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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2패 뒤 2연승 거둔 SK, 현실이 되어가는 'Agin 2007'

by 푸른가람 2012.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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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2연패 뒤 2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승부의 균형을 맞추며 '2007년 리버스 스윕' 신화 재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SK는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김광현의 5이닝 1실점 호투와 박재상, 최정의 연속타자 홈런을 앞세워 삼성에 4-1 승리를 거뒀다.

공수 모두 SK의 완벽한 승리였다. 충분한 휴식을 갖고 4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의 어깨는 싱싱했다. 150km가 넘는 빠른 공은 위력적이었고, 변화구의 각도는 날카로웠다. 김광현은 6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21명의 타자를 맞아 6피안타 1사사구 1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팀에 귀중한 4차전 승리를 안겼다.


선취 득점 기회는 삼성이 먼저 잡았다. 1회초 선두 타자 배영섭이 김광현에게 빗맞은 안타를 얻어내며 출루했지만 1사 2루 챤스에서 이승엽과 박석민이 범타로 물러나며 기회를 놓쳤다. 4회초 공격에서는 이승엽의 내야 안타와 박석민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지만 최형우의 외야 플라이 타구때 2루 주자 이승엽이 타구를 잘못 판단해 귀루하지 못하는 치명적 실수를 범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헌납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챤스 뒤 위기'라는 야구의 속설은 묘하게 들어 맞았다. 3회까지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단 한명의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펼치고 있던 삼성 선발 탈보트가 4회 1사 이후 박재상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얻어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대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탈보트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1점 정도는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타선의 힘이 삼성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보트는 다음 타자 최정에게 랑데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고, 그 순간 삼성 벤치엔 탄식이 흘렀다. 이어 4번타자 이호준의 2루타와 김강민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스코어는 순식간에 3-0으로 벌어졌고, 3차전 역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삼성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더욱 더 쫓겼다.

김광현의 호투에 막혀 이렇다할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던 삼성은 6회 박한이의 안타를 신호탄으로 추격의 고삐를 죄었다. 곧이어 이승엽의 우전안타가 터져 나오자 SK 이만수 감독은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송은범을 구원 등판시켰다. 꽉 막혀있던 삼성의 득점포가 터질 기미를 보이던 순간이었다.

때맟춰 송은범의 폭투가 이어지며 삼성은 무사 2, 3루라는 절호의 챤스를 맞으며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안타 한방이면 한점차까지 따라 붙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타석에는 한국시리즈 들어 최악의 난조에 빠져 있는 박석민이 들어섰다. 옆구리 부상 탓에 제대로 된 타격조차 할 수 없는 박석민에게 류중일 감독은 변함없는 믿음을 보였지만 돌아온 결과는 배트 한번 돌리지 못하고 당한 루킹 삼진이었다.


이후 최형우의 외야 희생 플라이로 삼성은 한점을 따라 붙었지만 삼성의 추격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날 경기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챤스를 허무하게 날려버린 것은 물론 삼성 타선의 부진이 원인이었지만, 대책없이 손을 놓고 있던 삼성 벤치의 무기력함도 한몫 했다.

결국 이 기회를 놓친 삼성은 박희수 -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SK 불펜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3-1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SK는 7회 조인성의 희생 플라이로 삼성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희수는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고, 정우람 역시 9회를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 막으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첫 세이브를 올렸다.

4차전 승리로 SK는 삼성과 2승 2패의 균형을 이루며 2년만에 한국시리즈 패권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준 가운데 타선이 연일 홈런포를 터뜨려 주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첫 지휘봉을 잡은 이만수 감독이 '야신' 김성근 감독의 그늘에서 벗어나 1인자의 자리에 설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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