. 4. 27.
호숫가에 세워진 아름다운 고택, 안동 지례예술촌 왜 이제서야 이곳에 왔을까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곳이었다. 임하호를 따라 굽이굽이 좁은 산길을 돌고돌아 마침내 지례예술촌 앞마당에 당도했다. 이정표를 따라 오긴 왔지만 이 깊은 산중에 지례예술촌이 있는 게 맞기나 한 건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이곳은 깊은 산중에 숨어 있다. 예전엔 그저 오래된 폐교를 예술인들의 창작 장소로 바꾸어 놓은 곳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기에 이 근처를 많이 지나 다니면서도 지례예술촌에 한번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안했던 것이리라. 가는 길에 오래된 용계은행나무도 만날 수 있으니 그동안의 무심함을 탓하는 밖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사방에 꽃이 피어나 따뜻한 봄날을 느끼게 하는 풍경이었다. 지례예술촌의 첫 인상은 따뜻함, 그리고 여유로움으로 얘기할 수 있겠다. 호숫가에 자리.. 2011. 4. 27.
이 길 끝에 네가 서 있다면 좋을텐데 정말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누군가 모질게도 그리운 바로 그 사람이 지금 걷고 있는 골목 끝에 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마음을 담은 이 책은 여행작가 최갑수가 전국의 골목 스물 네 곳을 1년간 여행하고 난 후의 감상과 사진을 정리해 펴 낸 여행 산문집이다. 나도 어느새 최갑수의 팬이 되고 말았다. 우연찮게 목요일의 루앙프라방을 읽고 난 후 이 책이 벌써 세번째다. 불과 몇해 전만 해도 최갑수란 이름 석자를 전혀 알 수도 없던 내게 이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년에 책 한권 읽는 게 쉽지 않았던 내가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펴들고 있는 내 모습에 감동하고 있다는 걸 그 사람도 알고 있을까. 골목. 어릴 적만 해도 참 친근한 공간이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던 곳이 집이 아.. 2011. 4. 27.
삼성 vs 넥센 3차전 - 도약의 기회를 놓쳐버린 목동시리즈 최소한 2승 1패는 거뒀어야 하는 시리즈였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 시작은 신명철의 어이 없는 실책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무수한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무기력한 타선이 더 문제다. 넥센이 만만한 팀은 아니지만 분위기상 넥센을 제물로 삼아 상위권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던 삼성이기에 목동에서 당한 2패가 뼈아프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출발은 삼성이 좋았다. 삼성은 1회초 최형우의 2루타와 배영섭의 내야땅볼로 2점을 선취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넥센 선발 김성현은 3회를 제외하고는 매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위기에서 무너지지는 않았다. 5.1이닝 안타 3개와 사사구 5개를 내주고 3실점(2자책) 했지만 적재적소에서 추가점을 빼내준 타자들 덕분에 첫 승을 기록하게 됐다. 물론 김성현의 위기.. 2011. 4. 24.
화사한 봄꽃들이 봄처녀마냥 아름다웠던 군위 지보사 제가 찍어온 지보사 사진을 보고 어느 분이 "봄처녀 같다"고 그 느낌을 얘기해 주시더군요. 가보지도 않고 사진만으로 제가 느꼈던 복잡미묘한 감정을 한 단어로 잘 정리해 주신 것 같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만개한 벚꽃이 반겨주던 지보사는 구석구석에 원색의 화려한 봄꽃들이 제각각 수줍은 봄처녀 마냥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지보사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찰은 아닙니다. 지난해 봄 소신공양했던 문수스님이 수행한 절이라고 해서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찾는 이의 발길이 끊긴 조용하고 한적한 산사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제 자리를 찾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지보사는 경북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 선방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 2011. 4. 24.
삼성 vs 넥센 2차전 - 공수 활약 김상수, 믿음의 야구에 화답하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던 김상수가 모처럼 공수에서 활약하며 류중일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김상수는 6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넥센 김민성의 내야 깊은 타구를 걷어내 아웃시키는 명품 수비를 선보였다. 1할대 타율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선발 출전시키고 있는 류중일 감독의 선택에 그만한 이유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어제 경기 막판 신명철의 결정적인 실책 탓에 다 잡았던 게임을 내준 분위기가 초반에도 유지됐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1회말 선두타자 김민우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보내기 번트와 폭투로 1사 3루 위기를 맞은 배영수는 넥센 4번타자 강정호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 맞으며 1실점했다. 하일성 해설위원의 말처럼 강정호 보다는 알드리지를 선택하는 편이 나.. 2011. 4. 23.
진보집권플랜 - 다시 희망을 보다 진보집권플랜이라는 다시 거창한 제목의 책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간의 7개월에 걸친 대담을 정리한 것이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단숨에 마지막 장을 넘기게 할만큼 흡인력이 있었다. 사회와 경제 민주화, 교육, 남북문제, 권력 등 다소 무겁고 포괄적인 주제를 담고 있지만 뭔가 손에 잡히는 시원스러움이 느껴져 좋았다. 스스로에게 물어 본다. 나는 진보의 편에 서 있는가, 아니면 보수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가. 이 단순한 질문에도 쉽게 대답할 수가 없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 탓에 진보를 꿈꾸기도 하다가 바로잡을 수 있는 힘과 열정의 부재에서 오는 무기력함에 보수의 안락함에 젖어들기도 하는 것이 나, 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 모습이 .. 2011. 4. 20.
삼성 vs KIA 3차전 - 제5선발 안지만을 어찌할꼬 올시즌 삼성이 치른 경기 가운데 가장 맘 편히 지켜볼 수 있었던 게임이었다. 이용규와 나지완, KIA 타선의 두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KIA에 암운이 예고되더니 결국 그 무거운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KIA는 투타 모두에서 홈팀 삼성에 뒤지며 무기력한 경기를 펼쳐 대구구장까지 원정응원 온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오늘 경기 승리의 두 주역을 꼽자면 안지만과 최형우다. 선발 등판한 안지만은 6회까지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투구수는 88개에 그쳤고 안타와 볼넷은 단 2개씩만 내줬다. 5회 김상현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을 정도로 이렇다할 위기 상황을 허용하지 않았다. 안지만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 정인욱이 2이닝, 이우선이 1이닝을 역시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합작 완봉승.. 2011.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