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오키나와 캠프 기간 중 첫 연습경기였던 주니치 드래곤즈와의 게임에서 4-10 완패를 당했다. 지난해와 이어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모토를 내세운 박진만 감독은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른 실전 연습경기를 치뤘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 과정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어 나름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삼성은 선발로 나섰던 황동재가 제구력 난조로 흔들리며 1이닝 5실점하는 부진 속에 불안한 출발을 했다. 5선발 후보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황동재로서는 첫 출발이 좋지 않았다. 첫 타자는 범타로 잘 막아냈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화근이었다. 안타와 연속 볼넷으로 주자를 모은 뒤 유격수 김동건의 실책으로 첫 실점, 이후 밀어내기 볼넷과 폭투, 적시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5실점하며 무너졌다. 1이닝 2피안타 4볼넷 5실점(3자책) 기록을 남기며 캠프 첫 실점 피칭에서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경기는 완패로 끝났지만 삼성 코칭스탭은 박권후, 홍승원 등 젊은 투수들의 호투에 기대를 모았다. 특히, 8회 마운드에 오른 홍승원의 눈에 띄었다. 홍승원은 3-10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등판해 첫타자를 삼진으로 잡아 내며 기세를 올렸다. 연이어 다음 타자에게도 삼진을 빼았으며 2이닝 3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2이닝 동안 허용한 피안타는 단 하나에 그쳤다.
4회 등판한 박권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권후는 2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볼넷 하나를 내준 것이 '옥의 티'였지만 5회에는 첫 삼자범퇴 이닝을 이끌어내면서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박권후는 "투구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이 좋지 못했다"며 다음 경기에서는 과정과 결과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시즌 불펜진의 부진으로 고심했던 박진만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하루빨리 성장해 불펜의 한 축을 맡아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임창민, 김재윤의 영입으로 뒷문 보강에 성공한 삼성으로선 이들의 성장이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한층 높아진 마운드의 높이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투수놀음'일 수 밖에 없는 야구의 특성상 믿고 맡길만한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타자 중에서는 리드오프로 나선 김지찬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 김지찬은 1회말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로 첫 포문을 연 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타를 치면서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였다.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김지찬은 100% 출루에 성공하며 지난 시즌의 부진에서 탈출하며 주전 2루수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 있음을 시위했다. 김지찬을 비롯해 김현준도 몸집을 키운 모습이 보였는데 힘을 키워 장타력을 보강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특유의 장점은 스피드와 민첩함을 자칫 잃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켜볼 대목이다.
아무리 연습경기라고 해도 패전이 기분좋을 수는 없다. 한일 프로야구 간에 전력 차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점수 차가 많이 나는 일방적인 경기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곤란하다. 빡빡한 스프링캠프 일정 동안 선수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정규 시즌에서 좋은 성적으로 되돌아올 수 있으려면 '지옥훈련'의 효율성도 따져 봐야 한다. 자칫 선수들의 부상과 피로로 이어진다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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