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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1박2일' , 만원의 사직야구장에서 야생을 찾다?

by 푸른가람 2008.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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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드디어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관중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오늘도 역시 화끈한 3만의 부산갈매기들이 사직으로 날아와 누적관중 126만 6213명을 넘어선 것. 지금까지의 기록은 프로야구 최고의 황금기였던 1995년 LG가 기록했던 126만 4762명이었다.

사직구장을 가득메운 팬들의 성원에 걸맞게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산과 롯데의 경기도 재미 만점이었다. 5회까지 양팀은 0:0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선발 김선우와 송승준의 숨막히는 투수전은 그런데, 예상외의 대목에서 무너졌다.

이분들이 누구신가? 일요일 저녁이면 시청자들을 야생의 세계로 초대하는 인기 프로그램 '1박2일'의 6인방들이 사직구장에는 웬 행차였을까? 이곳은 대한민국의 오지마을도 아니고, 남쪽끝 섬마을도 아닌 데. 그들이 야생을 지향하고자 했다면, 그에 걸맞는 컨셉을 찾아야 했다. 물론 그들의 사직구장 방문 이벤트가 프로야구 흥행에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날 이 역사적인 현장을 함께 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불편함을 감수하며 기다린 팬들에게 그들은 전혀 환영받지 못할 행동을 했고, 많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관중을 출입을 통제하고, 제 자리에 앉지 못하게 했고, 프로그램 촬영을 위한 '쇼' 때문에 선수들은 기다려야만 했다. 이런 야구외적인 요인들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면 향후 방송사와 프로야구단 프런트는 이런 류의 이벤트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오늘 경기는 김동주의 결승 솔로홈런 덕분에 두산이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사실 8회말 롯데 가 4득점하며 경기를 5:3으로 뒤집을 때만 해도 롯데가 잔칫날을 멋지게 자축하는가 싶더니 최강 마무리 코르테스가 유재웅에게 동점홈런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로서 양팀은 한치의 양보없는 2위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롯데와 두산, 아이러니하게도 시즌 최종전이 가까와질수록 최후의 승자를 점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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