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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강정호의 KBO 복귀? 재능이 아깝다고는 해도..

by 푸른가람 2020.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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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코로나19가 불러온 나비효과라도 봐야 할까요. 뜬금없는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 타진 소식이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국내 프로야구판을 뜨겁게 만들고 있네요. 각종 보도에 따르면 2019년 8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되었던 강정호가 국내 복귀를 추진중에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새 둥지를 틀 팀을 찾으며 몸을 만들고 있었지만 여러모로 여의치가 않았던 모양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리그 개막이 오리무중인 현지 상황도 그의 판단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약없이 세월만 보내기에는 강정호가 처한 상황이 그리 여유롭지는 않습니다. 어느덧 나이는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고,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 이후 실전에서 뛸 기회가 많지 않었던 그이기에 더 늦지 전에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그의 KBO 복귀는 시도해 볼만한 카드겠지요.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팀을 물색하던 강정호가 KBO리그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시절의 모습.

하지만, 국내 복귀도 그리 호락호락한 상황은 아닙니다. 그의 음주운전 경력이 발목을 잡습니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내 재판에 넘겨진 전력이 있습니다. 이때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전력까지 드러나며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KBO 야구규약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세 차례 이상 저질렀을 경우 최소 3년의 실격처분이 내려지게 되는데, 강정호가 바로 이 규정에 저촉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의 '악마적 재능'이 아깝다는 일부의 동정어린 시각도 있긴 합니다. 물론 그의 야구 재능은 무척 뛰어납니다. 그의 몬스터시즌이기도 했던 2014년에 그는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뛰며 무려 3할5푼6리의 타율에다 40개의 홈런, 117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선수의 반열에 올라섭니다. 사실상 국내리그에선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대형 유격수였지요.

강정호의 통산성적 [출처:나무위키]

그러니 야구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라고 하는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했고, 첫 두 시즌은 2할대 중반 이상의 타율과 스무 개 남짓의 홈런에다, 안정적인 수비까지 곁들이며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화려한 절정의 순간에서 그를 끌어내렸던 것은 결국 술이었습니다. 스스로 발등을 찍은 셈이니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절치부심하며 재기를 노렸던 강정호에게 KBO는 자비를 베풀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여론은 차갑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칠 수 있는 음주운전을 반복적으로 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기 어려운 중대 사안입니다. 음주운전 적발 이후 재판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 또한 실망스럽습니다.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 역시 없었고, 야구 재능만을 믿고 미국으로 떠나버렸으니까요.

이제 선택은 KBO의 몫으로 남겨졌습니다. "오승환, 임창용과 같은 사례가 있으니 그런 부분까지 감안해서 검토하겠다"는 것이 현재 KBO의 입장입니다. 메이저리거 신분에서 국내리그로 복귀한 사례는 있지만, 강정호처럼 상습적인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경우는 아닙니다. 뛰어난 야구 재능만으로 모든 것을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그는 너무 순진한 것일까요, 뻔뻔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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