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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의 耽溺

내 삶이 끝날때 까지 언제나 그댈 사랑해

by 푸른가람 2022.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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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토요일 아침이다. 아침은 간단하게 맥모닝 세트로 떼우고 모처럼 맥을 켰다. 궁금한 건 일단 겪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아이맥을 들이긴 했지만,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로 끝나곤 했던 전철을 반복하는 듯 하다. 다른 건 몰라도 파이널 컷 프로는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책까지 샀으나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당근에 내놨더니 헐값에 가격 제안이 들어왔다. 그돈이면 그냥 장식용으로 갖고 있는게 낫겠다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맥 처분하고 가볍게 맥북으로 가볼까도 싶지만, 이전에도 맥북에어, 맥북프로를 써보지 않았던 게 아니라 결말이 뻔히 보인다는 게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물건은 그 값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가까이 두고 잘 활용하느냐를 두고 그 가치를 따져야 하는 법이다.

일어나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다.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이라서 좋다. 다양한 여러 영상 속에서 마왕 신해철의 모습을 본다. 그들이 처음으로 세상에 선을 보였던 1988년 대학가요제 무대도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그때가 고등학교 1학년 겨울 무렵이었는데 TV화면과 함께 흘러 나오던 사운드는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당시에 어떻게 이런 세련된 곡을 만들 수 있었을까 신기하다. 특히 도입부의 신선한 멜로디와 웅장한 사운드는 들을 때마다 마음이 벅차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 드라마를 통해서나, 스포츠 경기를 통해서 친숙하게 다가와 지금은 '국민 응원곡'이라 불리기도 한다. 풋풋한 대학생이었던 천재 뮤지션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불멸의 음악을 통해서 그를 추억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시대를 뛰어 넘어 다양한 세대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우리는 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직장 상사와 신입 직원이 함께 손뼉 치며 흥겹게 부를 수 있는 노래. 강렬한 락과 감미로운 발라드가 절묘한 조화를 이뤄 신해철이 우리에게 안겨준 선물처럼 느껴져 들을 때마다 마음이 울컥해진다. 그때로부터 34년이 흘렀다. 무심한 세월에도 우리 마음에 굳건히 뿌리 내리고 있는 그는 행복한 사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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