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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이혜천의 'Japan Dream' 이룰 수 있을까?

by 푸른가람 2008.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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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천이 지난 27일 입단식을 갖고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입단했다. 그의 입단조건은 2년간 총액 400만달러(한화 6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봉이 1억5천만원이었고, 국내 FA시장이 냉랭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섭섭치않은 'FA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야쿠르트의 다카다 감독은 "선발투수로 7이닝 정도를 책임져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고, 이혜천 자신은 "선발 10승"을 목표로 밝혔다.

사실 이혜천을 노리는 구단은 야쿠르트 뿐이 아니었다. 일본에서도 몇개 구단이 초반 영입전에 뛰어들었었고, 국내 구단들도 군침을 흘렸다. 원소속구단인 두산도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딜에 있어서 '큰손' 야쿠르트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말하자면 이혜천은 구미가 당기는 매물이었다. 이유가 있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지 않아 부담이 없을 뿐더러, 좌완투수로 150km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나이도 아직 젊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눈에 확 띄는 활약으로 몸값을 높였다.

그러나 과대포장된 부분도 분명 있어 보인다. 이혜천의 통산기록을 한번 살펴보자. 1999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후 올시즌까지 53승40패 56홀드 6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도 4.19로 비교적 높은 편. 아홉시즌을 치르는 동안 단 한번도 두자리수 승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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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출처 : 아이스탯]

544경기에 등판했지만 선발투수로 등판한 경우는 90경기에 불과하다. 선발과 불펜을 두루 거쳤지만 대부분은 중간계투로 활약했고, 이혜천이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것도 2005년부터다. '07년 시즌은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야만 했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고, 슬라이더가 위력적이긴 하지만, 신은 그에게 제구력까지 주진 않았다. 10승투수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던 것도 제구력 난조가 큰 원인이었다. 과거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던 투수들은 공통적으로 최고의 자리에 있던 선수들이었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을 시작으로 한화의 정민철, 현대의 정민태가 그러했다. 이후 LG의 이상훈과 한화의 구대성도 마찬가지다. 뼈아픈 실패를 경험하고 국내에 복귀해야만 했던 정민철과 정민태도 계약 당시만 해도 그들의 미래는 온통 장미빛이었다. 10승 이상은 기본이요, 최고명문 요미우리의 에이스로 우뚝 서리라는 섣부른 기대도 있었다.

그들에 비하면 이혜천은 네임벨류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선발투수로서의 경험과 스태미너도 현재로선 부족하다. 국내무대와 다른 일본의 스트라익존 적응여부도 미지수다. 야박한 말처럼 들릴지 몰라도 내년시즌 선발로테이션에 확실히 낀다는 보장은 없다. 다카다감독의 말은 일본인 특유의 '립서비스'일 가능성도 높다. 물론 '08년 임창용의 활약 덕분에 야쿠르트 구단 내부적으로 한국인 투수의 성공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실력이 우선인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 가능성은 반반이다. 돈만을 좇아  떠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본무대에서의 성공으로 입증해야 한다. 그리고 부단한 노력만이 성공으로 가는 첩경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혜천의 'Japan Dream'이 해피엔드로 마무리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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