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천신만고 끝 6연패 탈출한 삼성, 클로저는 오승환뿐일까

by 푸른가람 2023. 4. 14.
728x90

삼성이 6연패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연패의 깊은 늪에서 빠져 나온 것은 다행스런 일이나 경기 내용은 좋지 못했습니다. 박진만 감독과 덕아웃의 투수 운용도 합격점을 받기 어렵습니다. 특히 마무리 오승환은 석 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지만 타선의 분발로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기량이 미치지 못하는 선수를 탓해야 할 지, 그런 선수를 꾸역꾸역 마무리로 기용하는 코칭스탭의 무심함을 꼬집어야 할 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잃지 않고 올 시즌 초반도 파죽지세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SG와의 경기는 쉽지 않은 경기입니다만 어제 경기는 1회부터 터진 활발한 타선의 힘으로 리드를 잡았습니다. 김동엽과 오재일의 백투백 홈런 등으로 1회에만 무려 5득점하는, 삼성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김동엽은 다음 타석에서도 홈런을 터뜨려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높은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부진의 늪에서 헤매던 김동엽이었기에 팬들의 반응은 누구보다 뜨거웠습니다. 친정팀을 상대로 한 활약이었기에 더욱 뜻깊은 경기기도 했을 겁니다.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홈런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던 오재일도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상황이기에 김동엽이 제 역할만 해 준다면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는 삼성의 공격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어제 경기 구자욱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8회 1사 상황에서 5개의 아웃카운트를 남겨 놓고 너무 빨리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SSG 타선에 농락당하며 경기는 8-9로 역전 당하고 말았습니다. 남은 반격 기회는 단 두 차례. 이렇게 경기를 내준다면 지난해 13연패를 능가하는 역대급 기록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자욱이 구세주로 나섰습니다.

구자욱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우측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으로 야구장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꾸는 결정적인 한방이었습니다. 이후 오재일, 김동엽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삼성은 끝내 경기를 다시 뒤집었고 오승환이 9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삼성의 중심타자들이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오승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이미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오승환의 마무리 기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한 바 있습니다. 오승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보이고 있는 박진만 감독의 입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규시즌 개막이 되자마자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요한 승부처에 등판해 팀 승리를 견고하게 지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대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전혀 주지 못하는 클로저는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물론 오승환이 아니면 누구를 마무리 투수로 내세워야 하는가에 대한 설왕설래는 있을 수 있습니다. 차세대 마무리를 육성하지 못한 프런트에 책임이 있습니다. 언제까지 '끝판대장' 오승환의 이름값에 기대 팀을 운영해서는 미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벌써 은퇴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입니다. 현실을 직시합시다. 마무리 투수는 압도적이어야 합니다. 지금의 오승환으로는 어렵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습니다. 천하의 오승환이라고 해도 이 절대명제를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단장과 감독 등 팀 관계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지켜보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