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모두 완벽한 삼성의 완승이었다. 2차전 선발투수였던 장원삼(삼성)과 마리오 산티아고(SK) 간의 리턴 매치로 펼쳐진 6차전 역시 2차전과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장원삼은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초반부터 SK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4회 2사 후 최정에게 첫 안타를 허용할 정도로 완벽한 투구였다.
94개의 공을 던진 후 안지만과 교체될 때까지 22명의 타자를 상대한 장원삼은 단 1피안타만 내주며 삼성 마운드의 높이를 실감케 했다. 9개의 탈삼진을 뺐어내는 동안 사사구는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제구와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2차전 6이닝 1실점에 이어 6차전 7이닝 무실점을 보태며 한국시리즈에서만 2승, 평균자책점 0.69의 완벽한 투구로 팀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안지만의 유격수 김상수의 실책으로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지며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았고, 큰 점수차로 리드한 상황에서 9회 등판한 오승환은 세 타자를 가볍게 범타로 처리하며 삼성의 통산 여섯번째 우승을 지켜냈다. 오승환은 2005년 프로 데뷔 후 5번의 한국시리즈 도전에서 네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됐다.
투수진의 호투를 이끌어 낸 것은 타선의 도움이 컸다.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선취점을 낸 팀의 승률은 100%였고, 이 징크스는 6차전에서도 계속됐다. 1회 배영섭과 정형식의 연속 안타로 도루로 맞이한 1사 2, 3루 기회에서 삼성은 4번 타자 최형우의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리며 초반 기세를 잡았다.
선발 장원삼이 완벽한 피칭으로 마운드를 지켜주자 타자들도 4회 들어 다시 한번 힘을 냈다. 1사 후 박한이가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6번 타선으로 내려 가있던 박석민이 SK 선발 마리오를 투런 홈런으로 두들겼고, 사실상 승부는 이 홈런 한방으로 결정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은 박석민은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12타수 1안타의 빈타에 시달렸고 타점은 단 한점에 불과했다. 극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부담감을 줄여 주기 위해 6번으로 타선을 조정한 것이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5차전에서도 박석민은 볼넷 하나만을 얻어내고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빠른 공에 대한 타이밍을 잡아가는 모습을 타석에서 보여줬었다. 6차전 첫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난 박석민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사실상 확정짓는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려 줌으로써 류중일 감독의 믿음에 화답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결정적 한방을 허용한 SK 벤치는 다급히 마리오를 내리고 송은범을 구원 등판 시켰지만 컨디션이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 계속된 연투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송은범은 볼넷 2개와 배영섭의 적시타로 추가 실점을 허용했고, 세번째 투수 채병용 역시 2사 만루에서 이승엽에게 3타점 우월 3루타를 내주며 7점까지 점수차를 벌여주고 말았다.
삼성 타자 중에서는 배영섭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시리즈 통산 타율이 4할 9리에 달할 정도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정규시즌에서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10년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이승엽은 1차전 선제 결승 투런 홈런에 이어 최종전인 6차전에서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3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통산 여섯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삼성은 지난 2005, 2006년 두산과 한화를 꺾고 한국시리즈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데 이어 팀 통산 두번째로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함으로서 다시 한번 삼성 왕조 시대를 열었다.
지금도 충분히 최고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삼성의 앞으로의 목표는 과거 해태(KIA의 전신)가 가지고 있는 통산 10회 우승, 한국시리즈 4연패의 기록들을 모조리 경신하는 것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삼성은 과거 해태의 그늘에 가렸던 2인자의 꼬리표를 확실히 떼고 한국 프로야구 최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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