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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by 푸른가람 2011.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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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니 작은 스티커가 눈에 띈다. 생신을 축하합니다. 2009년 10월 OOO 이라고 적혀 있다. 햇수로 2년이 된 책인데 우연찮게 이번에 손에 잡힌 덕분에 짬짬이 시간을 내 다 읽게 됐다. 우리 사무실에서는 매년 생일마다 책을 한권씩 선물로 주곤 하는데 2009년 생일 선물로 내가 이 책을 골랐던 이유가 잘 생각나지는 않는다.

솔직히 어런 류의 책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자기계발 혹은 인생의 지침이 되는 책들은 왠지 잔소리처럼 들린다. 누구나 다 아는, 도덕 교과서에 나올만한 이야기들을 반복하는 것이 내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살다보니 또 어떤 때는 이런 이야기도 필요할 때가 있다. 머리로는 다 이해되는 것들이지만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해 흔들릴 때 곁에서 듣기 싫은 잔소리 하는 어른을 만나는 것처럼 이 책을 펴 봐야 할 날도 있다. 그 잔소리는 누가, 또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도 중요하다.


이 책을 쓴 이종선이라는 사람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따로 검색을 해보지도 않았지만 이 책을 차근차근 읽으면서 이런 얘기를 해줘도 될 만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다행스러웠다.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더라면 몇 페이지 넘기다가 책장에 꽃아 버렸을 것이 분명하다.

분명 그의 얘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사람이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은 사실 특별한 것이 없다. 나에게는 엄격하되, 타인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면 되는 것이다. 때때로, 혹은 너무 자주 찾아오는 시련과 고통에 굴하지 않고 용기내 이겨나가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각론으로 들어가면 수백가지 방법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어차피 그 길은 뻔히 정해져 있는 외길이다.

어려운 것은 실천이다. 이렇게 곁에서 부드러운 음성으로 다독여주면 절로 마음이 움직이고, 몸이 절로 따라 움직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서 가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충분히 공감가는 말이다. 혼자 가면 좀더 빨리 움직일 수는 있겠지만 이내 외로움에 지쳐 멀리 갈 수는 없을테니까.

앞으로의 삶의 좌표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쯤에서 또다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아야 할 것 같다. 나는 얼마나 멀리 갈 것인지, 누구와 함께 갈 것인지. 그대는 이 질문에 금방 대답이 떠오르는가.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 답하는 일련의 과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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