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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대포 군단의 향수를 떠올려준 삼성의 홈런 레이스 - 삼성 vs 두산 7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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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모처럼 활발하게 터진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전날 두산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탈보트와 김선우의 선발 맞대결은 애시당초 투수전 보다는 활발한 타격전이 예상되었다. 전날 삼성이 3안타 1득점, 두산이 6안타 2득점의 빈공에 시달렸던 것이 오히려 타자들의 집중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1회부터 양팀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두산이 1회초 1사 1,2루에서 김동주의 적시타로 기분좋은 선취득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리자 삼성 역시 1회말에서 화끈하게 응수했다. 모처럼 중심타선이 이름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줬다. 3번타자 최형우가 깨끗항 우전 적시타로 배영섭을 불러 들이며 손쉽게 동점을 만들어주자 4번타자 이승엽은 큼지막한 중월 투런 홈런으로 단숨에 경기를 역전 시켰다.

시즌 10호 홈런이자 8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최근 들어 타격 하향세가 우려되던 상황에서 터져나온 홈런이라 더욱 더 의미가 깊었다. 한 타순 건너 박석민이 김선우의 바깥쪽 변화구를 밀어쳐 솔로 홈런을 기록함으로써 류중일 감독이 그려오던 삼성 중심타선 3인방의 청사진에 마침내 화룡점정을 찍었다.


어제부터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를 4번타자 이승엽 앞에 배치하는 파격을 보였다. 어제 경기에서는 중심타선이 무안타의 빈공으로 물러난 탓에 재미를 못봤지만 오늘 경기에서 비로소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아 돌아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알게 모르게 이승엽을 의식할 수 밖에 없었던 최형우를 3번에 포진시킴으로써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 주려는 류중일 감독의 배려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삼성의 리드는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김선우가 1회말에 급격하게 흔들리다 안정을 되찾아 5이닝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간 데 반해  탈보트는 던지는 내내 불안했다. 타자들이 힘을 내서 역전을 시켜주었지만 리드를 지켜내기엔 탈보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거의 매회 위기를 맞은 탈보트는 결국 3이닝 8피안타 1볼넷 4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강판당했다.

4:7로 끌려가던 삼성 타선이 5회말 또한번 힘을 내며 휘몰아쳤다. 1사후 박한이의 안타와 최형우의 적시 2루타로 추격의 불씨를 당긴 삼성은 6회말 두산 마운드가 노경은으로 교체되자마자 박석민의 솔로홈런과 배영섭의 싹쓸이 3루타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한번 불붙은 삼성 타선은 7회에도 박석민의 적시 2루타와 진갑용의 투런 홈런 등으로 두산의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9회초 두산의 마지막 반격을 오승환을 내세워 막아낸 삼성은 하루만에 다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될듯 될듯 하면서 5할 승률에서 치고 올라갈만한 힘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삼성이 올시즌 우승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면 지금부터는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행보에 나서야 할 시점이지만 무언가 힘에 부쳐 보인다.

무엇보다 내일 두산과의 주말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주에는 광주에서 KIA와의 3연전, 문학에서 SK와의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비록 7위에 처져 있다고는 하지만 KIA는 만만찮은 상대다. 새롭게 형성된 라이벌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KIA라는 산을 넘어서면 1위를 달리고 있는 SK가 버티고 있다. 말 그대로 산 너머 산이다. 어찌보면 다음주가 삼성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잡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서게 되는 셈이다. 보다 편한 마음으로 원정 6연전에 나서기 위해서는 그래서 내일 경기 승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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