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을 그리다

가을 단풍의 명소 백양사 쌍계루를 마음에 담다 - 백양사

by 푸른가람 2022. 2. 19.
728x90

얘기는 참 많이 들었다. 불타오르듯 붉게 물든 애기단풍의 화려함은 그 무엇과도 비할 바가 아니라고.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백양사. 늘 마음뿐이었는데 마침 기회가 닿아 이름난 백양사 쌍계루(雙溪樓)를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단풍축제가 열리기 바로 일주일 전이었다. 조금 이른 단풍을 즐기려는 단풍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축제의 절정을 피해 여유롭게 백양사의 멋진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듣던 대로 참 좋았다. 사람들의 칭송(稱頌)이 결코 지나친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싶었다. 역시 단풍은 내장산이 최고인 게 맞나 보다. 내장산의 단풍잎은 크기가 작고 얇은 데다 고운 것이 특징이다. 모양이 갓난아이의 손바닥 같다 하여 흔히들 ‘애기단풍’이라 부른다.

이곳 백양사는 내장산 국립공원구역에 포함된 전남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에 위치하고 있다. 백양사의 원래 이름은 백암사였다. 백양사 뒤에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가 바로 백암산(백학봉)이라 산의 이름을 따 자연스레 백암사라 부른 듯하다. 백양사의 창건 시기는 백제 무왕 32년(631) 때로 전해진다. 승려 무환이 창건하였고 고려시대 때 중창되며 정토사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지금의 이름인 백양사로 개명되었다.

백양사는 하얀 양을 제도(濟度)했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인데 이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한다. 조선 선조 때 환양선사가 금강경을 설법하는데 수많은 사람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법회가 3일째 되던 날 하얀 양이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들었고, 7일간의 법회가 끝난 날 밤 스님의 꿈에 흰 양이 나타나서는 “저는 천상에서 죄를 짓고 축생(畜生)의 몸으로 태어났었는데 스님 덕분에 업장 소멸하여 다시 천국으로 환생(還生)하게 되었다”고 절을 하였다고 한다. 이튿날 암자 아래 가보니 흰 양이 죽어 있었고, 이후 절 이름을 백양사라고 고쳐 불렀다고 한다. 조계종 제18교구의 본사로 40여 말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백양사는 백암산의 기암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어디에서든 훌륭한 풍경을 선사한다. 백양사의 중심불전인 대웅전 뒤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9층 석탑이 있는데 세련되고 깔끔한 정제미를 보여준다.

방송에 소개된 덕분에 절을 좋아하는 사람 치고 백양사를 모르는 이는 드물다. 단풍이 아름답기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내장산에 자리하고 있다. 전남 장성 쪽에는 백양사가, 산 너머 전북 정읍 땅에는 내장사가 아름다움을 겨룬다. 전남 순천의 명산인 조계산이 선암사와 송광사라는 큰 절을 품어 안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

백양사가 유명해진 데에는 쌍계루와 애기단풍을 빼놓을 수 없겠다. 시조시인이자 사학자였던 노산 이은상 선생은 쌍계루 연못에서 바라보는 백암산의 풍광을 남도 최고의 절경(絶景)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나 역시도 우뚝 솟은 백학봉을 배경으로 쌍계루 앞 연못에 비친 화려한 단풍의 절경을 담고 싶어 늘 백양사를 그렸던 것이 사실이다.

백양사를 찾았던 날도 쌍계루 주변에는 새벽부터 많은 사진작가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소위 쌍계루 단풍 사진 포인트라고 불리는 곳은 이미 사람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좁은 징검다리를 건너갈 수도 없을 정도여서 잠시 기다려보기로 했다. 원하는 사진을 찍으면 자리를 비켜주겠거니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한참이 지나도 미동(微動)조차 없기에 결국 포기하고 백양사 구석구석을 둘러보기로 했다. 눈을 돌려 보니 쌍계루에 못지않은 훌륭한 풍경들이 백양사 곳곳에 있었다.

백양사는 백암산의 기암(奇巖)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어디에서든 훌륭한 풍경을 보여 준다. 참 좋은 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 분명하다. 대웅전 뒤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9층 석탑이 있는데 세련되고 깔끔한 정제미(精製美)를 보여준다. 백양사에는 대웅전 외에도 가장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극락전, 명부전, 사천왕문 등 많은 전각을 가지고 있다.

백양사가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쌍계루와 애기단풍을 빼놓을 수 없다. 시조시인이자 사학자였던 노산 이은상 선생은 쌍계루 연못에서 바라보는 백암산의 풍경을 조선 남도 제일의 절경(絶景)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백양사를 고불총림(古佛叢林)이라고도 하는데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와 더불어 조계종 5대 총림의 하나다. 승속(僧俗)이 화합하여 한 곳에 머무르는 모습이 나무로 가득 찬 숲과 같다는 뜻인데, 통상 총림으로 인정받으려면 참선수행을 위한 선원(禪院), 경전 교육을 위한 강원(講院), 계율 교육을 위한 율원(律院)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한다.

템플스테이(Temple Stay)도 꽤 활성화되어 있는 듯하다. 짧은 일정으로 예불과 참선, 음식 공양, 울력 등 사찰 생활을 체험해 보는 것부터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니 산사에서의 하룻밤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 덕분에 인파로 붐비기 전에 백양사 구석구석을 여유롭게 둘러보고 내려올 수 있었다. 백양사 입구 주차장까지 꽤 먼 거리를 걸어야 했지만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실컷 구경하며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으니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아름다운 가을날의 백양사 풍경이었다.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 백양사 #애기단풍 #여행 #고불총림 #장성군 #쌍계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