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7차전 리뷰 - 대구의 무더위에 벌써 정신줄 놓은 삼성

by 푸른가람 2009. 5. 10.
728x90
양준혁의 통산홈런 신기록이 터져나온 삼성과 LG의 시즌 7차전은 삼성의 잔칫날이 되어야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굳이 긴 리뷰를 쓰기에도 귀찮을 정도로 오늘 경기는 졸전이었다. 34.2로도 기상관측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는 대구의 무더위때문에 삼성 선수들이 정신줄을 살짝 놓았던 것이라 이해하련다. 요즘 삼성야구는 이해심이 깊지 않으면 도저히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과거 같으면 불같은 강속구로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갔을 테지만 시속 140km 초반을 넘기기 힘든 공으로는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라있는 LG 타선을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위기를 꾸역꾸역 막아가고 있는 에이스를 야수들이 도와주지 못했다.

1루수 채태인은 연이은 판단미스와 실책으로 초반 2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배영수의 어깨를 무겁게 했고, 외야수들은 안이한 대처와 약한 어깨로 손쉽게 한베이스를 더 허용했다. 그 상대가 이대형 정도되는 발빠른 선수였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거다. 권용관의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3루타로 만들어 준  모습은 요즘 삼성수비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낸 부끄러운 장면이다.

LG선발 정재복은 지금껏 보아왔던 평균자책점 7점대의 허접한 선발투수가 아니었다. 프리뷰에서도 밝혔듯 위기의식이 정재복을 일깨웠는지도 모른다. 류택현이 양준혁에게 역사적인 통산홈런 신기록을 허용한 홈런 한방을 제외한다면 LG 투수진들의 피칭은 깔끔했다. 요즘 삼성 타선을 상대로 스윕당했던 한화가 오히려 이상하면 이상한 것일게다.

모처럼 대구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앞에서 삼성은 또한번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올시즌 관중동원 꼴찌가 바로 삼성이다. 그 관중 적기로 유명한 히어로즈 보다도 저조한 실적이다. 만원이래봐야 1만명이 고작이라고 항변할 필요도 없다.  그 좁은 대구구장 절반 채우기도 힘든게 요즘 현실 아닌가? 원래 대구의 야구열기가 시원찮았다고 변명하지 말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야구팬들로 넘쳐나든 곳이었다. 대구시민이 야구장을 찾지 않는 이유는 단 한가지,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야구는 5회까지가 끝이다. 사회인야구도 7회까지는 하는데 말이다.

끝으로 김재박감독님의 900승과 정재복의 시즌 2승을 축하합니다. 양준혁의 통산홈런 신기록 달성으로 잔칫날이 되어야 할 대구구장의 주인공은 따로 있는 것 같아 무지 아쉽네요. 삼성 선수들~ 제발 정신좀 차리고 야구합시다. 벌써 이러면 한여름엔 어쩌란 말인가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