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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442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세상을 잊고 나를 찾는 시간 병산서원 만대루에 올라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는 느낌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번잡한 속세와 떨어진 사찰, 서원 등 오래된 건축물에 들어서면 누구나 심적 평안을 얻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치 시간이 멈춰 서 있는 듯한 느낌. 복잡다단하게 흘러가는 세상일엔 전혀 무관심한 듯한 자연에 동화되는 듯한 기분은 병산서원이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처음 병산서원이란 곳을 찾게 된 것도 역시 사진이란 취미 덕분이었다. 그러니까 '06년 여름쯤 안동으로 1박2일 동호회 출사를 떠나게 된 것이 병산서원과의 첫 만남이었던 셈이다. 출사코스 중에 한곳으로 하회마을 인근의 병산서원을 잡았으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병산서원에 대해 전혀 무지했었다. 하물며 하회.. 2009. 1. 11.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들다는 문경새재 문경새재의 이름을 두고 여러가지 얘기들이 있다. 새재를 뜻 그대로 한자로 풀이하면 조령(鳥嶺)이다. 백두대간의 조령산 마루를 넘어가는 고갯마루니 새재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들만큼 험한 고개라는 얘기일 것이다. 혹은 새로 만들어진 재라 해서, 또는 하늘재와 이우리재의 사이에 있어 새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나 하나의 별칭일 뿐, 타당하진 않을 것 같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식 홈페이지( http://saejae.mg21.go.kr/ )에서도 그 유래를 위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문경새재는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일원에 위치하고 있다. 이 재는 예로부터 영남과 수도권을 잇는 군사, 행정, 문화, 경제적 요충지였다. 조선시대 한양에 과거를 보러 올라가는 영남유생이 필히 거쳐가.. 2009. 1. 11.
자연과 어울어진 유서깊은 경주 양동민속마을 경주 양동민속마을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양동마을 자체가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진이란 걸 취미로 시작한 이후 첫 단체출사란 것을 가게 된 곳이기 때문이다. '06년 2월의 어느날, 매섭게 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무색하리만큼 봄날씨처럼 따뜻했던 날에 수십여명의 동호회 회원들이 양동마을 주차장에 집결했다. 서울, 수원, 대전, 부산, 대구 등 그야말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여든 사람들과의 첫만남. 이후 몇몇은 연락이 끊겨 이제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조차 없지만, 아직까지도 함께 사진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 곳이 바로 이 양동민속마을인 것이다. 경주에서 십수년을 살았으면서도 정작 이 곳을 한번도 찾아보지 않았다는 것도 아이러니긴 하다. 하긴 경주.. 2009. 1. 11.
아름다운 물돌이, 육지속의 섬마을 회룡포 물굽이쳐 돌아가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많이 있지요. 제가 다녀본 곳 중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예천 회룡포, 안동 하회마을(부용대), 상주 경천대 이렇게 세곳입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되는 예천 회룡포(회룡대)를 소개할까 합니다. 회룡포는 비룡산 산자락이 둘러싸고,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 도는 육지속 섬마을입니다. 원래 이름은 의성포였는데, 경북 의성군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많아 회룡포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합니다. 내성천이 마을 주위를 350도 휘감아 돌고, 냇가에는 고운 모래밭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마을 건너편 비룡산에 있는 전망대(회룡대)에 오르면 회룡포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지요. 회룡포는 행정구역상 경북 예천군 용궁.. 2009. 1. 8.
고향의 가을 들녘, 그리고 코스모스 제 고향은 경북 상주라는 곳입니다. 경북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그리 크지 않은 중소도시이지요. 속리산을 경계로 충북 보은과 접해 있고 김천시, 문경시, 구미시, 의성군, 예천군이 인근에 있습니다. 지금이야 그리 큰 도시가 아니지만, 신라시대 이래로 인근지역의 중심지로 역할을 해왔습니다. 현재 '경상도'란 명칭이 경주의 '경'자와 상주의 '상'자를 따와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아는 분들은 많지 않겠지만 그 정도로 큰 도시였습니다. 인근의 도시들이 6, 70년대부터 고속도로 개통,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온 것에 비해 상주는 제 자리 걸음을 걸었습니다. 오히려 퇴보한 셈이지요. 고향을 떠난 것이 1982년, 제가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 4학년때습니다. 벌써 삼십년 가까이나 흘러 버.. 2008. 12. 7.
흥덕왕릉의 황홀한 빛내림을 기다리며 잘 가꿔진 소나무숲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는 흥덕왕릉은 경주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경주시 안강읍 육통리에 위치해 있다. 대다수 신라 왕족의 무덤이 시내 중심지에 위치해 있는 것과 비교해 이채롭다. 흥덕왕은 신라 제42대(826-836년 재위) 임금으로 본명은 수종(秀宗), 경휘(景暉). 헌덕왕의 아우로 형이 애장왕을 몰아내고 왕이 되는데 큰 공헌을 세웠고, 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기도 했다. 흥덕왕보다 더 유명한 장보고를 청해진 대사로 임명해 서해의 해상권을 장악했고, 당에서 들여온 차 종자를 지리산에 심어 재배케 한 것 등이 치적으로 알려져 있다. 왕후였던 장화부인 김씨(후에 정목왕후로 추봉됨)를 깊이 사랑했던 까닭에 사후에 이 곳에 합장되었다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전하고 있다. 신라 역대왕릉.. 2008. 12. 5.
부처님의 미소처럼 편안함을 주는 영천 은해사 영천 은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의 본사이다. 경북 영천시 청통면의 팔공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고찰로 신라 헌덕왕 1년(809년)에 혜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원래 이름은 해안사(海顔寺)였지만 조선시대에 은해사(銀海寺)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공통적으로 바다 해(海)자가 절 이름에 들어가 있는 것이 이채롭다. 아시다시피 영천은 바다와는 한참이나 떨어져 있는 내륙도시이다. 부처님의 미소처럼 편안함을 주는 곳. 이것이 은해사의 느낌이다. 사실 이 느낌은 여느 사찰도 마찬가지긴 하다. 속세의 번잡함을 잠시나마 잊고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은해사를 찾은 보람이 있다 할 것이다. 사찰로 들어서는 길가의 초입에서 만나게 되는 소나무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사람의 기분.. 2008. 12. 5.
흰 눈과 푸른 대나무숲이 운치를 더해주는 담양 소쇄원 2006년 10월 개봉했던 영화 '가을로' 덕분에 여러 곳을 다녀보게 됐다. 그 중 한곳이 바로 이 담양 소새원이다. 영화속 민주(김지수)가 띄운 단풍잎이 현우(유지태)에게 다다르는 장면이 나오는 곳이다.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고, 대나무의 푸른빛과 묘한 대비를 이루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영화를 보며 언젠가 꼭 한번은 가보리라 다짐했었는데 그 약속은 반년이 조금 지나서야 지킬 수 있었다. 대구에서 담양까진 꽤나 먼 거리다. 더군다나 그때는 영주 부석사까지 올라갔다 중앙고속도로 - 88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수백킬로의 여정이었다. 피곤한 혼자만의 여행길이었지만 소쇄원과 메타세콰이어길을 직접 걸어봤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게 돌아올 수 있었다. 하룻밤 더 머물러볼까 하는 고민이 들었을 정도였다. 소쇄원은.. 2008. 11. 30.
대나무향으로 가득한 담양 죽녹원(竹綠苑) 대나무로 유명한 동네가 전남 담양이다. 어릴적 국민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도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죽세품하면 담양이라고. 그러나 정작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을 찾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뒤였다. '07년 6월 어느날 무턱대고 차를 타고 전라도로 내달렸다. 목적지는 메타세콰이어길과 소쇄원이었다. 둘다 영화 '가을로'의 배경으로 나와서 유명세를 타던 곳이었다. 애초에 죽녹원은 목적지에 들어있지 않았다. 그 유명한 메타세콰이어거리를 찾아가는 도중에 찾게 된 곳이 죽녹원이었다. 죽녹원 근처에는 담양의 먹거리 대통밥과 떡갈비집이 즐비하다. 먹을 곳은 많지만 제대로 된 대통밥과 떡갈비를 먹으려면 사전에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아무데나 들어갔다가는 돈만 허비하는 경우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 2008. 11. 30.
올가을 불영계곡으로 떠나보자 올여름 무더웠던 날에 나홀로 찾았었던 울진 불영계곡. 대학 2학년때인 1992년에 후배들과 함께 MT를 다녀갔던 곳이기도 하다. 실로 15년만의 방문이라 옛 추억이 새록새록..불영계곡에서 야영을 하다 급작스런 폭우에 놀라 후배들을 챙겨 불영사 주차장쪽으로 급히 대피했다 10분만에 비가 그쳐 머썩했던 기억하며, 밤새 기타치고 노래부르며, 이런저런 얘기들로 술잔을 기울이던 추억. 비록 십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 공간속에는 여전히 그때의 내 모습이 남아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불영계곡이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기도 하다. 얼마전 영남일보에서 단풍이 아름다운 경북지역의 4대 계곡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여름 저렇게 무성하게 푸르름을 자랑하던 저 곳이 지금쯤 온통 붉고, 노란 색색의 빛깔들로 물들어 있을 것을.. 2008. 11. 30.
사명대사 호국성지 밀양 표충사 우포 출사를 마치고 무턱대로 찾아간 곳이 밀양 표충사였다. 이렇다할 사전 정보도 전혀 없었다. 사찰로 들어가는 길가엔 여느 계곡 근처가 그렇듯 팬션과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여름 휴가철이면 도로가 차들로 가득찬다고 했다. 사찰 입구에는 오래된 솔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밀양 표충사는 영남 알프스로 흔히 알려져 있는 재약산과 천황산 초입에 위치해 있다. 신라 무열왕 원년인 654년에 원효대사가 재약산쪽 대나무밭에서 오색서운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 사찰을 짓고 절 이름을 죽림사로 하였다고 한다. 조선 현종때(1839년) 월파 천유화상이 임진왜란을 맞아 승병을 일으켜 큰 공훈을 세운 서산, 사명,기허 3대선사를 모신 표충사(表忠祠)를 옮기면서 절 이름도 영정사(靈井寺)에서 표충사(表忠寺)로 바뀌.. 2008. 11. 30.
봄날 저녁의 안압지에서 맛보는 행복 바람 한점 없는 고요한 봄날 저녁. 이런 때를 기다려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경주 안압지가 바로 그 곳이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릴리즈를 연결시키고 해가 늬엿늬엿 넘어가는 모습들을 한컷 한컷 카메라에 담는 매순간이 무념무상의 시간이다. 하긴 거울같이 깨끗한 반영을 담기가 쉽지만은 않다. 봄날의 경주는 바람이 거세기로 유명하다. 모처럼 큰 마음 먹고 안압지를 당도했건만 무심한 춘풍이 한바탕 불어온다면.. 그래도 실망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또 바람부는 날은 바람부는대로 나름의 정취가 있으니까. 안압지에는 소위 말하는 포인트가 수없이 많다. 딱히 정해진 포인트가 아니라 안압지를 한바퀴 돌면서 나름의 포인트를 찾아 보는게 좋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한바퀴 둘러보는데 시간이 그리 많이.. 2008.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