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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수비가 무너진 SK, 정우람마저 무너졌다 - 삼성 vs SK 8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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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8회까지 2:4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삼성이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SK 마무리 정우람을 무너뜨리며 연패 위기에서 기사 회생했다. 오늘 승리로 시즌 25승(1무 25패)을 올리며 다시 한번 5할 승률에 복귀한 삼성은 다시 한번 반전의 기회를 잡게 됐다.

어제 경기에서 어처구니 없는 역전패를 당했던 삼성으로선 오늘 경기마저 무기력하게 내줬다면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 승리는 사뭇 의미가 크다 할 수 있겠다. 9회초 단 한번의 공격 기회를 남겨둔 상황에서 마운드에는 최근 경기에서 난공불락의 최강 마무리 역할을 맡아온 정우람이 등장했다면 SK의 승리는 거의 확정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 선수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 역시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은 것이 승인"이라고 밝혔든 것처럼 선두타자 박석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이후 9회에만 4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순식간에 3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여기에는 SK답지 않은 수비 실책도 곁들어졌다.  9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진갑용이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를 날리자 SK 중견수 김강민은 홈을 포기하고 3루로 뛰고 있던 2루 주자를 노렸다. 하지만 3루수 최정이 이 공을 놓치며 2루주자 강봉규까지 홈을 밟았고, 1루 주자는 3루까지 내달렸다.


허무하게 동점을 내 준데 이어 역전주자에게 3루 베이스를 허용한 SK로선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다양한 작전이 시도될 수 있는 상황에서 다음 타자 김상수의 선택은 스퀴즈 번트였다. 이때도 SK는 아쉬운 수비로 땅을 칠 수 밖에 없었다. 김상수의 타구를 1루수 박정권이 정확하게 포구했더라면 3루주자를 홈에서 충분히 아웃 시킬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글러브 속에서 공을 더듬는 사이 역전 주자는 무사히 홈을 밟았고 이 점수가 오늘 경기의 결승점이 되었다.

어제 경기 투수 교체를 두고 불거진 비난을 의식한 탓인지 류중일 감독은 8회부터 마무리 오승환은 마운드에 올렸다. 물론 오승환의 등판은 그의 투구 감각을 살려주기 위한 배려였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오승환과 팀에게 귀중한 1승을 안겨주는 최고의 선택이 되었다. 오승환은 1과 2/3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해 사사구 하나를 내주긴 했지만 무안타 탈삼진 2개로 호투했다.

2군에서 돌아온 삼성 불펜진의 핵심 안지만과 권혁도 모처럼 선을 보였다. 안지만은 7회말 심창민의 뒤를 이어 2/3이닝 동안 4명의 타자를 상대해 사사구 2개와 탈삼진 1개를 기록했고, 8회에 등판한 권혁은 타자 2명을 맞아 사사구 하나를 내줬다. 두명 모두 실점을 허용하진 않았지만 제구력에서는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하진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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