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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KT 1차전] 김현준이 쏘아올린 기적의 개막경기 역전승

by 푸른가람 2024.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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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2024년 프로야구 개막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삼성은 23일 수원 구장에서 펼쳐진 KT 위즈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10회초 김현준의 역전 적시타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은 마무리 오승환의 역투에 힘입어 6-2 승리를 거두며 개막전 5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났습니다.

경기 중반까지는 팽팽한 한 점 차 승부가 이어졌습니다. 선발 쿠에바스와 코너 시볼드의 위력적인 투구가 양 팀 타선을 봉쇄했습니다. 삼성이 2회초 강민호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하며 앞서 나갔습니다. 쿠에바스의 높은 코스 빠른 공을 놓치지 않고 공략해 수원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팀에 귀중한 리드를 안겼습니다. 


KT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3회초 천성호의 내야 안타때 유격수 김영웅의 송구가 실책으로 이어지며 1사 2루 극점 기회를 맞았고 배정대의 빗맞은 우전안타가 이어지며 1-1 동점을 만든 데 이어 4회말에는 4년만에 KBO 리그로 복귀한 로하스가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수원구장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을 열광하게 만들었습니다. 코너 시볼드가 투구 후에 고개를 숙일 정도로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역전타를 터뜨리는 모습은 로하스의 위력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삼성 선발 코너 시볼드는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투구수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며 6회까지 마운드를 꿋꿋하게 지켰습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0km/h에 달했고 변화구의 제구력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김영웅의 송구 실책, 천성호의 강습타구 등 운이 따르지 않는 모습이 선수에게는 아쉬웠겠지만 뷰캐넌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만큼 훌륭한 투구였습니다. 코너 시볼드는 6회까지 87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4피안타(1홈런)으로 2실점했지만 6회 박병호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기 전까지 단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교착 상황이 이어지던 7회초 선두타자 류지혁이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어 박진만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는 강한울이 대타로 나서자 KT는 이상동에 이어 주권을 네번째 투수로 투입하며 급한 불을 끄려 했습니다. 최근 개막전 5연패의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박진만 감독은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며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습니다. 김영웅이 삼진으로 물러난 이후 김지찬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행운의 안타로 류지혁을 불러 들이며 2-2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습니다. 중견수 배정대가 몸을 날렸지만 한뼘이 모자랐습니다. 

7회부터 삼성도 601 세이브에 빛나는 강력한 불펜진을 가동했습니다. 코너 시볼드가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키움에서 영입한 임창민(122세이브)이 7회 등판해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고 8회에는 KT의 마무리였던 김재윤(169세이브)이 마운드를 이어 받았습니다. 두 선수 모두 긴장감 탓인지 첫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곧바로 영점을 잡으며 삼성 입단 이후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강백호의 홈런성 타구가 펜스 앞에서 김성윤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간 순간 김재윤도 한숨을 쓸어내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압권은 8회말 1사 3루에서 로하스를 고의 사구로 내보내고 4번 타자 박병호를 상대한 장면이었습니다. 박병호로선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옛 동료였던 김재윤을 적으로 만나 첫 대결을 펼쳐야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숨막히는 승부 끝에 두 선수의 대결은 예상밖으로 전개되었습니다. 3루 견제 상황에서 배정대가 홈을 노렸고 아슬아슬한 승부 끝에 결국 아웃으로 이닝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원심은 세잎이었지만 비디오 판독까지 이어졌고 결국 원심이 번복됐습니다. 삼성 입장에선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삼성 내야수의 기민하지 못한 대처는 위험했습니다. 홈 송구로 이어지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귀중한 결승점을 내 줄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반드시 복기해야 할 상황입니다. 


승부는 연장에 접어 들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10회초 삼성은 구자욱과 맥키넌의 안타로 득점 기회를 잡았고 강민호가 고의 사구로 걸어 나가며 챤스를 이어 갔습니다. 절호의 역전 기회에서 박진만 감독은 대타 김현준 카드를 꺼내 들었고, 기대대로 김현준은 중전 적시타로 팀에 귀중한 역전 점수를 안겼습니다. 

이후 류지혁의 밀어 내기 타점과 김영웅의 쐐기 2타점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양 팀의 점수 차는 6-2, 넉점 차로 벌어졌고 결국 승부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마무리 오승환이 10회도 마운드에 올라 깔끔하게 승리를 지켜내며 삼성은 지긋지긋하던 개막전 5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나며 2024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들었습니다. 상쾌하게 새 시즌을 시작한 삼성의 다음 경기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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