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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7차전 프리뷰 - 투타의 핵 배영수와 양준혁에게 삼성의 길을 묻다

by 푸른가람 2009.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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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거침없는 8연승을 제지해야 할 막중한 임무가 배영수에게 떨어졌다. 부상에서 돌아와 제 앞가림하기도 버거운 형편에 하필 거칠 것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를 만난 것도 불운이라면 불운이다. 배영수는 올시즌 5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 3패 5.0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이다.

2000년에 데뷔한 배영수는 향후 10년간 삼성의 에이스 자리를 굳건히 지켜주리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었다. 이듬해인 2001년 13승을 거두며 에이스에 목말랐던 삼성팬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던 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연속 10승 이상을 따내며 맹활약했다. 특히 배영수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기록했던 3년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은 2000년대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서 빛나는 기록이기도 하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배영수도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무리한 등판속에 일궈낸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뒤로하고 수술과 기나긴 재활훈련에 들어갔던 배영수는 2008년 시즌 복귀했지만 예전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시속 150km를 넘나들던 강속구는 사라졌고, 마운드에서 보여주던 그 도도한 자신감도 사라졌다.

배영수는 2008년 10승에 딱 하나 모자란 9승(8패)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114.2이닝을 투구하며 재활에도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으로 보였다. 그러나 4점대를 상회하는 평균자책점이 문제였다. 과거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구가 더이상 통할 수 없는 상황을 아직 마음속으로는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복귀 첫해 성적치고는 괜찮았다고 봐줄만 하다. 그래서 배영수의 2009년 시즌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언제까지나 감독이나 팬들이 마냥 기다려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날만 따뜻해지면, 시간만 흐르면 다시 예전의 구위를 회복할 수 있을거라는 장밋빛 낙관론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올시즌 성적도 현재까진 만족스럽지 못하다. 5번의 선발등판에서 거둔 승수가 1승에 불과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투구내용이 좋지 않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첫 등판이었던 4월 9일 히어로즈전에서 5이닝 7실점(2자책)으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배영수는 이후 매경기 널뛰기 피칭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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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한화전에서는 6이닝 1실점, 4월 22일 LG전에서는 5.1이닝 6실점, 4월 28일 히어로즈전에서는 5이닝 1실점, 5월 3일 SK전에서는 5.1이닝 4실점하며 호투와 실망스런 피칭을 반복하고 있다. 순서대로라면 오늘 LG전에서는 1실점 이하로 호투해야 할 차례이긴 하다.

연일 30도를 훌쩍 넘기고 있는 대구 날씨가 배영수의 오늘 피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부상에서 돌아와 아직은 몸이 완전치 못한 상태의 배영수에게 따뜻한 날씨가 투구 스피드 회복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시속 150km를 쉽사리 넘겼던 몇해전의 모습으로 순식간에 돌아가기는 쉽지 않겠지만 시즌 초반보다 조금만 더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삼성의 선발진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LG는 선발투수로 정재복을 예고했다. 지난 시즌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묵묵히 LG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정재복에게 2009년은 새로운 도전의 해다. 선발로 전향하긴 했지만 아직까진 결과가 신통치 못하다. 6경기에 등판해 1승 2패를 기록중이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7.92로 8개구단 선발투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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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번의 삼성전 등판결과도 오락가락했다. 4월 5일 등판에선 4이닝 5실점으로 초반에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지만, 4월 22일 잠실 홈경기때는 6이닝 2실점으로 자신의 유일한 승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가 올시즌 유일한 QS피칭일만큼 정재복의 컨디션은 좋지 못한 상태다. 자칫 오늘 경기에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김재박감독도 다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팀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정재복은 모든 것을 오늘 경기에 쏟아부어야 할 운명이다.

삼성팬들에게 기쁜 소식이 하나 있다. 양준혁이 드디어 1군무대에 복귀한다. 통산홈런 신기록 달성소식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대구팬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LG 선발 정재복이 우완투수인 것도 다행이다. 혹시나 좌완투수가 나와 선동열감독의 플래툰에 밀려 벤치나 지켜야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2군에서 타격감을 조율했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타격 컨디션이 올라와 있을지 궁금하다. 과연 오늘 경기에서 신기록 축포를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눈과 귀가 또한번 대구구장으로 쏠리게 됐다.

* 기록은 한국야구위원회, 스탯티즈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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