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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수치스럽지만 당장은 만리장성을 넘어야 한다

by 푸른가람 2009.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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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 콜드게임패의 충격은 가시지 않았지만 당장은 중국전 승리가 급선무다. 재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과거 같았으면 중국전은 신경도 안썼었을테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중국야구의 위상이 그만큼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번 제2회 WBC에서 중국 대표팀이 보여준 야구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첫날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중국은 최강진용의 일본과 시종일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일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일본으로선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 다칠 뻔 했다. 당초 이번 1라운드에 참가한 아시아 4개국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됐던 중국이다. 옛날같았으면 그저 참가에 의의를 뒀을만도 하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옛날의 그 허접한 팀이 아님을 시위했던 중국은 대만과의 두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이변을 일으켰다. 대다수의 예상과 달리 대만에 4:1 승리를 거둔 것이다. 투수력도 안정됐고 과거처럼 불안한 수비때문에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습도 전혀 없었다. 야구에서만은 대륙에 지지 않는다는 자존심으로 버텼던 대만팀은 충격속에 짐을 싸야만 했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역시 한국이 한수 위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결코 마음 놓을 수는 없다. 첫날 일본과의 경기에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전력을 보여주더니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위력적인 훅을 한방 날린 셈이다. 또 무언가 감춰진 카운터 펀치 한방이 있지나 않을까, 그것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김인식감독은 중국전 선발로 윤석민(KIA)을 예고했다. 월요일의 1,2위 결정전보다는 당장의 급한 불부터 꺼겠다는 심산이다. 내일 중국전을 이겨야 다시 한번 일본과 자웅을 겨뤄볼 수 있다. 선발 윤석민 외에도 여차하면 류현진까지 풀 가동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던 한국야구가 불과 몇달만에 약체 중국과의 경기에도 바짝 긴장해야 할 정도로 처지가 곤란해진 것이다. 수치스럽지만 이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당장은 몸과 마음을 추스려 만리장성부터 넘어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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