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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20승 노리는 장원삼, 다승왕 논란 잠재울 수 있을까?

by 푸른가람 2012.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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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수해만 되면 펄펄 나는 장원삼(삼성)이 다승왕 등극은 물론 지난 1999년 정민태(당시 현대, 20승 7패) 이후 맥이 끊긴 20승 고지 달성을 노리고 있다. 장원삼은 17일 현재 20경기에 등판, 14승 4패 평균자책점 3.62을 기록하고 있다. 2번의 구원 등판에서 1승을 올린 것을 제외하면 13승이 선발승이다.

후반기 들어서도 4경기에서 3승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일단 분위기는 좋다. 변수가 있다면 남은 경기 일정상 몇번이나 더 등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167일 현재 98경기를 치른 삼성은 잔여경기로 35게임을 남겨두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7번 정도의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비로 순연된 경기 일정에 따라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

지난 2006년 현대에 입단해 12승 10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하며 일약 좌완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장원삼이었지만 홀수해만 되면 부상과 부진으로 제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한차례 트레이드 파동까지 겪으며 마침내 삼성으로 이적한 이후에도 반갑지 않은 '홀수해 징크스'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적 첫해인 2010년 13승 5패 평균자책점 3.46을 올리며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이듬해인 2011년에는 8승 8패 평균자책점 4.15로 또다시 추락했다. 홀수해 징크스를 의식한 것이 오히려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해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와 아시아시리즈에서 연이어 호투한 것은 2012년 시즌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절치부심 끝에 남다른 각오로 시작한 장원삼의 2012년 시즌은 화려했다. 4월 17일 두산전에서 1이닝 8실점하는 등 시즌 초반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벤치의 신뢰 속에 자신감을 회복하며 승수 쌓기에 나섰다. 7월 10일 LG전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오른 장원삼은 후반기 들어서도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2위권과의 거리를 벌이고 있다.

14승의 장원삼에 이어 11승의 탈보트(삼성), 나이트(넥센), 니퍼트(두산), 10승의 유먼(롯데), 주키치(LG) 등 외국인 투수들이 사이좋게 뒤를 쫓고 있다. 현재 페이스와 남은 일정을 고려해 볼 때 장원삼이 최초로 다승왕에 오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다소 버거워 보이긴 하지만 시즌 20승에도 도전해 볼만 하다. 넘어야 할 장벽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든든한 불펜과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고 있어 가능성은 높다.

문제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영양가 논쟁이다. 역대로 다승왕에 오른 투수는 그야말로 리그를 지배한 에이스였다. 지난해 17승 5패 평균자책점 2.45, 178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윤석민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은 물론 승률까지 투수 부문 4관왕에 올라 정규시즌 MVP를 차지할 정도로 완벽했다. 2010년 시즌 다승왕 김광현(17승 7패, 평균자책점 2위 2.37, 탈삼진 2위 183개)도 마찬가지였다.

그에 비해 장원삼의 기록이 역대 다승왕 수상자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 다승왕 자격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3점대 중반(3.62, 13위)의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1위 류현진(147개)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탈삼진 숫자(91개, 4위), 상대적으로 높은 피안타율(.255, 8위)과 WHIP(1.23, 6위) 등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18번의 선발 등판 가운데 퀄리피 피칭이 겨우 9번에 불과하다는 것도 야구팬들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4점대의 저조한 평균자책점(4.32)에도 불구하고 14승 5패를 거두며 다승 1위에 올랐던 같은 팀 윤성환의 경우와 비슷하다.

투수의 능력을 재는 잣대는 다양하다. 혹자는 보다 많은 승리를 기록한 투수를, 혹은 보다 낮은 평균자책점과 WHIP를 기록한 투수를 선호할 수도 있다. 그 외에 사이버 메트릭스 등 기존 기록의 헛점을 보완해주는 다양한 기법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보여지는 기록만 놓고 보자면 2012년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장원삼은 물론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까다로운 잣대로 시니컬하게 선수를 평가하기 보다는 지금 당장은 좀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격려하고 박수를 쳐주는 아량이 필요해 보인다. 만약 장원삼이 13년만의 20승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면 그를 둘러싼 논란들도 사그라들 수 있을까?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446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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