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 부상 탓에 제대로 된 스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부상 투혼이라고 지켜 세우는 이도 있었지만 팀 타선의 핵인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하체가 동반되지 않고 팔로만 하는 스윙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가는 최고 수준의 투수들을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하지만 2차전에서도 삼성 라이온즈 4번 타선에는 박석민 이름 석자가 새겨져 있었다. 류중일 감독 특유의 '믿음의 야구'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여전히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박석민의 부진은 계속됐다.
두번째 타석에서 결정적인 볼넷을 얻어냈고,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좌전 안타로 첫 타점을 올렸지만 타구의 코스가 좋았을 뿐 타격감을 되찾은 것은 전혀 아니었다. 최형우의 역대 한국시리즈 통산 세번째 그랜드 슬램이 터져 나오며 삼성은 홈 2연승을 달렸고, 또한번 박석민의 존재감은 가려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부진하다고는 해도 언젠가 4번 타자의 역할을 해 줄 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고, 팀도 압도적인 전력 우위 속에 SK를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맞춰 내린 가을비가 변수였다. 비로 하루를 더 쉬고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은 막강 불펜진이 차례로 무너지며 초반 6-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변함없이 4번 타선에 포진했지만 평범한 내야 땅볼과 내야 플라이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이승엽이 2안타 2타점, 최형우가 2게임 연속 홈런으로 3타점을 올리며 앞뒤에서 분전했지만 17안타를 몰아친 SK의 화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박석민이 챤스에서 4번 타자다운 활약을 해줬더라면 3차전 대역전패의 참사도 막을 수 있을 지 모를 일이다.
문제는 박석민의 부진이 일시적인 슬럼프가 아니라는 것이다.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타격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무리하게 중심타선에 계속 포진해서 부담을 줄 이유가 없는데도 류중일 감독은 굳이 고집을 피우고 있다. 팀의 사활이 걸린 4차전에도 박석민은 여전히 4번 타자로 나설 것인가 궁금해진다. 지금 박석민의 타격을 보자면 그는 하위타선에 들어서는 것 조차도 버거워 보인다. 좌투수에 강한 강봉규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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