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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그 날을 떠올리게 하는 문경새재 모처럼 문경새재 과거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문경으로 향했다. 어린이날이라 북적될 걸 예상은 했지만 찻사발 축제가 이때 열린다는 건 깜빡하고 있었다. 입구 주차장부터 차들은 이미 만원이었다. 일년중 5월 이맘때가 사람들이 야외활동 하기에 가장 좋을 때가 아닌가 싶다. 너무 덥지도 않고 이따금씩 불어주는 봄바람이 상쾌하다. 요즘은 이런 저런 길들이 인기인 것 같다. 지리산 둘레길이며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전국에 수많은 길들이 새로 만들어 지거나 옛길 등이 정비중에 있다. 조금은 느리게 걸으면서 좀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으니 길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문경새재 과거길도 걷기에 좋은 길이다. 제1관문에서 제3관문까지 이르는 숲길도 좋지만 주변에 옛길 박물관이.. 2011. 5. 7.
삼성 vs LG 5차전 - 안지만이 배영수를 살렸다 지금껏 몇차례나 지적해 왔지만 역시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늘 경기에서 삼성이 최강 타선을 지닌 LG에 6:3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수비의 도움 덕분이었다. 어처구니 없는 실책이 사라지니 경기 내용도 한층 더 고급스러워졌다. 야수들이 집중력을 회복하고 있는 듯 보여 다행스럽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야수들의 깔끔한 수비와 불펜 투수들의 호투에 힘입어 시즌 4승(1패)째를 기록했다. 배영수는 초반 제구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140km 후반대의 직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LG 강타선을 3실점으로 틀어막고 연패를 끊었다. 5와 1/3이닝 동안 6피안타 4사사구를 허용했지만 집중타를 얻어맞으며 한꺼번에 무너지지는 않았다. 전날 장원삼이 2회 .. 2011. 5. 7.
점점 닫혀진 공간이 되어가는 양동민속마을 2년전 겨울 양동마을을 찾았을 때의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다시 찾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올들어 최악의 황사가 불어온다는 날이었다. 황사 때문에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고, 그래서 한적하게 양동민속마을 구석구석을 제대도 둘러볼 수 있겠거니 하는 기대가 내심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황사가 불어 닥치나, 개의치 않고 잘들 다니는 것 같다. 양동마을 모습은 몇해 전과 비슷하다. 경치좋은 언덕 위에 서 있는 오래된 양반집 고택들이 아래쪽 평민들의 초가집을 내려다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늘 받게 된다. 세계문화유산 지정 이후 이곳저곳에서 정비를 해나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어린 시절부터 경주에서 이십년 이상을 .. 2011. 5. 7.
삼성 vs LG 4차전 - 날씨처럼 어수선했던 게임 이긴 LG나 진 삼성이나 실망스럽긴 매한가지였다.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때문에 그라운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고, 손에서 공이 미끄러졌다는 말들은 핑계거리에 불과하다. 경기 스코어만 보자면 양팀의 화끈한 타격전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상위권 팀들의 맞대결이라 보기에는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2회에만 홈런 2개 포함 6안타를 정신없이 얻어 맞으며 1.2이닝 6실점으로 허망하게 무너졌다. 물이 오를대로 오는 LG 강타선을 상대하기엔 벅차 보였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틀어막나 싶더니 2회에 급작스럽게 무너졌다. 박용택에게 허용한 큼지막한 홈런은 시작에 불과했다. 장원삼의 공은 위력적이지도 않았고 그나마 제구까지 흔들렸다. 한점 뽑기도 힘든 삼성 타선이 1회말에 무려 3점이나 뽑아준 .. 2011. 5. 6.
같은 이름, 전혀 다른 분위기의 경주 대흥사 인터넷에서 대흥사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 보면 전국 여러 곳에 있는 절들이 나오지만 경주 대흥사는 그곳에 없다. 아마도 추측컨대 대흥사라는 절 자체의 역사가 짧은서가 아닐까 싶다. 대흥사가 속해 있는 염불종이란 종단 자체도 1991년에 설립되었으니 올해로 만 20년을 맞게 되었다. 바로 전에 소개한 해남의 대흥사와 많이 비교된다. 역사와 절의 규모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또한 많이 다르다. 대흥사는 포항에서 영천으로 가는 28번 국도를 따라 가다 옥산서원으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좌측 편의 자옥산 언저리에 세워져 있다. 멀리서 봐도 돔 형태의 독특한 모양이 눈에 확 띈다. 들어가는 길이 좀 좁긴 하지만 주차장에 관광버스 몇대가 서 있는 걸 보면 오가는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높은 계.. 2011. 5. 6.
연리근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해남 대흥사 대흥사는 '1박2일'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예전부터 이미 유명한 고찰이었다. 조계종 제22교구 본사로서 미황사 등 인근의 수십여개 사찰을 말사로 거느리고 있다. 얼마전에 두륜산 케이블카가 문을 열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해남의 관광 명소가 됐다. 사람들로 붐빈다는 건 내겐 결코 탐탁치는 않은 일이다. 미지의 곳으로 여행을 떠나 무언가 그 곳에 대한 느낌을 간직하고 돌아오려면 번잡스러움은 피하는 게 좋은 법이니까. 미황사를 둘러보고 대흥사 입구에 도착했을 때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온 단체 관광객들도 많았지만 다행히 많이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주차장에서 대흥사 해탈문에 이르는 길도 참 걷기에 좋다. 군데군데 노란 개나리가 피어 있고 대흥사 주.. 2011. 5. 5.
삼성 vs 롯데 4차전 - 위기의 5월이 시작됐다 하루가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이 여전히 좋지 않았고 게임에 임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나아져 보이지는 않았다. 무기력한 타선이야 두말 해야 잔소리겠지만 승부처마다 때맞춰 터져 나오는 실책은 투수들의 어깨를 무겁게만 하고 있다. 한때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자랑하던 삼성은 카도쿠라의 이탈과 묘하게 궤를 같이 하며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오늘 경기에서도 위기는 4회에 찾아왔다. 최형우의 시즌 5호 솔로홈런으로 삼성은 롯데와 2:2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선발 윤성환이 4회 들어 선두타자 이대호에게 사직구장 가운데 담장 철망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얻어 맞은 후 급격하게 흔들렸다. 곧이어 나온 김상수의 실책은 활활 타오르는 롯데 타선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2011. 5. 4.
삼성 vs 롯데 3차전 - 정신줄 놓은 삼성, 고삐를 죄라 전혀 프로답지 못한 경기였다. 1년에 한번이 아니라, 평생에 한번 볼까말까한 진풍경이 펼쳐진 삼성과 롯데의 사직 경기는 송승준이 초반 위기를 잘 넘기며 6과 2/3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롯데가 5:1 완승을 거뒀다. 롯데가 잘했다기 보다는 삼성이 실책과 어이없는 본헤드 플레이를 연발하며 자멸한 경기였다. 초반은 팽팽한 0의 행진이 계속되었지만 경기 내용은 삼성이 우세했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3회까지 안타 하나, 볼넷 하나만을 내주며 롯데의 강타선을 꽁꽁 묶고 있었다. 롯데 송승준도 비록 실점 위기는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돌려 세우며 에이스다운 안정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승부의 추가 급격하게 기운 것은 4회였다.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것이 시작이었다. 조성환의 좌전안타로 무사.. 2011. 5. 4.
새로운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찬 기청산식물원 한달에 한번은 꼭 찾겠다던 다짐이 무색하게도 거의 1년여만에 기청산식물원을 다시 찾았다. 하필이면 최악의 황사가 온다며 언론에서 호들갑을 떤 날이었지만 다음으로 미룰 수는 없었다. 야생화 공부를 하겠다며 구입한 접사렌즈도 팔아버린 탓에 카메라 달랑 하나 둘러매고 가벼운 마음으로 식물원 입구를 들어섰다. 봄날의 기청산을 화려하게 치장해 주던 목련이며 벚꽃은 이미 다 져 버렸다. 그 자리를 이제는 완연한 푸른 빛이 대신하고 있었다. 나무들이 새로 난 풍성한 푸른 잎들을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다시 돌아온 봄을 만끽하고 있는 듯 하다. 매년 반복되는 모습이지만 해마다 또 맞이하는 마음이 새삼스럽다. 푸름 속에 붉은 동백꽃이 유독 눈에 띈다. 지난달 강진 백련사의 동백나무숲에서 만났던 무수한 붉은 꽃송이들을 떠.. 2011. 5. 3.
야구없는 월요일, 프로야구 30주년 레전드 올스타 투표나 해볼까 KBO에서 프로야구 30주년을 맞아 레전드 올스타 투표를 진행중이다. 마침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월요일이라 시간을 내서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말 그대로 레전드 올스타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스타들의 각축장이다. 포지션별로 그 수많은 후보 가운데 누가 뽑히더라도 충분한 자격이 있는 프로야구의 레전드 들이다. (물론 후보 선정을 놓고 논란의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 10명의 후보가 나온 투수 포지션에서는 역시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80년대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최동원과 김시진이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추격 하기에는 벅차 보인다. 나 역시도 팬심으로는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에게 한표를 던졌지만 결과에 영향을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2011. 5. 3.
다시 1년 후, 영양 남경대에서 만난 노란 개나리 터널 거의 1년 만에 다시 남경대를 찾았다. 이곳 남경대는 봄날의 샛노란 개나리 터널이 매력적인 곳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남경대에 관한 글을 포스팅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5월 중순쯤이라 이미 개나리는 다 지고 그 노란 빛을 파랗게 우거진 녹음이 대신하고 있었다. 1년후 개나리 터널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리라던 그때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었다. 반변천의 시원한 물줄기를 곁에 두고 남경대는 나즈막한 언덕 위에 세워져 있다. 온통 노란 빛의 향연이다. 개나리가 이쁜 꽃이란 생각은 해 본 적이 있지만 강렬한 그 노란 빛만은 다른 꽃들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제일 먼저 봄이 왔음을 가장 강렬한 빛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바로 개나리가 아닌가 싶다. 1년여의 세월이 지났건만 남경대의 모습은 여전하.. 2011. 5. 2.
봉황이 단청을 했다는 봉황사의 벚꽃 가득한 봄 풍경 어이없는 착각으로 봉황사 행은 무작정 이루어졌다. 안동 관광지도를 펴보다 안동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찰이라는 설명을 보고 "어라~ 봉정사 보다 더 큰 절이 안동에 있단 말이지.." 하는 호기심으로 봉황사를 찾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봉황사에 도착해 보니 이게 웬걸! 담장 조차도 없는 이 작은 사찰에는 대웅전과 극락전, 그리고 요사채 만이 단촐하게 나를 반기고 있었다. 이게 안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찰이라니. 뭔가 잘못된 거라며 다시 지도를 확인해 보니 아뿔사~ 나의 어이없는 착각이었다. 안동 동부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찰이라고 적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관광지도에 이런 치명적인 실수를 할 리가 없는 일 아닌가. 이것도 다 내가 봉황사라는 절과 인연이 닿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겠거니 그런.. 2011.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