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잠실구장 축소, '팬을 위한' LG의 모험?

by 푸른가람 2009. 2. 14.
728x90

올시즌 또다른 흥미거리가 하나 생겼다. LG구단이 올시즌 홈경기때 잠실구장 외야펜스를 앞당긴다고 한다. 이동이 가능한 착탈식 안전펜스를 제작해 현재보다 중앙펜스를 4m 앞당기고 높이도 2m로 낮출 계획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 잠실구장의 현재 크기는 중앙이 125m, 좌우측이 100m다.

이동형 착탈식 안전펜스는 지금 설치되어 있는 잠실구장 펜스와 동일한 재질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조립과 해체에 2, 3시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아 경기진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함께 쓰고 있는 두산은 그리 탐탁지 않아 보인다. 굳이 펜스를 줄여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혹여 이동식 펜스 설치, 해체로 인해 선수들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염려도 되는 눈치다.

LG의 공식적 입장은 이렇다. 잠실구장이 지나치게 크다보니 야구의 꽃인 홈런이 적고, 자연스레 팬들의 흥미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모든 선택이 오로지 팬들을 위한 배려라는 것이다. 관중본위의 야구를 하겠다고 한다. 앞으로도 팬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해보겠다는 LG구단의 팬사랑이 눈물겨운 대목이다.

그러나 순전히 팬만을 위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LG가 이동식 펜스까지 설치해가며 펜스 길이를 줄이는 것은 팀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구장이 너무 큰 탓에 펜스 바로 앞에서 잡혀버리는 '아까운' 홈런성 타구가 많았다는 것이다. 중거리타자 위주로 타선이 짜여진 LG로선 펜스를 줄임으로써 훨씬 더 많은 홈런숫자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FA로 새로 영입한 이진영과 정성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 역시 양날의 칼일 수 밖에 없다. 투수 위주의 구장을 타자친화적 구장으로 바꿀 경우 물론 연간 홈런숫자는 조금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허약한 투수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야플라이에 그쳤을 평범한 타구가 이동식 펜스 너머 홈런타구가 될 때 투수들이 느끼는 충격은 상당할 것이다.

어찌됐든 새로운 변화를 위한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것이 팬들을 위한 변화라면 더욱 그러하다.   '팬을 위한' LG의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들의 바람처럼 잠실구장이 홈런공장으로 탈바꿈할 지 지켜볼 일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