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NC 킬러' 백정현, 허삼영감독의 믿음에 화답할까?

by 푸른가람 2020. 5. 4.
728x90

역사적인 2020년 시즌 프로야구 개막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이어 두번째로 프로야구 리그를 개막한 나라가 되었네요.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KBO리그 개막에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겠습니다. 현재까지 모범적인 방역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느니만큼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꾸준히 시행해나가는 한편, 수준 높은 야구로 한국야구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삼성팬인 저로서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과 NC와의 개막전에 관심이 갑니다. 허삼영 감독은 일찌감치 NC전 선발투수로 좌완 백정현을 낙점했습니다. 강력한 팀의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어야 할 라이블리과 뷰캐넌이 아닌 감독의 선택에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는 또 그만한 이유와 기대가 있습니다.

삼성라이온즈 허삼영감독은 5월 5일 개막경기 선발로 좌완 백정현을 내세웠다. NC 킬러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일단 현재로서 백정현이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라는 점입니다. 백정현은 지난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8승 10패의 성적을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4.24를 기록했습니다. 그가 기록한 8승은 삼성 투수진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입니다. 허약한 삼성 마운드의 실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최근 4년간 삼성의 현실은 딱 이 정도 수준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2020년 시즌 삼성 선발진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수 가운데 백정현 말고 내세울만한 마땅한 자원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백정현이 NC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도 삼성 벤치에서 고려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력분석팀장 출신이기에 허삼영감독은 누구보다 경기 운영에 있어 기록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겠지요. 2019년 시즌 백정현은 NC를 다섯 차례 만났습니다. 단 한번의 패전도 기록하지 않고 3승에 2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짠물 투구를 선보였는데요. 그래서 그를 두고 'NC 킬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백정현의 통산 성적. 지난 시즌에는 8승을 거두며 삼성 투수진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를 기록했다. [출처:KBO기록실]

이에 맞서 NC는 외국인투수 루친스키를 선발로 예고했습니다. 지난 시즌 루친스키 역시 삼성에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네 경기에 등판해 비록 승리는 한번 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2.61에 그쳤을 정도로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객관적인 기록만으로 보자면 투수전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야구가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또 얼마나 재미없겠습니까. 

홈 개막전에서 삼성이 화끈한 승리를 거두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을 놓고 보자면 아무래도 NC 쪽으로 기울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중심타자 나성범이 부상에서 돌아와 NC 타선은 완전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짜임새를 갖췄고, 중량감도 상당합니다. 쉬어갈만한 타선이 눈에 잘 띄질 않네요. 백정현이 완벽한 제구력을 앞세워 완급을 조절하며 잘 막아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올시즌에도 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는 삼성이기에 초반 출발이 중요합니다. 지난 네 시즌동안 패배에 익숙해져 있던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명문구단의 자존심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는 첫 단추를 잘 꿰야 합니다. 초보감독인 허삼영감독이 조속히 팀을 장악해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 시즌을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도 내일 개막전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일전입니다. 양팀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기대해 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