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시범경기답게 무척 여유로운 경기였지만 그 열기만큼은 한국시리즈 6차전이 속개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는 타선이 터져주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는데, 오늘은 1회말부터 박병호의 큼지막한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손쉽게 선제점을 뽑으며 경기를 리드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경기의 최종 스코어는 7-0 완승이었습니다. 프로야구 개막 이래 시범경기 매진이라는 신기원을 이뤄낸 3월 9일 대구경기였습니다.
삼성 선발 백정현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습니다. 지난 시즌 부상 탓에 ‘백쇼 모드’를 제대로 가동해보지 못했었는데 올 시즌만큼은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주길 바래 봅니다. 실점을 허용하진 않았지만 투구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3개의 사사구를 내준 부분은 아쉽습니다. 백정현은 누가 뭐래도 제구형 투수인데, 볼넷으로 위기를 자조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백정현을 이어 등판했던 퓨처스 기대주 김대호 역시 좀 더 제구를 가다듬어야 합니다. 140km 중반에 이르는 공의 구위 자체는 묵직하게 느껴졌지만 공의 탄착군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군에서야 통할 수 있을 지 몰라도 정교한 제구를 갖추지 못한다면 1군 무대 생존이 쉽지 않을 겁니다. 젊은 선수들이 불펜에 좀 더 가세해서 힘을 보태줘야만 삼성의 우승 전략도 촘촘해질 수 있습니다.
7회부터 지난해 불펜의 핵심이었던 송은범, 우승현, 김재윤이 차례로 등판해 경기를 무실점으로 잘 마무리했습니다. 송은범은 보다 안정적으로 느껴졌고, 우승현은 여전히 듬직했습니다. 올 시즌 마무리 역할을 맡아야 할 김재윤은 아직 폼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빠른공의 스피드가 아직 140km 언저리에 겨우 머물고 있다는 점도 불만인데, 공의 제구 역시 맘먹은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을 찍어 누르듯 투구하는 게 아니라 공이 날려 들어오는 느낌이랄까요.

마운드가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준 덕분에 타선도 힘을 냈습니다. 박병호의 홈런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하던 삼성은 5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전병우의 우중간 2루타로 점수 차를 석점으로 벌였고, 6회말 공격 때는 구자욱의 내야 안타, 김지찬의 2타점 2루타, 강민호의 적시타가 폭죽처럼 터지며 빅이닝을 만들었습니다. 큰 것 한방도 물론 좋지만 연속 안타로 점수를 뽑아내는 모습이 고무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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