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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봉황이 단청을 했다는 봉황사의 벚꽃 가득한 봄 풍경

by 푸른가람 201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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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착각으로 봉황사 행은 무작정 이루어졌다. 안동 관광지도를 펴보다 안동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찰이라는 설명을 보고 "어라~ 봉정사 보다 더 큰 절이 안동에 있단 말이지.." 하는 호기심으로 봉황사를 찾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봉황사에 도착해 보니 이게 웬걸! 담장 조차도 없는 이 작은 사찰에는 대웅전과 극락전, 그리고 요사채 만이 단촐하게 나를 반기고 있었다.



이게 안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찰이라니. 뭔가 잘못된 거라며 다시 지도를 확인해 보니 아뿔사~ 나의 어이없는 착각이었다. 안동 동부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찰이라고 적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관광지도에 이런 치명적인 실수를 할 리가 없는 일 아닌가. 이것도 다 내가 봉황사라는 절과 인연이 닿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겠거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볼거리가 풍성한 큰 절은 아니지만 덕분에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는 봉황사를 전세라도 낸 듯 혼자 만끽하는 즐거움 누릴 수 있었다. 봉황사는 원래 신라 선덕여왕때 처음 지어졌다가 임진왜란때 모두 불탄 뒤 대웅전만 중건하게 되었는데 이때 절 이름을 황산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몇해 전인 2006년에 보수 공사를 하면서 원래 이름을 되찾게 되었는데 '봉황사'라는 절 이름의 유래에는 이 절의 단청을 봉황이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옛날에 어느 화공이 단청을 하면서 절대 안을 들여다 보지 말라 일렀다 한다. 앞의 단청을 다 끝내고 대웅전 뒷편의 단청을 하는데 사람들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들여다 보자 화공이 봉황으로 변해 날아갔다는 것이다.


1975년에 새롭게 단청을 해 원래 대웅전의 단청이 어떠했는 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전설처럼 봉황이 단청을 했다면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아름다운 단청이었을 거라 상상해 본다. 또 혹시 아는가. 수십년 전에 새로 대웅전의 단청을 한 이가 화공의 몸을 빌려 천년만에 다시 날아온 봉황이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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