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 외야가 재편될 전망이다. 피렐라의 빈 자리는 새로 좌익수로 낙점된 구자욱이 메운다. 박해민이 LG로 떠난 뒤 주전 중견수로 성장한 김현준이 우익수로 자리를 옮기고 중원의 지휘관 격인 중견수는 김성윤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윤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까지 선발되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사실 김성윤의 활약은 그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포항제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7년 데뷔하였지만 2022년 시즌까지만 해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준 것이 없다. 주로 대수비 또는 대주자 역할에 그쳤었다. 163cm의 작은 키가 성장의 한계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빠른 발과 발군의 수비 능력이라는 장점을 착실히 살린데다 2023년 시즌 들어서는 타격에도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생애 첫 3할(.312) 타율에 20도루를 기록하며 삼성 라이온즈 외야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물론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도 대표팀으로 선발되는 영예를 누렸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시즌 김성윤의 활약에 큰 인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견실한 수비와 빠른 발을 가진 김성윤이 넓은 수비 범위로 구자욱과 김현준의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김현준의 수비능력 역시 결코 부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동안 붙박이 중견수로 활약했던 김현준에게는 한 단계 성장한 공격력을 주문하고 있다. 컨택 능력을 앞세운 똑딱이형 타자보다는 파워를 겸비한 중장거리포로 성장해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과거 왕조 시절의 주역이어던 박한이의 역할을 기대하는 눈치다. 장거리 레이스인 정규시즌에서의 체력 안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구자욱의 좌익수 이동을 두고는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다. 삼성 외야수 가운데 가장 강한 어깨를 지닌 구자욱에게는 우익수 자리가 제격이라는 얘기다. 지난 시즌 골든글러브 수상자이기도 하지만 수비 능력에서는 김성윤과 김현준에 비해서는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수비 부담을 줄여 타격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코칭스탭의 배려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아쉽게 3리 차로 타격왕 타이틀을 놓쳤던 구자욱으로서는 새로운 포지션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안정감만 생각한다면 김성윤과 김현준 간의 포지션 변경만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이렇게 전체 판을 뒤흔드는 것이 전반적인 전력 강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아직까진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의 감독의 실험이기 때문에 향후 얼마든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부디 박진만 감독의 구상이 혼란만 부추기는 악수가 되지 않고 보다 촘촘한 외야라인을 완성하는 ‘신의 한 수’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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