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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2011년 삼성 마운드 "장원삼에게 물어봐"

by 푸른가람 2011.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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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2010년 시즌은 장원삼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겁니다. 그가 없었다면 4강 진입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4년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다는 것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보는 것이 야구계의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삼성 구단에서 1년간의 기다림 끝에 공들여 영입한 보람을 느낄만도 하겠지요.

장원삼의 2010년은 화려했습니다. 29경기에 등판해 거둔 13승(5패)은 그가 프로에 데뷔한 이후 가장 많은 승수입니다. '06년과 '08년 모두 12승에 그치며 13승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었는데 마침내 그 한계를 뛰어 넘었습니다. 트레이드 첫해에 바로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자리를 당당히 꿰찬 것입니다.


그 덕분에 2011년 삼성의 마운드 높이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장원삼 외에 지난 시즌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차우찬도 선발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장원삼과 차우찬은 8개구단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좌완 원투펀치로 상대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얼마전 SK에서 영입한 카도쿠라와 일본 진출에 아쉽게 실패한 배영수, 2009년 다승왕 출신의 윤성환 등이 선발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름값 만으로 본다면 8개구단 최강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김광현과 함께 SK 선발진을 이끌었던 카도쿠라가 겨우 3선발에 낄 정도니까요. 배영수도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투구로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았습니다. 윤성환 역시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부진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팬들은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차우찬에게는 지난해의 각성이 올시즌 활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고, 카도쿠라는 무릎 부상에서 회복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런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 진출 일보 직전에서 쓴잔을 마셔야 헀던 배영수가 심리적 허탈감을 딛고 부활할 수 있을 지도 사실 미지수지요.

지난해 배팅볼 투수로 전락했던 윤성환이 과연 2009년의 에이스 모드로 돌아올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배영수는 그래도 포스트시즌에서 뭔가 보여준 것이라도 있었지만 윤성환은 그저 기대일 뿐입니다. 어찌보면 2011년 삼성 마운드는 겉만 화려한 빛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는 바로 장원삼입니다. 그것이 또한 에이스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장원삼이 삼성의 에이스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올시즌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장원삼의 약점이었던 홀수해의 부진을 털쳐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장원삼은 프로에 입단한 2006년 12승(10패)을 기록하며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듬해인 '07년엔 9승(10패)으로 두자리수 승수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평균자책점도 3.63으로 전해의 2.85에 비해 나빠졌습니다. 장원삼의 홀수해 징크스가 생겨나게 된 것은 바로 2009년 시즌의 부진 때문이었습니다.

넥센 시절이던 2009년 장원삼은 4승 8패 평균자책점 5.54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게 됩니다. 물론 이때야 삼성으로의 트레이드가 무위로 끝나면서 훈련 부족, 심리적 영향 탓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는 핑계거리가 있었지만 올시즌은 다릅니다. 오로지 실력 하나로 정면 승부해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걸맞는 성적을 올려줘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선발 후보들이야 나름의 아킬레스건을 하나씩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코칭스탭에서 대비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만 장원삼의 경우엔 답이 없습니다. 2011년은 장원삼에게 새로운 도전의 해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 도전은 장원삼이 비단 라이온즈의 에이스가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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