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호랑이 징크스, 올해는 깰 수 있을까

호랑이만 만나면 작아지는 징크스는 해가 바뀌어도 여전하네요.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기아와의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삼성은 투타 모두에서 전반적인 약세를 드러내며 1-5로 패했습니다. 시범경기 승패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지만 유독 기아만 만나면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끌려가는 경기 흐름은 여전했습니다.

삼성은 김대호, 기아를 김도현을 선발로 내세웠는데 선발의 무게감에서 일단 밀렸습니다. 김대호도 탈삼진 세 개를 기록하며 3.1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잘 버텼습니다. 박찬호, 김도영, 나성범, 위즈덤, 최형우로 이어지는 기아 타선은 국대급 강타선이라고 할만한데 4피안타 2사사구만 허용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어 이호성 1.2이닝을 책임졌고, 육선엽, 오승환, 김태훈이 이어 던지며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호성과 오승환이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은 반면 육선엽과 김태훈은 각각 1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LG전에서 3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오승환은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손쉽게 처리하며 불안감을 지웠습니다.

시범경기 들어 멋진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이호성은 오늘 경기에서도 괄목상대할만한 피칭을 선보였습니다. 직구의 스피드도 많이 올라왔고 제구도 안정적입니다. 레예스, 원태인이 시즌 초반 한 두 차례 등판을 쉬어갈 수밖에 없는 팀내 상황이기 때문에 이호성이 지금같은 투구를 펼쳐준다면 대체 선발로서의 중책을 맡겨볼만도 합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노쇠화가 심각한 삼성 불펜진에 숨통을 틔여줄 젊은 피로 활약해줄 수도 있겠지요.

육선엽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호성과 더불어 팬들의 기대치에 근접해가던 모습을 보이던 육선엽이었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2피안타 1사사구를 내주며 2실점했습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호성과 육선엽의 성장이 삼성 전력에 큰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오늘의 패배로 삼성은 올해 시범야구에서 2연전 매치마다 1차전 패배, 2차전 승리라는 패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 예보가 있는 내일 경기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다음주 월, 화 한화와의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팬들의 우려와 기대로 숨가쁘게 일주일이 흘러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