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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KS 4차전 승부수 '김광현 카드', "응답하라, 2007!"

by 푸른가람 2012.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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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려 2007년 10월 26일 잠실구장으로 되돌아가 보자.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SK는 홈인 문학구장에서 1, 2차전 연패를 당한 이후 3차전에서 9-1 승리를 거두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6년까지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연승을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은 100%였고, 대다수 야구 전문가들은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었다.

운명의 4차전 선발 투수로 두산은 1차전에서 최소투구수(99개)로 2-0 완봉승을 거뒀던 리오스를 다시 올렸다. 리오스는 2007년 정규시즌에서 다승(22승)과 평균자책점(2.07) 부문에서 2관왕에 올랐고, SK와의 정규시즌에서도 40이닝 동안 단 1자책점만 허용하며 천적 역할을 톡톡히 했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 거칠 것이 없는 두산 리오스의 상승세를 당해낼 SK 투수는 눈에 띄지 않았다. SK의 4차전 선발투수로 1차전 맞대결을 펼쳤던 레이번(17승 8패, 평균자책점 3.27)이 예상됐지만, 당시 SK 사령탑을 맡고 있었던 김성근 감독의 리오스 대항마는 그가 아닌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의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을 두고 김성근 감독의 '무리수'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광현은 2007년 페난트레이스에서 20경기에 등판 겨우 3승(7패)을 기록한 애송이 투수에 불과했다. 두산전 4경기에서도 2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우려 섞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김성근 감독이 꺼내 들었던 '김광현 카드'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그 누구도 감히 노려보지 못했던 '신의 한 수'로 SK는 4차전 승리를 거두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김광현은 4차전에서 7⅓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며 두산 강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눈부신 호투로 김성근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상대 에이스 투수와의 맞대결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각도 큰 변화구가 두산 타자의 방망이 앞에서 춤을 췄다. 볼넷 두개를 내주긴 했지만 탈삼진도 7개나 빼앗을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배터리를 이룬 박경완과의 호흡도 일품이었다.

그로부터 5년 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SK 에이스 김광현은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팀은 다섯 차례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 세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김광현은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며 기복을 거듭했다. 2010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매조지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여전히 김광현에게 최고의 한국시리즈 무대는 2007년이었다.

2연패 뒤 문학에서 귀중한 한국시리즈 첫 승을 올리며 반격을 시작한 SK나, 믿었던 불펜이 붕괴되며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삼성 모두 4차전은 반드시 잡고 가야 하는 게임이다. 이처럼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SK팬들이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호투하던 김광현의 재림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굴곡 많은 한시즌을 보냈던 김광현에게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 투수의 중책이 또한번 주어졌다. 소속팀이 한국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은 그때와 비슷하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후 5차전에서는 또다시 부진한 투구로 초반에 강판당했던 김광현이다.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여전히 김광현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만수 감독가 던진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맺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정규시즌 14승(3패)을 올린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를 일찌감치 선발로 예고했다. 탈보트는 올시즌 SK와의 상대 전적에서 단 한차례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볼넷으로 2실점을 기록했다. 빠른 공보다는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를 거는 탈보트가 타격감을 회복한 SK 타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지에 4차전 승부가 달려있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3214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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