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을 완벽하게 되찾은 디아즈의 홈런쇼가 연달아 터지고 있습니다. 묘하게도 그 시점이 박진만 감독과의 면담 이후라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야구팬들은 이를 두고 ‘진실의 방' 효과라고 부르며 긴 슬럼프에서 완벽하게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구자욱과의 면담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 모든 것이 연승을 타고 있는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얘기겠죠.
27일 NC전은 어깨 염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던 레예스의 복귀전이기도 했습니다. 선발 복귀전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습니다만 레예스는 에이스다운 피칭으로 5이닝 무실점 승리를 따냈습니다. 투구 이닝에 제한을 걸어두었던만큼 완벽한 부상 회복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별다른 몸의 이상은 없다고 하니 다음 등판이 기대됩니다.
삼성은 1회말 공격에서 1사 1루에 주자를 둔 상태에서 3번타자 구자욱의 벼락같은 130m 짜리 대형 선제 투런포가 터지며 경기를 리드해 나갔습니다. 기나긴 부진의 늪에서 중심 타자 구자욱이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여전히 완벽한 모습은 아닙니다만 선구안을 키우고 컨택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3할 타자의 반열에 올라있으리라 믿어 봅니다.
4번 타자 르윈 디아즈는 정말이지 물이 올랐습니다. 이번 주 출전한 다섯 경기 모두에서 멀티 히트와 타점을 기록했습니다. 홈런도 5개나 몰아치며 시즌 통산 11개로 홈런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삼성 라이온즈가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홈런 펑펑 터뜨려주는 외국인 타자를 드디어 찾은 걸까요. 디아즈의 활약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디아즈 외에도 이재현, 류지혁이 3안타씩을 치며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불펜 투수들이 조금 아쉬운 피칭으로 중반 이후 실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타자들이 알토란 같은 영양가 만점의 추가점을 뽑아준 것이 결국 시리즈 스윕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조금 부진했던 배찬승, 이호성 등 젊은 투수들은 기복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삼성 불펜에서 사실상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는 이재희가 다시 한번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라 불펜의 힘이 약화된 것이 노출되었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틸 수 밖에 없습니다. 이재희가 그러했듯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불펜진들의 분발을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덧붙이자면 김재혁의 중견수 기용은 정말이지 오늘 경기의 ‘옥의 티'였습니다. 옥의 티로 그친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돕니다. 물론 눈감고 잡을 정도의 쉬운 뜬 공은 아니었지만 평균 정도의 수비력을 가진 프로 선수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습니다. 타구 판단 미스로 리그에서 가장 발이 느린 김형준에게 3루타를 허용했고, 결국 위기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김재혁 선수를 지켜보자면 수비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방망이가 좋은 것도 아닌데 왜 굳이 중견수 수비로 기용하는 것인지 박진만 감독의 속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물론 감독이 특정 선수를 이뻐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후반에 경험치를 먹이고 싶다면 코너 외야수로도 충분합니다. 중견수 자리는 그리 만만하게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실수를 선수도, 감독도 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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