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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2승 1패는 거뒀어야 하는 시리즈였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 시작은 신명철의 어이 없는 실책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무수한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무기력한 타선이 더 문제다. 넥센이 만만한 팀은 아니지만 분위기상 넥센을 제물로 삼아 상위권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던 삼성이기에 목동에서 당한 2패가 뼈아프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출발은 삼성이 좋았다. 삼성은 1회초 최형우의 2루타와 배영섭의 내야땅볼로 2점을 선취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넥센 선발 김성현은 3회를 제외하고는 매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위기에서 무너지지는 않았다. 5.1이닝 안타 3개와 사사구 5개를 내주고 3실점(2자책) 했지만 적재적소에서 추가점을 빼내준 타자들 덕분에 첫 승을 기록하게 됐다.
물론 김성현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이는 경기였지만 바꿔 말하자면 그만큼 삼성 타자들이 못친 것이기도 하다. 경기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진 투지는 칭찬할 만 하지만 그 숱한 챤스에서 승부를 결정지어 줄 수 있는 종결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류중일 감독이 큰맘먹고 내세운 배영섭 5번 카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진 못했다.
화끈한 공격야구를 표방했던 류중일 감독의 약속은 현재까지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당초 팬들이 기대했던 방향과 다르게 타선이 꾸려지는 면도 있고, 선수들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주지 못하는 점도 분명 있다. 몇 년동안 계속해 습관처럼 굳어버린 야구를 한순간에 뒤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말 뿐이 아닌 그 과정에서도 진정성이 보여졌으면 좋겠다.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했던 팬들이 많기에 시즌 초반의 실망과 의심도 큰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 삼성이 얻은 수확이 있다면 단 한가지. 그동안 계속되는 등판에 지친 필승조에게 모처럼 꿀맛같은 휴식이 주어졌다는 것 그것 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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