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2009년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킬러로 거듭나다?

by 푸른가람 2009. 4. 22.
728x90

봉중근(LG), 류현진(한화), 윤석민(KIA), 장원삼(히어로즈), 김선우(두산). 이 다섯 선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각 팀의 내노라하는 에이스? 삼성에 유독 강한 삼성 킬러?

모두 정답이다. 봉중근은 믿었던 박명환이 빠진 LG 마운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지난 시즌 11승 8패 2.66의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최고 히트상품은 누가 뭐라해도 봉중근이었다. 봉중근이라는 이름보다 '봉의사'라는 극존칭으로 불리우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뿐만 아니라 봉중근은 순도 100% '삼성 킬려'였다. 삼성전에 다섯번 선발등판한 봉중근은 무려 4승을 챙겼다. 단한번의 패도 없었다. 평균자책점도 2.10에 불과했다. 지난해 그가 거둔 11승 가운데 무려 36%를 삼성전에서 기록했다. 승률 100%. 나왔다하면 승리가 보장되는 투수였다.

류현진은 또 어떠한가. 잦은 등판의 후유증인지 류현진의 2008년 시즌 기록은 신통치 못했다.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겨우(?) 14승 7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3점대(3.31)를 상회했다. 선발 20승에 2점대 평균자책점은 기본이라는 팬들의 기대치를 생각한다면 한참 못미치는 기록이다. 하지만 그는 2008년 한화의 에이스를 넘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일등공신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류현진 역시 삼성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4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3승 1패 2.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KIA를 상대로 3승, LG를 상대로 3승 1패, SK를 상대로 4승을 거둔 것에 비해 유독 삼성에 강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당하는 삼성 입장에선 언제나 승패를 떠나 부담스러운 존재임엔 틀림없다.

지지리도 승운이 없었던 KIA 에이스 윤석민에게 2008년은 행운의 한해였다. 시즌에서도 14승 5패 2.33의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맹활약하더니 임태훈을 대신해 나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2009년 WBC 준결승전에서는 강호 베네주엘라를 상대로 자신있는 피칭을 선보이며 일약 국민적 스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윤석민도 삼성엔 짠돌이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5경기에 선발등판한 윤석민은 3승 1패를 기록하며 삼성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나 31.1이닝동안 평균자책점은  1.72에 불과했다. 31.1이닝은 윤석민이 지난 시즌 상대한 7개구단과 기록한 투구이닝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주인없는 구단 히어로즈의 에이스 역할을 묵묵히 해냈던 장원삼의 2008년도 준수했다. 12승 8패 2.85의 평균자책은 한동안 FA시장에서도 완전히 발을 뺐던 '왕년의 큰손' 삼성마저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비록 삼성과 히어로즈간의 장원삼 트레이드는 희대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장원삼의 가치를 대변하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원삼은 KIA, SK, 두산에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삼성, 롯데, 한화, LG전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왼손투수에 유독 약한' 삼성과의 대결에서는 4경기 선발등판에서 패 없이 2승만을 기록했고 평균자책도 2.96으로 준수한 편이었다. 그는 특히  LG에 강했는데 4경기에서 2승 1패 0.93의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김선우의 경우는 앞선 네명의 투수와는 조금 다르다. 빅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에 복귀한 김선우의 2008년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선발 출장한 18경기에서 겨우 6승 7패를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무려 4점대(4.25)을 훌쩍 넘겼다. 에이스라는 칭호를 붙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그러나 랜들과 레스가 모두 떠난 2009년 두산 마운드의 에이스 자리는 김선우 몫이 되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선우는 에이스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을지 몰라도 '삼성 킬러' 이름에는 당당히 이름을 올릴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에서 2승 1패 2.7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김선우의 지난 시즌 7개구단과의 등판 기록중 가장 탁월한 것이다.

각 팀의 에이스들이요, 삼성 킬러들이었던 그들에게 2009년의 출발은 그리 좋지 못하다. 앞서 서두에서 던졌던 질문의 정답은 이것이다. 이들은 모두 만만하게 여기던 상대 삼성과 한두번 맞섰지만 아직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선수들인 것이다. 삼성이 '에이스 킬러'로 거듭났다는 얘기들이 들리길래 과연 얼마나 화끈하게 달라졌을까 확인하고 싶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치 일본을 만나듯 삼성전에만 나서면 힘이 펄펄 나던 '봉의사' 봉중근은 언제 그랬냐는 듯 무기력한 모습이다. 벌써 2경기에 등판했지만 승전보는 요원하기만 하다. 2패만을 기록한 채 평균자책점도 4.09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원삼은 삼성에 톡톡히 당했다. 3.2이닝동안 3실점하며 무너졌다. 평소의 그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삼성전에서만 부진했던 것이 아니라 시즌 초반 전반적인 난조에 빠진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김선우의 경우는 더 처참하다. 새 에이스가 되어주리라던 기대는 처참하게 깨져 버렸다. 삼성전에서 1.2이닝 동안 5실점하며 무너지지만 않았다면 김선우의 시즌 초반은 훨씬 안정적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류현진과 윤석민의 경우는 사실 억울한 면이 많다. 겨우 1경기 등판한 결과로 삼성이 '에이스 킬러'로 거듭났다는 어줍잖은 야설의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니 말이다. 류현진은 7이닝 2실점, 윤석민은 9이닝동안 겨우 1실점만 했을 뿐이다. 타자들이 못쳐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을 뿐이다.

기록은 기록일 뿐 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또한 시즌 초반처럼 누적데이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도 야구가 기록경기인만큼 이 풍성한 기록들을 가공해 입맛에 맞는 야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야구팬들의 특권인 것이다. 물론 지나치게 왜곡하지만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 기록은 스탯티즈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