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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장원삼 트레이드 사태' 해법은 있나?

by 푸른가람 2008.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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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구계는 '장원삼'이란 이름 석자로 시끄럽네요. 아시아시리즈 개막이후 한동안 인터넷에 뜸하다보니 장원삼 트레이드 기사도 네이버에서 제목만 살짝 본 게 전부입니다. 기사 제목이 "장원삼 트레이드, 6개구단 거부 방침"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FA시장이 막 개장한 시점인데 뜬금없이 장원삼 트레이드라니? 어느 구단으로 트레이드 되었을까? 도대체 6개구단은 왜 이 트레이드를 반대하는 것일까?

먹고 사는 일에 바빠 궁금증은 남겨둔채 며칠을 보냈습니다. 모 야구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삼성 구단을 비난하는 글들이 보였습니다. "아~ 공공의 적은 이번에도 삼성이었구나." 혹시나 하던 불안감은 역시나 하는 안타까움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프로 원년부터 라이온즈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그동안 굵직굵직한 사건마다 삼성이 개입되는 것을 보면서 삼성이란 구단에 환멸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놈의 정이란게 무섭긴 무섭더군요.

'돈성'이란 비난을 들으며 프로야구의 큰손으로 군림하던 삼성이 어느순간 달라졌습니다. 선동열감독의 부임후부터입니다. 외부 FA 영입은 없다. 내부전력을 극대화하겠다. 팬들의 구미를 쏙 끌어당기는 말들만 쏙쏙 내뱉던 선감독이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타구단 팬들의 비아냥을 듣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은 그러나 몇해를 가지 못하네요. 그처럼 호기롭게 선동열식 지키는 야구를 내세우던 선감독의 능력도 한계에 다다른 것인가 봅니다. 감독부임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해 이듬해 한국시리즈 2연패까지 달성하며 지도자로서도 큰 성공을 거두는가 싶더니 '07, '08년 2년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조차 오르지 못한 임기 막바지의 조바심이 결국 '악수'를 두게 만들었습니다.

팬들이 어찌 현장의 애끓는 마음을 알 수 있겠습니까? 제 아무리 선수시절 '국보급 투수'라는 명성을 들었던 선동열감독이지만 그 역시 구단과 야구판의 엄중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일개 프로구단 감독에 불과할 뿐입니다. 일등지상주의 삼성이 언제까지 그에게 시간을 줄 지도 미지수입니다. 선산을 지키던 노송 전병호마저 은퇴했습니다. 믿을만한 좌완 선발이 없습니다. 어찌보면 그의 선택은 가파른 벼랑끝에서 내린 불가피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상대가 잘못 됐습니다. 물론 장원삼이 탐나는 선수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습니다. 삼성 아니라 어떤 구단도 침흘릴만 합니다. 그러나 장원삼은 히어로즈 소속입니다. 히어로즈가 어떤 팀입니까? 과거 쌍방울, 해태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는 야구인이라면 히어로즈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됩니다. 도의적으로 할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번 일을 예견하고 이미 8개구단과 KBO의 '합의'까지 있었던 사안입니다. 법적으로도 잘못된 일입니다.

물론 팀성적 중요합니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목표를 이루는 곳이 삼성이라는 조직입니다. 저역시 경험을 통해 삼성의 무서움을 몸소 느꼈습니다. 그깟 야구팬들이 아무리 아우성친다 해도 팀 우승이 중요합니다. 선동열감독, 김응룡사장, 김재하단장의 '자리 보전'이 우선입니다. 그것이 삼성의 현실입니다.

6개구단과 야구팬들은 이번 트레이드 사태에 대해 다시 원점으로 되돌릴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상대가 삼성이라는 조직입니다.  무엇이 정도이고, 원칙인 것을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그래서 무섭고 안타깝습니다. 이번 일이 자칫 프로야구 전체의 파국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밀어부치기식으로는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삼성구단은 무엇때문에 프로야구가 존재하는지, 무엇을 위해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프로야구가 일개 그룹의 전횡으로 어지럽혀지지 않도록 프로야구계의 위상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려면 우선 이번 사태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해결되는 것이 급선무겠지요.

공은 또한번 11월19일에 열리는 이사회로 넘어 갔습니다. 부디 최선의 선택이 도출될 수 있도록 KBO와 8개구단이 머리를 맞대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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