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교류전 성적으로 점쳐본 2020시즌 삼성라이온즈 전력

by 푸른가람 2020. 5. 2.
728x90

5월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를 끝으로 교류전 6게임이 모두 끝났습니다. 삼성은 초반 3연승의 신바람을 일으키며 팬들을 설레발치게 만들더니, 이후 세 경기를 모두 패배하며 3승 3패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개막 준비를 마쳤습니다. 리그 개막을 앞둔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실시된 경기니만큼 승패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연습경기를 통해 드러난 전력으로 올시즌을 전망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전력 보강에 애를 썼겠지만 여전히 많이 미흡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다할 플러스 요인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오승환과 군복무를 돌아오는 심창민이 마운드에 가세하며 불펜진의 힘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두 선수가 본격적으로 힘을 보태게 될 시즌 중반까지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끝판왕 오승환이 드디어 국내무대에 복귀한다. 불법도박으로 KBO에서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그는 시즌 중반부터 위력투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마무리 요원으로는 우규민과 장필준이 눈에 띕니다만 연습경기 결과를 봤을 때는 역시 우규민의 안정감이 돋보입니다. 공의 위력으로는 장필준이 결코 뒤지지 않겠지만, 기복 심한 피칭은 여전히 극복되지 않은 숙제로 남았습니다. 지금과 같은 제구력으로는 박빙의 승부에서 장필준을 활용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삼성 코칭스탭의 고민이 커지는 대목입니다. 지난 시즌 임현준이 홀로 버텼던 좌완 불펜진에 NC에서 영입한 노성호가 얼마나 부담을 덜어주느냐 하는 것도 또다른 관건입니다. 

선발진은 양적인 면에서는 풍부합니다. 라이블리, 뷰캐넌 두 외국인 투수가 선발진 두 자리를 예약한 상태이고, 백정현, 최채흥, 윤성환, 원태인 등이 나머지 세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블리와 뷰캐넌은 삼성의 고질적인 외국인 투수 흑역사를 극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팀 관계자 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까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만 의문부호가 많은 상태라 낙관하긴 어렵습니다. 완벽한 믿음을 줄 수 있는 대어급 투수는 아니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 호투를 기대해 볼만한 준척급은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국내 투수들 중에서는 백정현의 컨디션이 그나마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허삼영 감독은 5월 5일 NC와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백정현을 낙점했습니다. 물론, 백정현의 NC전 상대전적이 워낙 뛰어난 이유도 있겠지만 투구 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최채흥과 원태인, 두 '젊은 피'들이 현재까지의 선발 경쟁 구도에서는 한발 앞선 것으로 보이나, 올시즌 삼성 마운드에서 백전노장 윤성환의 역할도 매우 커 보입니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줬던 양창섭도 불펜에서 주로 뛰겠지만 기존 선발진들이 무너지는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 대체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 투수진은 지난해에 비해 짜임새를 갖췄다고 본다면 공격력은 암울합니다. 무엇보다 장타력 빈곤이 걱정거립니다. 지난 3년간 삼성의 4번 타선을 든든하게 지켜줬던 다린 러프의 빈 자리가 커 보입니다. 대체용병으로 영입한 살라디노는 검증결과 일단 장거리 타자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격력 보다는 안정된 내야 수비로 팀에 보탬이 되어야 할 선수입니다. 큰 기대는 없지만 팬들은 나바로의 경우처럼 '대박'을 터뜨려주길 기대하는 마음도 있을 겁니다.

이원석의 통산기록 [출처:KBO기록실]

부족한 장타력을 메꿔줄 자원으로는 이원석, 김동엽, 이성규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두산에서 2017년 FA로 영입한 이원석은 대표적인 '혜자FA'로 불릴만큼 삼성 전력에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이원석 역시 삼성과의 궁합이 잘 맞았던 것인지 두산 시절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던 것이 2013년 시즌의 10개였던 것에 비해 삼성으로 이적한 2017년 이후 3년 내내 20개 남짓의 홈런을 기록하며 중심 타선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습니다. 한 시즌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못해도 15개 이상의 홈런을 쳐줄 수 있는 계산이 서는 타자로 성장한 셈입니다.

김동엽의 통산기록 [출처:KBO기록실]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 영입된 김동엽의 경우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2017년 시즌 2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선보인 김동엽은 이듬해에는 무려 2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미래의 홈런왕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습니다. 홈런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그 기량이 만개할 것으로 다들 기대했지만 2할1푼5리의 타율, 6홈런과 25타점이라는 처참한 2019년 시즌 성적표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팀에 새로 영입된 김용달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 지 기대반 우려반인 상황입니다.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받고 있는 이성규 또한 올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납니다. 퓨쳐스리그에서 화끈한 장타력을 선보였던 그였지만 1군 무대의 벽은 여전히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던 측면도 있지만, 이렇다하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질 못했습니다. 주전 유격수 이학주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자리를 비울 것으로 보이는 올시즌 초반 코칭스탭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만한 화끈한 타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졌던 시즌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러가지 변수가 많은 시즌이기 때문에 팀 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삼성으로서는 시즌 초반 성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오승환과 심창민이라는 불펜진의 핵심 투수들이 가세할 시즌 중반까지 최소 승률 5할 언저리를 유지해야 할 중대과제가 던져진 셈입니다. 허삼영 감독이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하니,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또 지켜보는 수 밖에 없겠지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