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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인터뷰를 통해 본 류중일감독의 2011년 구상 - 투수편

by 푸른가람 2011.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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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 in 캠프]라는 코너에서 삼성 라이온즈 신임 류중일 감독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새내기 감독답게 시원시원한 답변을 해줬다는 평가입니다. 삼성 프랜차이즈 출신으로선 첫 감독이라 팬들의 기대가 크지만 다른 한편으론 걱정스럽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본 류중일 감독의 2011년 구상을 살짝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투수편 입니다.

먼저 선발진은 차우찬, 카도쿠라, 장원삼, 배영수, 윤성환 다섯명으로 운영할 뜻임을 밝혔습니다. 정인욱이나 백정현 가운데 괜찮은 선수가 있으면 6선발 체제로 갈 수도 있겠지요. 물론 배영수나 윤성환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정인욱이나 백정현을 선발로 활용하게 될 겁니다. 밖에서 보면 꽤 화려해 보이는 선발진이지만 불안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배영수는 팔꿈치가 좋지 않아 그동안 체력훈련을 하다 불펜 피칭에 들어간 상태라고 하며, 장원삼도 아직 어깨가 좋지 않아 불펜 피칭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본 진출에 실패한 배영수가 특히나 걱정입니다. 심리적 요인에다 몸 상태도 완벽하지 않다면 2011년 시즌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 시즌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09년 다승왕 윤성환은 140km 이상의 구속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하네요. 어찌보면 배영수 보다 윤성환에게 거는 기대가 더 클 수 밖에 없는데 아직은 정상궤도에 올라선 모습은 아닙니다. 좀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네요.

지난 시즌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줬던 장원삼이기에 큰 걱정은 없습니다만 이른바 '홀수해 징크스'가 신경은 조금 쓰이네요.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무리하기 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몸을 만들어 가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차우찬이 급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기대가 가는 선수는 역시 장원삼이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것인 카도쿠라의 몸상태가 예상보다 좋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야쿠르트와의 시범경기에서 보인 실전 피칭에서도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10승대 투수인 카도쿠라가 3선발 정도에서 제 역할을 해준다면 류중일 감독으로서도 아주 든든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일부 팬들의 희망하고 있는 권혁의 선발 전향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류중일 감독이 보기에 권혁은 길게 던지는 투수가 아니므로 불펜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극심한 제구력 난조를 보였던 탓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하는데 불펜의 핵인 권혁이 하루빨리 제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불펜에는 이밖에도 권오준, 정현욱, 이우선, 김효남 등이 포진할 것으로 보이는데 권오준의 상태가 좋다면 안지만을 선발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혀 관심을 모았습니다. 지난 시즌 오승환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꿔준 선수가 바로 안지만이었습니다. 쌍권총의 위력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안지만이 없었더라면 사실상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도 언감생심이었을 겁니다.


마무리는 돌아온 돌부처 오승환이 맡게 됩니다. 주니치와의 연습 경기에서 훌륭하게 실전 피칭을 마쳤는데 올시즌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새로운 변화구를 연마하고 있다고 하는데 손가락 길이가 짧은 탓에 포크볼 보다는 슬라이더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변화구 장착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전성기적 직구의 위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전임 선동열 감독과는 달리 긴 호흡의 투수 운영을 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대부분의 불펜을 집중 투입하기 보다는 선발투수가 길게 던져주고 나머지를 한두명으로 마무리해 불펜에 가급적 휴식을 많이 주려는 의도겠지요. 상당히 바람직한 투수 운용방안이긴 한데 문제는 선발투수가 최소 6이닝, 길게 7,8회까지 버텨줄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삼성의 2011년 시즌 투수력은 분명 지난해에 비해서 플러스 요인이 많아 보입니다. 기존 투수력을 그대로 유지한데다 여기에 10승을 기대할 수 있는 카도쿠라를 영입했고, 오승환도 마무리 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기대는 되는데 '외화내빈'이라는 사자성어가 자꾸 떠올라 조금 불안한 것도 사실입니다. 류중일 감독이 합리적인 투수운영을 통해 투타가 톱니바퀴처럼 조화를 이루는 완벽한 팀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시즌 개막을 기다려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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