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구단이 2009년 유니폼을 변경하면서 유니폼에 영문 표기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982년 프로야구 개막 이후 유니폼에 선수명이 영문으로 표기된 것은 유일무이하다. 한화 구단은 영문표기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화 유니폼 공식 공급업체인 (주)맥스스포츠사가 밝힌 내용이다. "한화팬들이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성을 뺀 이름을 영문으로 표기했으며, 밝은 느낌을 주기 위해 종전 검은색이던 이름을 오렌지색으로 바꾸었다."
1년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었던 분이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Business Friendly에 이어 English Friendly까지. 오렌지 하면 못알아 듣더니 어륀지하니까 알아 듣더라는 영어 몰입교육이 프로야구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팬들이 친근감을 느끼기 위해 선수 이름을 영문으로 표기하겠다는 발상은 "친근함"과는 상관없는 불편함과 어색함을 줄 가능성이 더 많다.
프로야구의 세계화를 위한 시도라면 맘에 들지 않지만 이해해 줄 만 하다. 그러나 이도저도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가 영어권으로 TV중계되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 관중이 야구장에 가득차는 것도 아니다. 프로야구 관중의 대다수는 그다지 영어와 친근하지 않다. 분명 지나친 비약이겠지만 야구장을 찾는 영어 문맹의 팬들에게 새로 영어 알파벳 공부를 강요하는 것이 야구팬들에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조치일까 의구심이 든다.
오히려 세계화를 위한 노력은 정반대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영어가 아닌 한글의 세계화에 프로야구가 앞장서려는 노력이 야구팬들과 국민들에게 더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반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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