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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투타 조화 속에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삼성

by 푸른가람 2020.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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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키움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3 승리를 거두며 위닝 시리즈로 기분 좋게 마무리 했습니다. 최근 들어 투타의 조화를 이루며 팀 전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덕아웃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승부처마다 멋진 호수비들이 이어지며 마운드에 선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고, 젊은 선수들이 서로 힘을 북돋어주는 모습들이 눈에 띕니다.

최악의 침체에 빠져 있던 타선도 서서히 힘을 내는 모습입니다.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다녀온 박해민의 각성이 우선 돋보입니다. 복귀 후 공격과 수비는 물론 주루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줘 공격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구자욱이 가세한 삼성 타선은 한결 무게감이 실립니다. 챤스에서 중요한 한방을 쳐주는 이학주와 살리디노는 물론 주축 외야수들이 빠진 공백은 박찬도와 박승규가 훌륭하게 메꿨습니다.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닙니다만 강민호도 이제 2할 타율에 육박하고 있고,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이원석이 돌아온다면 삼성 타선은 좀더 탄탄해 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는 팀 배팅은 기본이고, 필요할 때마다 큰 것 한방이 터져 나와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오늘 승리로 삼성은 15승 18패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멀어져 보이던 승률 5할의 벽을 넘을 그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우익수로 출전한 삼성라이온즈 박승규가 두차례의 호수비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출처:오센]

라이블리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는 김대우가 오늘 경기에서도 안정적인 피칭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김대우는 2회 김혜성에게 3루타를 맞은 뒤 후속타자 전병우의 내야땅볼로 1실점했지만 5회까지 키움 타선을 4피안타 2사사구로 잘 틀어막으며 시즌 첫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물론 김대우의 기분 좋은 승리 뒤에는 야수들의 빛나는 호수비가 힘을 보탰습니다. 특히 3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박동원의 장타성 타구를 박승규가 신들린 듯한 다이빙캐치로 잡아낸 장면은 오늘 경기의 압권이었습니다. "미친 거 아니야"라는 박동원의 말처럼 그의 플레이는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김대우가 5이닝을 책임지고 마운드를 내려가자 삼성 벤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투수들을 차례로 등판시키며 그 위용을 뽐냈습니다. 비록 이승현이 2점짜리 홈런을 내주긴 했지만 노성호, 최지광, 김윤수로 이어지는 파이어볼러들은 상대 타선을 기죽이기에 충분한 위력적인 공을 던졌습니다. 우규민의 안정적인 마무리는 믿음을 줍니다. 9회 한이닝을 순삭시켜 버리는 모습은 끝판대장 오승환이 부럽지 않은 요즘입니다. 오승환의 컨디션이 100%에 오르기 전까진 삼성의 클로져는 우규민의 몫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빠른 공은 아니지만 코너 구석구석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제구력은 물이 오를대로 오른 모습입니다.

타선은 비록 7안타 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장타력을 앞세워 손쉽게 경기를 풀어 나갔습니다. 0:1로 뒤지던 2회말 이학주의 동점 홈런에 이은 박해민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손쉽게 경기를 뒤집은 삼성은 5회 박해민의 빠른 발로 한점을 보탰고, 구자욱의 큼지막한 우월 2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뭔가 한 부문에서 압도하는 타자는 없지만, 빠른 발과 기민한 주루 플레이를 펼칠 수 있고, 큰 것 한방을 쳐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가 타선에 많이 들어가 있어 시즌 초반처럼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주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 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어 봅니다.

공격력이 좀더 받쳐준다면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부터는 중위권에서 벗어나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젊은 투수들의 성장입니다. 원태인, 최채흥과 같은 선발자원은 물론, 일일이 이름을 거론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영건들이 실전경험을 쌓으며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들의 괄목상대 뒤에는 정현욱 코치의 지도력이 밑받침되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올 시즌 너무 거창한 목표를 잡기 보다는 젊은 투수와 야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가을야구에 도전할 수 있는 정도의 경기력만 보여준다고 해도 팬들은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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