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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김인식표 믿음의 야구, 잠들어있던 추신수를 깨우다

by 푸른가람 2009.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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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매직이 국제무대에서 또 한번 마력을 발휘하고 있다. 제1회 WBC대회에 이어 2회대회에서도 한국을 4강에 올려놓자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언론에서도 그의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마치 예상이나 한 듯 예정된 시나리오처럼 경기를 풀어나가는 한국팀을 두고 '김인식 매직(magic)'의 승리라고 칭송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매직'이라는 말로 김인식감독을 논하는 것은 국민감독에 대한 결례임에 틀림없다. 매직이라기 보다는 특유의 김인식표 믿음의 야구요, 철저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에 따른 승리였기 때문이다. 베네주엘라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김인식감독이 추신수 선수에 대해 보여준 믿음은 일반인들이 보기엔 '집착'처럼 보였을 수도 있을만큼 뜻밖이었다.

한국팀 유일의 메이저리거 추신수에 대한 코칭스탭의 기대는 사뭇 컸다. 그렇기 때문에 추신수의 소속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다소 해괴한 조건까지 감수하며 그를 대표팀에 합류시켰던 것이다. 주위의 기대와 관심이 부담이 됐던 것일까? WBC 개막과 함께 시작된 부진의 수렁 속에서 그는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던 지난 20일 일본과의 순위결정전에서도 추신수의 헛방이질은 계속됐다.

당연히 베네주엘라와의 준결승전 선발 라인업에서 그의 이름 석자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상됐다. 대타, 대수비, 대주자로나 간간히 얼굴을 비추지 않을까 하는 야구팬들의 생각과는 달리 김인식감독은 그를 6번타자로 지목했다. 이번 대회 개막이후 처음으로 우익수 수비로도 나가게 했다.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 했던가. 추신수가 딱 그랬다. 목숨까지는 아닐지라도 그의 조국 대한민국을 제2회 WBC대회 결승으로 견인하는 결정적 한방을 터뜨린 것이다. 1회 첫 타석에 들어설때까지 그의 타격 성적은 10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1할대의 빈공에 허덕이던 빅리거 추신수는 다져스타디움 한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호쾌한 3점 홈런으로 김인식감독의 끈질긴 '믿음'에 화답했다.

김인식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추신수가 결국 해낼 줄 알았다. 베네주엘라 선발 실바의 주무기가 싱커였고, 추신수의 스윙이 어퍼스윙이기 때문에 딱 맞아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인식 감독의 믿음에는 막연한 감 뿐만 아니라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국민감독' 김인식표 믿음의 야구가 대한민국을 세계정상에 올려놓는 순간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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